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05 22:20
야구장에 봄기운이 찾아들었다. 식목일을 맞아 봄나들이에 나선 야구팬들이 잠실 문학 대전 사직 등 전국 4개 구장의 관중석을 완전히 메웠다. 사상 초유의 1일 10만관중 돌파.
봄햇살이 따사로웠던 5일 하루 총 10만1400명의 관중이 4개 구장 스탠드를 꽉 채워 프로야구 출범 이후 1일 최다관중의 신기원을 열었다. 종전 1일 최다관중은 91년 8월18일 잠실 사직 대구 청주구장에서 열린 4경기의 8만5241명.
삼성-LG의 라이벌전이 열린 잠실구장은 '서울의 봄'을 연상시켰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1루쪽 내야석을 메운 관중은 오후 2시40분 무렵 3만500석의 잠실구장 내외야석을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채웠다. 두산과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잃은 탓에 다채로운 홈 개막전 행사를 마련하고도 내심 관중수에 노심초사했던 LG 프런트 직원들의 입도 함지박만해졌다.
잠실 관중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아낌없이 박수갈채를 보냈다.김영수 LG 홍보팀장은 "진짜 프로야구 하는 것 같네요"라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우승후보끼리 맞붙은 문학구장도 오후 2시55분쯤 3만400석의 전 좌석이 매진됐다.흥행보증수표나 다름없는 기아의 인기와 올해 야구도입 100주년을 기념해 각종 행사를 기획중인 SK 구단의 노력이 어우러져 2002년 개장한 문학구장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처음 만원관중의 신바람을 냈다. 문학구장을 찾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총장대행은 "하늘이 도왔다. 날씨도 좋은데다 휴일까지 겹쳐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주신 것 같다.KBO도 올시즌 일정을 짤 때 개막 주간에는 라이벌끼리 맞붙는 대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흐뭇해했다.
두산-한화전이 벌어진 대전구장도 경기 시작 10분만에 1만500명 만원관중이 들어찼다.92년 7월23일 해태-빙그레전 이후 무려 13년만에 처음이다.
구도 부산도 동참했다. 현대-롯데전이 열린 사직구장의 3만석은 7회를 넘기면서 가득 메워졌다. 97년 4월20일 LG-롯데전 이후 8년만에 최초다. 개막 2연전에서 완패했지만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홈팀 롯데에 대한 기대심리가 야구장을 떠났던 부산 팬들의 발길을 돌려놓았다.
[잠실]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