[육필시 동천(冬天) 소개]미당 서정주 시 <동천(冬天)>에 대하여(육필시「동천(冬天)」소개)
◈육필시「동천(冬天)」소개◈
-서지월시인 집필실,시산방 남서재 화재현장에서 찾아낸 '한국 현대시사 100년' 최고의 시로 꼽히는 미당 서정주 육필시「동천(冬天)」」,
ㅡ미당 서정주시인이 생전 서울 관악구 남현동 예술인마을 「봉산산방」자택에서 서지월시인께 직접 써서 하사한 유일한 육필시로 알려져 있음.
◐未堂 徐廷柱 詩 <동천(冬天)>에 대하여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ㅡ徐廷柱 詩 <동천(冬天)>전문.
단군 이래 한국 오천년 역사에 가장 뛰어난 한국시인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미당 서정주시인의 시 <동천(冬天)>입니다.
특히, 이 시 <동천(冬天)>은 한국 현대시사에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 최고의 시로 평가 받고 있는 만큼 중국 조선족들께 이해를 돋워드리기 위해
이 시에 대한 사족을 달아드리겠습니다.
이 시는 미당 서정주의 시집 중에 가장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60세 무렵 출간한 제5시집 「동천(冬天)>」에 실려있기도 합니다.
미당서정주시인이 이 시집 후 85세로 세상을 뜨기까지 8권인가 시집을 더 냈는데
이미 제5시집에서「동천(冬天)>」을 끝으로 최고봉에 이르렀다고 해
더 이상 시를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유현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그것입니다.
1942년 28세때인가 중국 간도(용정)에서 머물다가 서울로 돌아와
출간한 첫 시집인 「화사집(花蛇集)」에는 초기시 24편이 수록돼 있는데
아직도 한국시단에서 논의되고 있는 굉장한 시편이기도 합니다.
즉, 중국에서는 남영전시인이 42편의 토템시로 선풍을 일으키며 많은 평자들에 의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봅니다.
20대 초반에 쓴 서정주의 시 24편이 보여주듯 7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서정주를 능가하는 시인이 나오고 있지 않다 하니 한국시단에서는 과히
독보적인 존재라 아닐 수 없습니다.
서정주시인이 가장 아꼈던 수제자가 고은 박재삼 황동규시인인데
수제자인 고은시인이 스승 미당의 시를 두고, '시의 정부'라 칭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좌파 문학단체에 들어가면서부터 서서히
미당 서정주시인을 비판하기 시작해 2000년 12월 24일 밤 11시
흰눈이 천지를 뒤덮는 가운데 파란 많았던 서정주시인은 눈을 감으셨는데
스승 미당이 세상을 뜨고 6개월도 안되어 스승을 비난하는 <촌평>을 써
발표함으로써 스승이 죽어어도 묘지에 흙도 안 말랐는데
스승을 비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며 또 세상에 물의와 반향을
크게 불러일으킨 장 본인이 됐으며
그후 지금까지는 중앙일보 문학전문기자와 약속하기로
절대 스승 미당에 대해 함구하기로 해 조용합니다.
미당 서정주시인이 첫시집 「화사집(花蛇集)」을 내어 서울 고급술집 명월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는데 미당은 비단으로 된 와이셔츠를 입고 나와
폼을 쟀는데 이용악시인이 지나가다가 자신을 초대 안하고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찾아 들어와서 미당의 고급 와이셔츠를 면도칼로 그렷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그 이후 이용악은 월북하여 김일성체제 밑에 고관직을 지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숙청된 비운의 시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北용악 南정주>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한국 정서를 가장 잘
살려낸 시인으로 삼팔선 이북엔 이용악시인이며 삼팔선 이남에서는
서정주시인라는 것입니다.몰론 북에는 김소월 백석 같은 시인도 있지요.
또한 미당 서정주시인이 첫시집 「화사집」은 윤동주시인이 탐독했다 합니다.
서정주시인의 평가가 한국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라,
중국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태백 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합니다.
그럼 서정주시인의 시가 왜 그렇게 위대한가 하는 것을 간단하나마
제5시집에 수록된 시 <동천(冬天)>을 통해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동천(冬天)>은 차가운 겨울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거기 서산머리에 초승달이 떠 있고 새가 한 마리 날아갑니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어찌보면 한 폭의 풍경화-동양화이지요
문제는, 그 초승달을 시인 자신의 연인의 눈썹에 비유했고
그 눈썹을 지극정성으로 맑게 씻어서 시인자신이 하늘에다
옮겨놨다는 설정입니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그 풍경 속에 매서운 새, 즉 추위도 이기는 강인한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데 그 초승달 떠 이쓴 한복판을 지나가는게 아니라
옆으로 비껴 날은다는 것입니다,여기에 굉장한 매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밥상을 놓고 밥을 먹거나 어른 앞으로 지나가지 않고
등 뒤로 지나가야 하듯 말입니다. 존경심 즉, 외경심을 의미하지요
문제는 이것입니다,
ㅡ'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라 표현했는데
'그것' 이 뭐냐는 것입니다. 비평가들 간에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는데 견해가 다 다르니 비평적 학문적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이걸 두고 미당 서정주시인에게 답 해봐라고 강요한 비평가는 없는 줄 압니다
비평가들끼리 쟁점이 되었을 뿐이지요.
