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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방 스크랩 조선일보 연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 50) - 목록과 시
흐르는 물 추천 4 조회 1,884 16.08.09 22:1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조선일보 연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 50) - 목록과 시

 

 

제1편  이성복 - 서시 
제2편  한용운 - 사랑하는 까닭
제3편  김소월 - 먼 후일(後日)
제4편  최승자 -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제3편  황지우 - 너를 기다리는 동안
제6편  성미정 -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제7편  서정주 - 연(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제8편  송찬호 - 찔레꽃  
제9편  김남조 - 그대 있음에
제10편 황동규 - 즐거운 편지
제11편 문정희 - 남편  
제12편 김승희 - 새벽밥
제13편 정현종 - 갈증이며 샘물인
제14편 도종환 - 옥수수밭에 당신을 묻고
제15편 김광섭 - 저녁에 
제16편 신경림 -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제17편 신달자 - 열애
제18편 함민복 - 서울역 그 식당
제19편 오규원 - 기교 2 - 라포로그에게
제20편 정호승 - 그리운 부석사
제21편 박재삼 - 한(恨)
제22편 신용목 - 민들레
제23편 기형도 - 질투는 나의 힘
제24편 오세영 - 원시 (遠視)
제25편 정희성 -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제26편 안도현 - 그대에게 가고 싶다
제27편 정끝별 - 세상의 등뼈
제28편 권혁웅 - 파문
제29편 오탁번 - 사랑 사랑 사랑
제30편 이근배 - 찔레
제31편 이병률 - 사랑의 역사
제32편 김수영 - 거미
제33편 김용택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제34편 남진우 - 어느 사랑의 기록
제35편 김종해 - 바람 부는 날
제36편 이홍섭 - 서귀포
제37편 나희덕 - 마른 물고기처럼
제38편 박라연 -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제39편 김민정 - 마치…처럼
제40편 백  석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제41편 이문재 -  농담
제42편 박형준 - 사랑
제43편 박성우 -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제44편 문태준 - 백년(百年)
제45편 황학주 - 저녁의 연인들
제46편 허수경 - 혼자 가는 먼 집
제47편 고재종 - 날랜 사랑
제48편 이재무 - 제부도
제49편 김선우 - 낙화, 첫사랑
제50편 유치환 -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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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시

 


이성복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
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조선일보 연재, 2008)
―신현림 엮음『딸아,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걷는나무,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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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루어 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1926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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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먼 후일(後日)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어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어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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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최승자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雪)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냈고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 없이 오래 찔렸다.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기어서라도,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곳으로,
너의 따뜻한 불빛 안으로 숨어들어가
다시 한 번 최후로 찔리면서
한없이 오래 죽고 싶다.


그리고 지금, 주인 없는 해진 신발마냥
내가 빈 벌판을 헤맬 때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눈 덮인 꿈속을 떠돌던
몇 세기 전의 겨울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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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1985>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5』(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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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사랑은 야채 같은 것』. 민음사. 2003)
나희덕 엮음『아침의 노래 저녁의 시』(삼인, 2008)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6』(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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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연(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1966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7』(조선일보 연재, 2008)

오선영 엮음『꼭 읽어야 할 한국 현대시 222선』(도서출판 타임기획,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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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찔레꽃

 

송찬호

 

 

그해 봄 결혼식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기어이 찔레나무숲으로 달려가 덤불 아래 엎어놓은 하얀 사기 사발 속 너의 편지를 읽긴 읽었던 것이데 차마 다 읽지는 못하였다


세월은 흘렀다 타관을 떠돌기 어언 이십 수년 삶이 그렇데 징소리 한 번에 화들짝 놀라 엉겁결에 무대에 뛰어오르는 거 어쩌다 고향 뒷산 그 옛 찔레나무 앞에 섰을 때
덤불 아래 그 흰 빛 사기 희미한데,


예나 지금이나 찔레꽃은 하얘ㅆ라  벙어리처럼 하얘ㅆ어라 눈썹도 없는 것이 꼭 눈썹도 없는 것이 찔레나무 덤불 아래서 오월의 뱀이 울고 있다

 

  

 

계간『실천문학』(2006, 여름호)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8』(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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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대 있음에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뜻을 배우니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그 빛에 살게 해

 

  

