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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박지성(Free Role)-구자철---이청용
--------이용래(DM)---기성용------
이영표---황재원----조용형---차두리
-------------정성룡--------------
일본 포메이션 (4-2-3-1)
---------마에다----------
----------------오카자키--
---카가와---혼다----------
------하세베---엔도-------
나카토모--이와마사--콘노-우치다
-----------가와시마----------
- 대회에서의 전반적인 두팀의 모습
한국과 일본은 아시안컵 내내 같은 포메이션을 써왔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다른점이 있다면 일본은 '볼키핑에 의한 세련된
패스 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플레이 했고 한국을 제외하고 수비가 다소 엉성하거나 테크닉이 좋은 플레이에 비교적 경험어
적은 나라들은 일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요르단, 시리아는 일본을 상대로 게임을 잘했지만 이것은 그 나라들의
지저분함과 일본의 미숙했던 골 결정력 덕분에 게임이 그렇게 흘러 간 것도 있습니다.
한국은 히딩크 시절의 체력과 정신력, 철저한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 허정무 시절 역시 조직력, 박지성 시프트를 극대화
하는 전술이었다면 이번 조광래 사단의 대표팀은 조광래 감독이K리그 경남 감독시절 꾸려온
'체력과 조직력이 바탕이 된 패스플레이' 라는 색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패스플레이' 라는 색깔은 양팀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은 중앙에서는 짧게 짧게 끊어왔고 미드필드에서 예전보다 많이
볼을 소유하는 전술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볼을 쳐내는 수비수들이 아닌 볼을 클리어할때 미드필더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수비수들이 필요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적절하게 롱볼도 구사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호주에게
조차 힘싸움을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아쉬운점이 있다면 수비수들의 세컨볼 전달 능력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세컨볼을
번번히 내주며 힘든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인 그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테크닉에 의한 패스플레이를 극대화 시키며 다른 나라들을 무너뜨려 왔습니다.
일본이 이번 대회 들어 단 한가지 예전과 달라진점이 있다면 항상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과의 연장 후반에서도 시간 끌기용이긴 했지만 위협적인 역습을 보여주기도 했었고 시리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는 한명이
퇴장당했음에도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결국 결과를 냈습니다.
- 경기장
한국은 이번대회 들어서 특히나 전체적으로 많이 뛰는 축구를 하는데 선수들의 발 놀림이 현저하게 무거워 보였습니다. 일본 역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실수가 너무 많았고 가뜩이나 점유율에 강한 일본에 유리하게 경기가 흘러 갔었습니다.
이는 연장전의 여파와 함께 불리한 일정이 작용했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실수를 유발할만한 일본의 압박이 아주 크게 강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미드필드는 사실 몇번 찬스를 내주지 않긴 했지만 지동원이 빠지고 홍정호가 투입되기 전까지 차두리가 맡은 오른쪽에서
두번 (그중에 한번은 동점골)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고 그밖에 여러번 사이드가 활짝 열리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전반 초반 부터 연장 후반까지 한국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수가 편안한 상태에서 볼 클리어를 할 때 부정확하게
볼처리를 하여 일본에 여러번 역습찬스를 내줬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 한번은 오카자키에 내준 PK(오심으로 판단됨)를 불러왔습니다.
첫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한국은 일본의 미숙한 센터백들과 같은 수준의 수비를 보였습니다.
우선 조용형은 조금더 영리한 수비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나카토모는 사실 슈팅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고 보입니다. 이미 마에다를 보고 있었던 상태였고 만약 그것이 속임동작이었다
하더라도 슈팅을 막기에는 다소 늦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조용형은 나카토모의 슈팅을 섯불리 판단하고
슈팅의 각이라고 생각되는 오른쪽 방향으로 몸을 날렸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 마에다에게 정확한 패스가 가는 원인이었습니다.
또, 이영표의 커버링 &(당연스럽게) 미드필드에서 커버링 또한 늦어 한국은 너무나도 깨끗하게 실점하고 맙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조용형은 한쪽의 각도는 정성룡에게 완전히 맡기고 위쪽의 화살표 방향으로 몸을 날리는 것이 좋았다고 판단됩니다.
나카토모가 태클을 피했다면 각이 줄 것이고 패스를 하려면 더욱더 막힐 확률이 높았을 것입니다.