시를 아주 잘 쓰는 미당이 애매모호한 표현을 썼다고
지적하며 시비 거는 글은 못 봤습니다. 단지 인식의 차이로
'그것' 이 무얼 의미하는가 가 이 시의 가장 큰 관건이었습니다
'그것' 이, 지은이인 시인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연인의 눈썹을
하루이틀밤도 아니고 천년이나 되는 (즈믄=千) 긴 세월의 밤을
공들여 옮겨놓은 가륵한 마음이냐 아니면 초승달의 모양이
휘어져 있듯이 새가 날아가는 날개모양도 휘여져 있으니
날아가는 새의 날개모양이 초승달의 곡선이미지 흉내내며
비상하느냐는 것입니다
또한, 이 시는 지금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데 촛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즉 우주공간-천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장면이지요
달리 말하면, 승화된 세계가 이 시의 공간이며 최고의 경지이지요
참으로 미당 서정주시인이 대단한 것은 앞에 말한 첫시집 <화사집>세계는
모두 지상 즉, 땅위에서 일어난 유혹과 번민과 갈등으로 일어나는
형상들을 가지고 시적공간으로 썼다는 겁니다
제5시집인「동천(冬天)>」까지 오면서 그러한 온갖 시련들을 극복하고
드디어 제5시집 「동천(冬天)>」에 와서 병도 고뇌도 없는 초월에의
경지, 그 세계에 도달했다는게 미당 서정주시인의 위대한 문학적 궤도입니다
제5시집 「동천(冬天)>」에 수록된 전편의 시를 분석해 보면
첫 시집과 그 이후 시집들과 확연히 드러나는게 바로 새로운 차원으로
시의 경지를 이룩해 한 차원 높혔다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미당같이 고차원의 세계에 닿은 시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당 서정주 시의 특수성이라 할 수 있는데
한 편 한 편도 언구사력 면에서나 상상력의 극대화 등 뛰어난 연금술을 보여주고 있는데
서정주의 시는 다 서로 상응관계를 가지며 궤를 형성하고 있다는 놀라운 특장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한평생을 살아온 한 시인의 삶의 궤적과 그 정신이 맞닿아서
인생역정의 궤도를 숨가쁘게 펼쳐낸 시편들이라 말하는 것입니다
문학평론가 천이두교수는 <지옥과 열반>이라는 평론에서 이미 언급했으며
연세대학교 유종호교수는 '미당에 머릿속에 들어가면 시가 안 되는게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소설가인 서울대 김구용교수는 미당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부신 광망이라 했으니까요
단군 이래 한국 최대의 시인이라는 평가도 미당 서정주시인이 한 생을
다 살다가고 언급된 말이 아니라 익히 60세 무렵인 제 제5시집 「동천(冬天)>」에 와서
이미 <한국시의 완성>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친일시 몇 편 쓴 것을 가지고 시비가 붙어 미당을 몰아세우고
완전매장 하려들기도 했으나 미당의 시는 날이갈수록 더욱
건재해 있는 것이며 누구도 미당의 시에 대한 업적은 깎아내리기
힘든 상황이라 보면 좋을 듯합니다
나는 당시 고령이셨던 미당의 제자 이전 박재삼시인의 수제자로 알려져왔습니다
제자의 성격를 어떻게 딱 부러지게 규명하긴 힘들지만
그러면서 미당 서정주시인과 개인적으로 인연이 닿음으로 해서
남다른 제자가 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당은 마지막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데 나를 모델로 쓴 시
<徐芝月이의 홍시>라는 시를 한국일보 시단에 발표하여
세간의 집중을 받기도 했는데 나하고는 한 핏줄이었습니다
미당은 늘 내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전라북도 고창에 태어났으나 조상이 대구 사람이며
본이 대구 달성 즉, 달성서씨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당은 조선 초기 대학자인 서거정선생 형님의 자손이며
나는 서거정선생의 자손이라는 겁니다.
한국 현대시사의 최고의 시라 평가되고 있는 시 <동천(冬天)>도
미당 서정주시인이 세상 뜨기 몇 해 전에 육필로 직접 써셔서
거기 내 이름가지 넣어 내게 건내 준 것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때 미당의 환갑기념으로 이어령교수가 펴낸
「未堂 徐廷柱 肉筆詩選」도 한 권 선물로 받았고요
이 모두가 내게는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지월시인(記)
(2008년 4월 18일 오전 7시 57분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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