<1966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9』(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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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함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리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시집『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05』(국립공원, 2007)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0』(조선일보 연재, 2008)
―일간『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4』(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어떤 개인 날』. 창우사. 1961 :『황동규 시전집』. 문학과지성사. 1998)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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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남편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는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1』 (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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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새벽밥


김승희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2』 (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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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갈증이며 샘물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3


정현종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시집『갈증이며 샘물인』(문학과지성사, 1999)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3』 (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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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도종환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께 나눠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시집『접시꽃 당신』(문학과지성사, 1986)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4』 (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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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5』(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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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다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시집『가난한 사랑노래』(실천문학사, 1987)
―시전집『신경림 시전집 1)』(창비, 2004)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6』(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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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열애


신달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그래 그렇게 사랑하면 열흘은 거뜬히 지나가겠다
피흘리는 사랑도 며칠은 잘 나가겠다
내 몸에 그런 흉터많아
상처 가지고 노는 일로 늙어버려
고질병 류마티스 손가락 통증도 심해
오늘밤 그 통증과 엎치락 뒤치락 뒹굴겠다
연인 몫을 하겠다
입술 꼭꼭 물어뜯어
내 사랑의 입 툭 터지고 허물어져
누가 봐도 나 열애에 빠졌다고 말하겠다
작살나겠다.

 

 

 

시집『열애』(민음사, 2007)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7』(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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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침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시집『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비평, 1996)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8』(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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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사랑의 기교 2

-라포로그에게


오규원

 


사랑이 기교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사랑이란 이 멍청한 명사에
기를 썼다. 그리고
이 동의 반복이 이 시대의 후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까지도 나는
이 멍청한 후렴에 매달렸다.
나뭇잎 나무에 매달리듯 당나귀
고삐에 매달리듯
매달린 건 나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사랑도 꿈도.
그러나 즐러워하라.
이 동어 반복이 이 시대의 유행가라는
사실은 이 시대의
기교가 하느님임을 말하고, 이 시대의
아들딸이 아직 인간임을 말한다.
이 시대에 가장 아름다운 기교, 나의 하느님인 기교여.

 

 

 

<1978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9』(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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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그리운 부석사

 

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1997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0』(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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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한(恨)


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前生)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全)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낼는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을 몰라, 그것을 몰라!

 

 


<1962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1』 (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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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민들레


신용목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해도


모가지를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

 

 

 

―시집『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문학과지성사, 2004)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편 중 22』(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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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은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시집『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 1989)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3』(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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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원시((遠視)

 

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1992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4』(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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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1974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5』(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창작과비평사. 1991)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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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구멍난 사람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1991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6』(조선일보 연재, 2008) 
시선집『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02』(국립공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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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7』(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와락』(창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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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파문

 

권혁웅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W고이 젖었을 것인데
그 사람은 당신과 늘 반대편 세상이 젖었을 것인데
이제 빗살이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
어떤 간격을 만들어 놓았는지 궁금하다면
어느 집 처마 아래 서 보라
동그라미와 동그라미 사이에 촘촘히 꽂히는
저 부재에 주파수를 맞춰 보라
그러면 당신은 오래된 라디오처럼 잡음이 많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파문

 

 


<2001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8』(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황금나무 아래서』(문학세계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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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사랑 사랑 내 사랑

 

오탁번

 

 

논배미마다 익어가는 벼이삭이
암놈 등에 업힌
숫메뚜기의
겹눈 속에 아롱진다


배추밭 찾아가던 배추흰나비가
박넝쿨에 살포시 앉아
저녁답에 피어날
박꽃을 흉내낸다


눈썰미 좋은 사랑이여
나도
메뚜기가 되어
그대 등에 업히고 싶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29』(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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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찔레

 

이근배

 

 

창호지 문에 달 비치듯
환히 비친다 네 속살꺼정
검은 머리칼 두 눈
곡두서니 물든 두 뺨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네게 던지마 피 걸레에 싸서
희디흰 입맞춤으로 주마
내 어찌 잊었겠느냐
가시덤불에 펼쳐진 알몸
사금파리에 찔리며 너를 꺾던
새순 돋는 가시 껍질 째 씹던
나의 달디단 전율을
스무 해전쯤의 헛구역질을

 

 

 

<2004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0』(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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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사랑의 역사

 

이병률

 


사랑의 역사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치고 굳을 만하면 받치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계간『열린시학』(2005, 여름호)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1』(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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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거미