-프리키커의 부재는 한국이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또하나의 원인이었습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좋은 키커가 많았고 이번 대회 역시 엔도, 혼다 등 나름대로의 스페셜리스트를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기성용은 소속팀 셀틱에서도 킥을 전담하고 있지만 사실 프리킥으로 골을 기록한적은 없을 정도로
직접 프리킥 슈팅에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용래도 킥이 좋은 선수였지만 많은 경험이 있는 선수도 아니었고 스페셜리스트도 아니었죠.
베스트 11에 염기훈이 있었다면 그나마 프리킥으로 골을 넣어본 선수가 있어 조금은 유리했겠지만 염기훈은 베스트11에 들만한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차례의 좋은 직접 프리킥 찬스를 놓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이 칭찬받을만 했던 것은 일본에게 한번도 위협적인 프리킥 찬스를 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더군다나 상당히 예민하고 엄격했던 주심이었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을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감독의 전술에서 조광래 감독은 역대 감독들 중 가장 뚜렷하고 성과있는 전술적인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선수들의 역량과는 별개로 상대방 키 플레이어를 의식한 용병술과 그에 따른 전술 변화, 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포스트 플레이어
투입은 결과적으로 모두 성공했습니다. 우선 카가와와 혼다는 우리가 4-1-4-1로 전술을 변화한 시점부터 거의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지동원을 빼고 거의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을 구사한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구자철
박지성-이용래-기성용-이청용
홍정호
이영표-황재원-조용형-차두리
(4-1-4-1)
이러한 변화 이후에 우리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공격적인 흐름으로 경기를 가져갔고 몇번의
좋은 찬스를 맞이하기도 했었습니다. 홍정호가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해주면서 미드필드에서 힘을 받았고 일본 미드필드는 대회에서
가장 힘든 싸움을 펼쳤습니다.
이번 전술 변화는 보는이들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왔지만 분명히 잘 작동했습니다. 이 말은 이 전술이 임기응변으로 부랴부랴
선수를 바꿈으로써 위치를 조정한 것이 아닌 준비된 전술이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준비되지 않는 전술로 변화하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라는 격언이 있는데 우리는 준비를 했었고 게임을 잘 풀어나갔습니다.
한가지 정말 아쉬운점은 이러한 좋은 경기흐름에서 중앙 수비수의 쉬운 상황에서의 볼처리 미숙으로 혼다에게 볼을 넘겨주었고
그것이 역습이 되어 연장전반 PK를 내줬다는 점입니다. PK는 확실한 오심이었고 그로인해 경기내용이 확 뒤집어졌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결국 이번 대회 내내 우리를 괴롭혔던
수비진의 실책이 우리의 발목을 한번 더 잡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용병술에서, 홍정호를 제외하고, 김신욱의 투입은 어쩌면 내국인 감독들의 장신 포스트 플레이어의 환상을 보여준 결과라는
점에서 웃음이 나오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최근 몇년간 이런식의 교체는 공격수들의 의미없는 움직임,
기량 미달로 인한 임팩트의 부재가 가장 뻔한 결과였는데 김신욱은 시리아와의 평가전과는 다르게 아주 잘해줬습니다.
이는 일본의 단신 수비수들에게 아주 큰 스트레스를 줬고 우리가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낼 때 한가지 원인이 되었습니다.
김신욱
박지성 이용래 기성용 손흥민
홍정호
이영표 황재원 조용형 차두리
정성룡
김신욱 투입 후 (4-1-4-1)
경기흐름상, 유병수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던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습니다. 손흥민은 어쩌면 감독이 어린나이 + 적은 경험에도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줬던 임팩트를 기대했다고 보이는데 별다른 활약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교체후 동점골까지 만들어냈기 때문에
실수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직접 프리킥 능력이 있고 체력이 좋은 염기훈을 투입하는 것도 좋은 판단이었을 듯 한데
지난 호주전 이 후 신뢰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에 대해 의구심이 남습니다.
