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마하야마여, 또 탐욕 때문에 사람들은 몸을 망치고, 함부로 빼앗으며 도둑질하고, 간음을 행한다. 임금은 이들을 잡아 온갖 형벌을 가한다. 채찍으로 갈기고, 지팡이로 때리며 몽둥이로 친다. 팔을 끊고 다리를 끊으며, 귀를 자르고 코를 깎는다. 머리뼈를 쪼개어 달군 쇠로 지지고, 머리 가죽을 벗기며, 머리뼈를 돌로 갈아 조개껍질처럼 빛내고, 불로써 입안을 지지며, 입에서 귀까지 째고, 베로 몸을 덮어 기름을 부어 태우며 목에서 발끝까지 가죽을 벗긴다. 또 가슴에서 발끝까지 가죽을 벗기고 팔꿈치와 무릎을 쇠기둥에 못 박아 사방에 불을 지르며, 날카로운 갈고리로 피부와 혈관을 찢고, 잘 드는 칼로써 몸뚱이를 썰며, 몸둥이를 칼질해 소금물로 씻고, 몸은 땅에 눕히어 사방으로 늘어 친다. 철사로 두 귀를 꿰어 몸을 감고, 몸둥이를 두들겨 짚단처럼 만들며, 몸에 끓는 기름을 부어 굶주린 개에게 주고, 몸에 말뚝을 쳐 칼로 목을 벤다. 이러한 고통은 모두 탐욕의 재화다.
또 마하야마여, 탐욕 때문에 사람들은 몸과 말과 뜻으로 온갖 악을 지어, 죽은 뒤에는 지옥에 떨어져 가지가지 고통을 받는다. 이것이 모두 탐욕의 재화로서, 미래의 고통도 또한 탐욕을 원인으로 하고, 탐욕에 의하는 것이다.
5 마하야마여, 어느 때 나는 왕사성의 기사굴산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또 이시기리 산모퉁이에 있는 검은 바위에는, 많은 니건다야제자의 무리들이, 계속해 서 있는 고행을 하면서, 못 견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때, 나는 선정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가서 말했다.
'그대들이여, 무엇 때문에 그대들은 언제나 그대로 서 있는 행을 행하면서 그러한 고통을 받는가?'
그들은 대답했다.
'우리들의 스승이신 니건다야제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보는 한없는 지혜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스승님은 자기 마음에는 걷거나 섰거나 앉았거나 누웠거나 언제나 지견이 깨어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제자들이여, 너희들은 전 세상에 악한 업을 지었다. 이 고행으로 그것을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몸과 말과 뜻을 제어해, 고행으로 묵은 업을 부수고, 다시는 새로운 업 짓지 않으면, 미래에는 번뇌의 고름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번뇌의 고름이 나오지 않게 되면 업은 다한 것이다. 업의 다함으로 고통은 다할 것이요, 고통의 다함으로 모든 고뇌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가르치십니다. 이 스승님의 말씀을 우리는 기쁘게 지키고 있습니다.'
마하야마여,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그대들이 과거에 존재했던가, 존재하지 않았던가를 알고 있는가?'
'우리는 모릅니다.'
'너희들은 과거에 악한 업을 지었던가, 짓지 않았던간를 알고 있는가?'
'우리는 모릅니다.'
'너희들은 과거에 어떤 악한 업을 지었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는 모릅니다.'
'너희들은 자기에게 얼마만한 고뇌가 없어졌고, 얼마만한 고뇌가 남았으며, 얼마만한 고뇌가 없어지면 모든 고뇌가 모두 없어질까를 알고 있는가?'
'우리는 모릅니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전 세상에 존재했던가, 존재하지 않았던가도 모른다. 전 세상에 악한 업을 지었던가, 짓지 않았던가도 모른다. 어떠한 악한 업을 지었던가도 모른다. 또 얼마만한 고뇌가 없어졌고, 얼마한한 고뇌가 남았으며, 얼마만한 고뇌가 없어지면 모든 고뇌가 없어질까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가혹하게도 손에 피칠을 한 사람만이 니건다야제자의 무리로서 집을 떠나오게 되는 구나'라고.
6 '부처님이시여, 행복은 행복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고뇌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만일 행복이 행복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빈바사라 왕은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빈바사라 왕은 부처님보다 현재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너희들은 아무 생각 없이 함부로 지껄여서는 안 된다. 과연 빈바사라 왕은 이 나보다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가?'
'오오, 부처님이시여, 우리들이 다소 생각 없이 함부로 말한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부처님에게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그 두 사람 중에 행복한 생활을 하는 이는 누구이겠습니까?'
'니건다야제자의 무리들이여, 거기 대해서 내가 먼저 물으리라. 거리낌 없이 대답해 보라.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빈바사라 왕은 몸도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이레 낮 이레 밤을, 완전한 행복을 깨달으면서 살 수 있겠는가?'
'그것은 안 될 겁니다.'
'또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빈바사라 왕은, 엿새 낮 엿새 밤을, 닷새 낮 닷새 밤, 나흘 낮 나흘 밤, 사흘 낮 사흘 밤, 이틀 낮 이틀 밤, 혹은 하루 낮 하룻밤 동안이나마 몸도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완전한 행복을 깨달으면서 생활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안 될 겁니다.'
'그대들이여, 나는 하루 낮 하룻밤을 몸도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완전한 행복을 깨달으면서 생활할 수가 있다. 또 이틀 낮 이틀 밤에서 사흘 낮 사흘 밤, 나흘 낮 나흘 밤, 닷새 낮 닷새 밤, 엿새 낮 엿새 밤, 이레 낮 이레 밤에 이르기까지 몸도 움직이지 않고 말도 하지 않고, 완전한 행복을 깨달으면서 생활할 수가 있다. 이렇게 볼 때, 두 사람 가운데 보다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빈바사라 왕이겠는가, 혹은 나이겠는가?'
'부처님이시여, 그렇게 듣고 보면, 그것은 부처님인 것은 여쭐 것도 없습니다.'
마하야마여, 이것이 니건다야제자의 무리들과 나와의 문답이었다."
마하야마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