 

김수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1954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2』(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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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2002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3』(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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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어느 사랑의 기록

 

남진우

 

 

사랑하고 싶을 때
내 몸엔 가시가 돋아난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은빛 가시가 돋아나
나를 찌르고 내가 껴안는 사람을 찌른다

 

가시 돋친 혀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핥고
가시 돋친 손으로 부드럽게 가슴을 스다듬는 것은
그녀의 온몸에 피의 문신을 새기는 일
가시에 둘러싸인 나는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이
다만 죽이며 죽어간다

 

이 참혹한 사랑 속에서
사랑의 외침 속에서 내 몸의 가시는 단련되고
가시 끝에 맺힌 핏방울은 더욱 선연해진다
무성하게 자라나는 저 반란의 가시들

 

목마른 입을 기울여 샘을 찾을 때
가시는 더욱 예리해진다 가시가 사랑하는 이의
살갗을 찢고 끝내 그녀의 심장을 꿰뚫을 때
거세게 폭발하는 태양의 흑점들

 

사랑이 끝나갈 무렵
가시는 조금씩 시들어간다 저무는 몸
저무는 의식 속에 아스라한 흔적만 남긴 채
가시는 사라져 없어진다

 

가시 하나 없는 몸에 옷을 걸치고
나는 어둠에 잠기 사원을 향해 떠난다
이제 가시 돋친 말들이
몸 대신 밤거리를 휩쓸 것이다

 

 

 

<1996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4』(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죽은자를 위한 기도』(문학과지성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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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바람 부는 날

 

김종해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고 갑니

다. 날마다 가고 또 갑니다. 어둠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는 당신에게로

 갑니다.


밀감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갖고서 당신을 향해 갑니다. 가서는 오지 않아도 좋을 일방통

행의 외길, 당신을 향해서만 가고 있는 지하철을 타고 아무도 내리지 않는 숨을 역으로 작

은 불빛 비추며 나는 갑니다.


가랑잎이라도 떨어져서 마음마저 더욱 여린 날, 사랑하는 일보다 사랑하지 않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그래서 바람이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1990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5』(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문학세계사,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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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서귀포

 

이홍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2005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6』(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세계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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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마른 물고기처럼

 

나희덕

 

 

어둠 속에서 너는 잠시만 함께 있자 했다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네 몸이 손에 닿는 순간
그것이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너는 다 마른 샘 바닥에 누운 물고기처럼*
힘겹게 파닥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어 죽지 않기 위해 몸을 비비는 것처럼
너를 적시기 위해 자꾸만 침을 뱉었다
네 비늘이 어둠 속에서 잠시 빛났다
그러나 내 두려움을 네가 알았을 리 없다
조금씩 밝아오는 것이, 빛이 물처럼
흘러 들어 어둠을 적셔버리는 것이 두려웠던 나는
자꾸만 침을 뱉었다, 네 시든 비늘 위에.


아주 오랜 뒤에 나는 낡은 밥상 위에 놓인 마른 황어들을 보았다.
황어를 본 것은 처음이었지만 나는 너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황어는 겨울밤 남대천 상류 얼음 속에서 잡은 것이라 한다.
그러나 지느러미는 꺾이고 그 빛나던 눈도 비늘도 다 시들어버렸다.
낡은 밥상 위에서 겨울 햇살을 받고 있는 마른 황어들은 말이 없다.

 

 


*《장자(莊子)》의〈대종사(大宗師)〉에서 빌어옴.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7』(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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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박라연

 

 

동짓달에도 치자꽃이 피는 신방에서 신혼일기를 쓴다 없
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은 평강공주의 꽃밭 색색
의 꽃씨를 모으던 흰 봉투 한 무더기 산동네의 맵찬 바람에
떨며 흩날리지만 봉할 수 없는 내용들이 밤이면 비에 젖어
울지만 이제 나는 산동네의 인정에 곱게 물든 한 그루 대추
나무 밤마다 서로의 허물을 해진 사랑을 꿰맨다
……가끔……전기가……나가도……좋았다……우리는……