-이청용의 부진
이번 대회에서 이청용은 월드컵에서 만큼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평균적인 활약 밖에 못했습니다. 다시 말해 객관적인 경기력이
나쁜건 아니었지만 그것은 이청용이라는 선수의 클래스가 가져온 경기력이었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최근 2년간 쉰적이
없는 이청용은 이번 대회에서 항상 힘들어했고 적어도 인도전에서는 휴식을 취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안컵에 소집되기 전
소속팀에서도 풀타임을 안뛰게 하려는 배려를 받던 이청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시즌 잘 마치고 근 3년만에 가지는
2011년의 여름 휴식을 잘 즐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승부차기 키커
개인적으로 조광래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중 PK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던 기성용의 몸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장전에서는 근육 경련 등의 이유로 직접 프리킥 슈팅을 제외하면 구자철에게 계속해서 코너킥을 맡겼던 것이
그 이유입니다. 물론 조광래 감독이 기성용을 승부차기 5번 키커로 뒀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확실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1번 키커에 기성용를 투입하지 않았던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거론되는 또다른 인물인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때
PK를 성공시킨적이 있지만 킥 능력이 그다지 뛰어난 선수가 아니고 아인트호벤 시절 실축으로 팀이 패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비수 치고는 킥 능력이 좋은 홍정호와 원래 킥 능력이 괜찮은 구자철, 이용래를 차게 했던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선수들은 3일 간격으로 120+120 = 240분 이상을 뛰었기 때문에 너무나 지쳐있었고 따라서 감독은 승부차기 키커를 정할때
물론 잘차는 선수를 정확히 알고 배정했겠지만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승부차기 키커를 선정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첫번째 키커 구자철의 킥이 성공했다면 다른 두 선수의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실축한 선수들이나 감독은
그 누구에게도 비판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경기를 남겨뒀지만 이번 대회의 시사점
박지성은 우리나라의 에이스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의 클래스는 빛났습니다. 혼다나 카가와, 하세베 같은 선수들도 잘했지만
아시아권에서 가장 다른 선수들과 확연한 기량차를 보였던 것은 박지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광래호에서는 월드컵과는 다르게
그의 비중은 여전하지만 그의 역할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허정무 시절 박지성은 '박지성 시프트' 라는 말이 정말로 잘 어울릴 정도로
공격의 구심점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프리롤에 가까운 임무를 부여받았지만 구자철이 꼭지점 역할을 도맡는 바람에 박지성은
다소 뒷선에서 수비를 끌어주고 패스를 제공하고 인터셉트를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공격포인트를 올릴 기회가
사라졌는데 이전까지 보던 대표팀에서의 박지성과는 달랐고 오히려 맨유에서의 박지성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덕분에 구자철, 기성용, 가끔은 이용래, 지동원 등이 편하게 공격할 수 있었고 이들이 공격포인트를 주로 올렸던 이유라고 보입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자연스럽게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후...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박지성 만큼 화려하지도 않은 프리롤을 잘 수행해 낼 선수를 찾는 것이 어렵겠지만 적어도 이번대회의 성과는 박지성을 아주
공격적인 롤에 기용하지 않고도 나름대로 괜찮은 득점력과 경기내용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박주영이 없는 이번 대표팀의
결과치곤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용래의 발견은 이번대회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국가대표로서의 경험은 부족하지만 일본전 역시 이란전
14.69km를 뛰었던 선수답지 않게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고 일본의 테크닉이 좋은 미드필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암에서 펼쳐졌고 무승부로 끝났던 일본에서의 평가전에서 만큼 카가와는 위협적이지 않았고 엔도가 그렇게 힘을 못썼으며 혼다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홍정호의 투입과 함께 이용래의 공이 컸습니다.
이번대회 대한민국은 지독한 심판과 다소간의 불운을 딛고 좋은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바레인전에는 시간을 끌지 않았음에도 이정수가 경고를 받았고 결국 그 경고는 일본전 결장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PK는 이란 출신 부심의 오심과 사우디 출신 주심의 오판이 곁들여진 결과였습니다.)
특히 일본전 120'의 황재원의 동점골은 그러한 경기 외적인 요인을 극복해내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비 불안과 인도전에서 보여줬던 골 결정력 부족 이 이번 대회에서의 이러한 결과를 이끈 Critical한 이유라고 보입니다.
아무쪼록 남은 경기 우즈벡과의 3-4위전을 좋은 결과로 마무리 하며 기분좋게 다음 아시안컵을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 개인적인 의견이 주로 적혀져 있는 경기에 대한 단상입니다.
비난이 아닌 다른 의견 환영합니다. fact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추천 날립니다.. 정말 좋은 글이네요... 저도 홍정호 선수를 수미로 기용한 전술 변화에 조감독을 다시 보게됐어요..
시간만 주어진다면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충분히 극복하고 더욱 강한 태극호를 만들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고 봅니다. 박지성의 이번대회 역할에 대한 부분 공감합니다. 조감독의 의도가 뭐였던 박지성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기존보다 낮았던게 사실이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