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대체로 잠잠하지만 유독 개포 주공은 강세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잠실 주공5단지 등은 지난해
가을에 비해 평균 1억원 이상 호가가 내려간 상태지만 개포 주공은 지난해 최고가 수준을 회복했거나 오히려 넘어서고 있다.
4월 말보다 20% 상승
개포 주공 내 시세
흐름을 주도하는 1단지 49㎡형(15평형ㆍ1795가구)의 경우 현 최저시세가 9억8000만원선으로 4월 말 실거래가(8억2000만원)보다 20%
가량 뛰었다. 지난해 최고 시세는 9억7000만원(11월)이었다.
거래도 꾸준히 이뤄진다. 특히 추석 전후에 일부 저가 매물이
소화되면서 남아있는 매물의 호가가 최근 한 달 새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이른바 ‘이명박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9월 “서울 도심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수도권 외곽에 신도시
몇 개 짓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 게 일부 매수세를 움직이게 했다.
또 개포 주공 용적률과 관련, 강남구청이 5월 외부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했고 그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란 소문이 돌아 추선 전후에는 일부 투자수요까지 움직였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외국계 대부기관을
통해 연 10%대의 고리로 대출받으면서까지 매수대열에 동참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용역결과 발표 연기…10월 중순 이후 다시 소강국면
그러나 이달 중순 이후 개포 주공
매매시장은 다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용적률 조정과 관련한 용역 결과 발표가 애초 예상보다 늦어진 것도 매수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개포동 개포동명공인 이형관 사장은 “매물은 점점 귀해지고 있으나 매수 주문도 함께 줄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부동산 채은희 사장도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대기수요자들은 낮은 가격대의 매물을 원하고 있어 다시 거래가 뜸해졌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의
용역 결과 발표가 재건축 시장을 자극할 것을 우려, 구청 측에서 발표 시점을 내년 이후로 늦췄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남권 고가 일반 아파트값 내림세가 재건축시장에도 악재로 작용
또 요즘
강남권 일반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개포 주공에 대한 매수세를 움츠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경우 이미
재건축을 끝낸 아파트의 시세를 고려해 투자 손익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개포주공 1단지 43㎡형(13평형)의 경우 현 용적률이
177%다. 개포 주공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긍정적인 강남구청의 용역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가 반영돼 용적률이 19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렇게 되면 20평형대를 배정받게 될 것으로 예상됐던 43㎡형 집주인들도 30평형대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도 현 시점에서 볼 때 투자성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많이 나온다. 43㎡형 현시세 7억7000만~8억원에
추가부담금 3억5000만~4억원, 그리고 세금 등의 각종 부대비용을 합하면 30평형대 새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해 12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입주한 대치아이파크 105㎡형(32평형)의 호가가 13억~14억원임을 감안할 때 12억원을 투자해도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손익 따져본 후 매입여부 결정해야
그러나 요즘 강남권 고가 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위축돼 대치아이파크 105㎡형 급매물 호가가 12억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또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같은 면적대 잠실 시영 등의 급매물 가격이 8억원대로 낮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도곡동 D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장치가 워낙 여러 겹 둘러 싸여있기 때문에 설사 정권이 바뀌더라도 획기적으로 규제가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개포 주공의
경우 사상 최고가 수준으로 집값이 올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재건축에 따른 손익을 철저히 따져본 후 매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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