새벽녘 우리 낮은 창문가엔 달빛이 언 채로 걸려 있거나
별 두서넛이 다투어 빛나고 있었다 전등의 촉수를 더 낮추
어도 좋았을 우리의 사랑방에서 꽃씨 봉지랑 청색 도포랑
한 땀 한 땀 땀흘려 깁고 있지만 우리 사랑 살아서 앞마당
대추나무에 뜨겁게 열리지만 장안의 앉은뱅이저울은 꿈쩍도
않는다 오직 혼수며 가문이며 비단 금침만 뒤우뚱거릴 뿐
공주의 애틋한 사랑은 서울의 산 일번지에 떠도는 옛날 이
야기 그대 사랑할 온달이 없으므로 더 더욱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8』(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서울에 사는 평강공주』.문학과지성사. 1990)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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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마치…처럼

 

김민정

 

 

내가 주저앉은 그 자리에
새끼고양이가 잠들어 있다는 거


물든다는 거


얼룩이라는 거
빨래엔 피존도 소용이 없다는 거


흐릿해도 살짝, 피라는 거


곧 죽어도
빨간 수성사인펜 뚜껑이 열려 있었다는 거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39』(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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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0』(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사슴』.1936 ; 『백석전집』. 실천문학사. 1997 )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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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1』(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이 시를 가슴에 품는다』(2006, 랜덤하우스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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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사랑

 

박형준

 

 

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
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
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
실뱀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 주고 싶다.
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
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 해.


우리는 풀밭에 앉아있다.
산 너머로 뒤늦게 날아온 한 떼의 오리들이
붉게 물든 날개를 호수에 처박았다.
들풀보다 낮게 흔들리는 그녀의 맨발,
두 다리를 맞부딪히면
새처럼 날아갈 것 같기만 한.


해가 지는 속도보다 빨리
어둠이 깔리는 풀밭.
벗은 맨발을 하늘에 띄우고 흔들리른 흰 풀꽃들,
나는 가만히 어둠속에서 날개를 퍼득여
오리처럼 한번 날아보고 싶다.


뒤뚱거리며 쫓아가는 못난 오리,
오래 전에
나는 그녀의 눈 속에
힘겹게 떠 있었으나.

 

  

<2002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2』(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있다』.창작과비평사. 2002)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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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박성우

 

 

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마르면서 젖어가는 울음소리가 명명하게 들려왔다
고추는 매운 물을 죄 빼내어도 맵듯
마른 눈물로 얼룩진 그녀도 나도 맵게 우는 밤이었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3』(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가뜬한 잠』(창작과비평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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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백년(百年)

 

문태준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百年이라는 글씨


저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百年이라는 말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4』(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그늘의 발달』(문학과지성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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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저녁의 연인들

 

황학주

 

 

침대처럼 사실은 마음이란 너무 작아서
뒤척이기만 하지 여태도 제 마음 한번 멀리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만이 당신에게 다녀오곤 하던 밤이 가장 컸습니다
이제 찾아오는 모든 저녁의 애인들이
인적 드문 길을 한동안 잡아들 수 있도록
당신이 나를 수슬할 수 있도록
올리브나무 세 그루만 마다엥 심었으면


진흙탕을 걷어내고
진흙탕의 뒤를 따라오는 웅덩이를 걷어낼 때까지
사랑은 발을 벗어 단풍물 들이며 걷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어디 사는지 나를 찾지도 않았을
매 순간 당신이 있었던 옹이 박힌 허리 근처가 아득합니다
내가 가고,
나는 없지만 당신이 나와 다른 이유로 울더라도
나를 배경으로 저물다 보면
역 광장 국수 만 불빛에 서서 먹은 추운 세월들이
쏘옥 빠진 올리브나무로
쓸어둔 마당가에 꽂혀 있기도 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올리브나무로 내 생애 들러주었으니
이제 운동도 시작하고 오래 살기만 하면,

 

 

 

<2006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5』(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저녁의 연인들』(랜덤하우스코리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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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
신……, 그대라는 자연과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6』(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혼자 가는 먼집』(문학과지성사, 1992)

 

<1992년> 
―일간[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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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날랜 사랑

 

고재종

 

 

장마 걷힌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 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푸른 햇발 튀는구나


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
깨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
날랜 연인아 연인들아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7』(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날랜 사랑』(창장과비평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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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제부도

 

이재무

 

 

사랑하는 사람과의 거리 말인가
대부도와 제부도 사이
그 거리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손 뻗으면 닿을 듯, 닿지는 않고,
눈에 삼삼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깊이 말인가
제부도와 대부도 사이
가득 채운 바다의 깊이만큼이면 되지 않겠나


그리움 만조로 가득 출렁거리는,
간조 뒤에 오는 상봉의 길 개화처럼 열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 말인가 이별 말인가
하루에 두 번이면 되지 않겠나


아주 섭섭지는 않게 아주 물리지는 않게
자주 서럽고 자주 기쁜 것
그것은 사랑하는 이의 자랑스러운 변덕이라네

 

 


<2007>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8』(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위대한 식사』(세계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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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낙화, 첫사랑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2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49』(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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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리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리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일간『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50』(조선일보 연재, 2008)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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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100명의 추천시 100편과 사랑시 50편 합 150편 중 같은 시인의 시가 (31편) -제목이 다름- 과

같은 시인의 같은 시 (2편) -제목도 같음-

 

 

 

1
겨울-나무로 부터 봄-나무에로

황지우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42』(조선일보 연재, 2008)
-시집 <겨울-나무로 부터 봄-나무에로> (1984, 민음사)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1985>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5』(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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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한국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52』(조선일보 연재, 2008)


 

낙화, 첫사랑

 김선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9』(조선일보 연재, 2008)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사,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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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형도

빈집

 

[현대시 100년] <13>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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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75

 

김광섭

저녁에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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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남조

겨울 바다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9

 

김남조

그대 있음에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9] 그대 있음에/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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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김소월

 후일(後日)/김소월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

 

김소월

진달래꽃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71 / 김소월

 

---------
7
김수영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2 / 김수영

 

김수영

 거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2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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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승희

솟구쳐 오르기 2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83 / 김승희

 

김승희

새벽밥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2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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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김용택

섬진강 1

 

현대시 100년]<64>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섬진강1/김용택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3 / 김용택

 

--------------
10
나희덕

사라진 손바닥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30 / 나희덕

 

나희덕

마른 물고기처럼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7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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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4 / 문정희

 

 

문정희

 남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1 / 문정희
 

 

 


--------------
12
문태준

맨발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97 / 문태준

 

문태준

백년(百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4 / 문태준

 

--------------
13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강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60 / 박재삼

 

박재삼

 한(恨)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1 / 박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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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9 / 백석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0 / 백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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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서정주

동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6 / 서정주

 

서정주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7』(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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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송찬호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57 / 송찬호

 

송찬호

찔레꽃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8 / 송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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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신경림

농무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69 / 신경림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6 /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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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신용목

갈대 등본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80 / 신용목

 

신용목

민들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2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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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오규원

한 잎의 여자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9 / 오규원

 

오규원

사랑의 기교 2

 

 -한국인이 사랑하는 애송시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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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오세영

그릇1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35 / 오세영

 

오세영

원시((遠視)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4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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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오탁번

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28 / 오탁번

 

오탁번

사랑 사랑 내 사랑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9 /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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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유치환

행복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

 

 
 

 

 

유치환

생명의 서(書)

 

[현대시 100년] <65>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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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문재

푸른 곰팡이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22 / 이문재

 

 

이문재

농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1 /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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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이재무

감나무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93 / 이재무

 

이재무

제부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8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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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정끝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94 / 정끝별

 

 

정끝별

 세상의 등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7 / 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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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정현종

 어떤 적막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34 / 정현종 |
 

 

 


정현종

갈증이며 샘물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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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정호승

별들은 따뜻하다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6 / 정호승 |

 

 

정호승
 


그리운 부석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0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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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99 / 정희성

 

 

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5 /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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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최승자

일찌기 나는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78 / 최승자


최승자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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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한용운

님의 침묵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7 / 한용운

 

 

한용운
 


사랑하는 까닭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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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함민복

긍정적인 밥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38 / 함민복

 

 

함민복

서울역 그 식당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8 /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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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42 / 황지우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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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인의 같은 시

 

1

황동규

즐거운 편지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10』(조선일보 연재, 2008)

 

 

황동규

즐거운 편지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4』(조선일보 연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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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31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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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100주년 기념 조선일보가 연재한 시인 100명의 추천시 100편과 사랑시 50편 합 150편 중 같은

시인의 시가 (31편) -제목이 다름- 과 같은 시인의 같은 시 (2편) -제목이 같음- 이 들어 있습니다.

 

50편의 시 중에 같은 시인의 시가 모두 33편이면 무려 65%가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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