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졸업한 XX예술고등학교의 가장 두드러지는 그 면모라 하면......
...바로 남학생들의 숫자가 오질라게도 현저하다는 참담한 현실이었다....(한반에 두명씩-_-)
그러하였기에
우리학교 안에서의 킹카의 조건은...
...신체의 무게중심에 그것-_-만 달려 있으면 된다는 것이었으니...
왜냐...
제 아무리 찌질이 삼룡이=_= 같은 아이들이라도 자세히 쑤셔보면 그만의 장점이 있는 법...
(..사실 나도 잘 헤집어보면 나만의 장점이 있다..... 흑... ㅜ_ㅜ)
지극히 극소수였던 남학우들의 희소성으로 말미암아
수백명에 달하는 여학우들은 몇 명 있지도 않은 남학우들을 관찰해대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런 과정을 걸치다 보면 쟤나 걔나 얘나 전부다 킹카가 아닌 넘들이 없었던 것이다.
남자란 존재들은 우리학교에 입학을 하는것 자체로 이미 핑크빛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
바뜨, 할머님들께서 졸라 환호=0=해 마지않는 그것(수둡...*-_-*)만 달려 있으면
너도나도 `초인기절정꽃미남캡숑킹카' 로 둔갑, 거듭 부활하곤 했던 예술고등학교였으나...
...그런 비리=_=속에서도 진짜로 지가 잘나서 자신의 멋짐-_-으로 킹카가 된넘이 있었으니...
...`녀석'은 멋졌다...
남자란 이유 하나만으로 킹카로 승격했었던 허접이 넘들이
제아무리 `녀석'을 둘러싸고 눌러 깝치는 한이 있더라도 `녀석'에게서는 후광이 들이 비췄다.
180cm는 넘어선지 오래라 가짢고, 이미190cm를 향해 치닫아 가던 훤칠한 키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윤상'의 특허 트레이드마크인 까만 뿔테안경,
일본순정만화의 남자주인공이나 드리울법한 얼굴을 반 이상이나 가린 멜랑꼴리한 앞머리,
그리고 수시로 그 앞머리를 쓸어내렸다가 쥐고비트는-_- 등 분주했던 그의 희고 긴 손가락
...상상만 해도 졸라 멋지지 않겠는가...?!!!
허나, 어느 바람이 매몰차게 불어대던 날의 체육시간...
녀석의 뒤통수를 향해 불어오던 바람이 갑자기 헷까닥 지랄하며 역으로 불어온 탓에
순식간에 젖혀진 그의 앞머리 사이 최초로 공개되었던 녀석의 면상-_-과
다리에 딱 들러붙었던 츄리닝 바지덕에 드러난 그의 후줄그레 부실한=_= 하체에
조금 실망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_-;;
...어... 어쨌건 그래도 `녀석'은 아무쪼록 멋졌으므로...
`녀석'을 우리학교의 대왕킹카-_-라 칭하는데 의의를 내거는 잡것들은
싸잡혀 냅따리 패대기를쳐져 다구리를 당해야 마땅했었다................-_-
`녀석'의 이름은 장 삐리리...(편의상 '장'군이라 칭하도록 한다)
장군은 졸라게 까리해버리는 자신의 외향답게 듣는 음악도 참으로 뽀대-_-가 났다..
당시 영턱쑥, 룰랄-_-등등의 인기몰이 대중가수들을 놓고 침을껄떡거리면서 자지러지며
그들의 브로마이드, 잡지 한 장, TV방송 출연 녹화 여부에 울고 웃고를 판가름내던...
...즉,
요즘 PC용어로 '빠순이'라 칭해지던 짓만 골라하던 오심아와 똘마니들-_-과는 달리
장군의 CD 플레이어 안에는 항상
메탈리칵(카)-_-, 구린(그린)데이-_-, 퀵(퀸)-_-등등을 포함한
무지한 나로써는 당췌 감히 듣도보도못했던 꼬부랑 그룹명의 락커들의 음반이들어있곤했다.
...'락'을 즐겨듣던 장군은 기타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었는데,
장래 메탈리칵-_-에 버금가는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하얗게 웃던 녀석의 기타연주는...
...암만 녀석의 수려한 외모에 가산점을 쳐준다 치더라도 다소 들어주기 거북했었다...-_-...
듣고있는것조차 민망하기짝이 없던 녀석의 연주가 끝난 후 나는 녀석에게 이렇게 토로했다..
"장군...!!! 메탈리칵-_-따위는 이미 너의 적수가 못돼!! 졸라 멋졌어!! 아이원츄!!!(비굴비굴)"
......아, 빙신.......-_-;;.......................
헌데, 그러던 어느 날부터 갑자기 장군은 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장군이 학교에 안나오다니....
남학생 한 명이 아쉬울 이 판국에... 찌질이 김군-_-도 아니고 대왕킹카 장군이...ㅠ_ㅠ
장군이 행방불명
(나같은 뇬이 학교에 안 나가면 그건 반항에 무단결석 인거고
장군과 같은 대왕킹카가 학교에 안 나가면 그건 행방이 묘연한 것이었다...-_-)
되었던 그 며칠간 우리 학교는 줄창 초상집 분위기 였다.
나 또한 장군 걱정에 밤잠을 못 이뤄...
...음...
사실 잠은 잘 잤다...-_-;;
어...어쨌건 장. 학 .귀(장군 학교로 귀속시키기-_-)연합회 여학생들이
저마다 머리를 질끈 동여 메고 하나둘씩 디비쓰러져 가던.............................
...내가 `나도 함께 쓰러져 버리면 아이들이 과연 믿어줄까?' 하며 고민-_-하던 그때......!!!
빡빡밀은 머리통에 바리꽝으로 삼각형-_-무늬까지 낸 한 우스꽝스런 사내가 등장했으니...
돌아오라는 대왕킹카 장군은 돌아오지 않고 저건 또 웬 어설프쭉쭈구리한 넘인가
모두들 의아해 하고 있던 차, 빠박머리에 삼각형 모양을 낸 그넘이 입을 열었다.
"어...? 분위기가 왜 이래...? 여기 우리 반 맞잖아...? 그치?"
헉스...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주인공은....
...바로...
...장군...........@0@....................!!!!!
장군... 너의 취약점-_-인 얼굴을 드러내다니... 순간 못 알아봤잖니...-_-;;;
그...그래도 장군은 다른 점들이 너무 받쳐줬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참 멋졌다.
나는 그런 장군에게 냅따 달려가
"장군!! 학교 안간다고 게기다가 엄마한테 다리미로 대갈통이라도 짓이긴거야?! 웬 삼각형?"
이라는 무척 근심스런-_-질문을............
....하려고 했으나
여기저기서 싸메고 디비져 있다 벌떡 일어나 달겨드는 `장.학.귀'뇬들에게
치여 교실 구석 한켠에 밀려 찌그러져 나동그라졌을 뿐이었다....아흑.....-_ㅜ
...장군은 수려한 외모와 빼어난 기타 연주실력...(음...-_-)을 인정받아
마침내 유명가수 구XX의 백밴드 멤버가 되었다고 했다.
그 유명가수 구XX가 당췌 누군지 졸라 알고 싶어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이건 장군의 프라이버시가 연관된 글이므로 그 가수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다.
...다만...
'9를 본 스님'이란 의미의 이름을 지닌 신체 건강한 장신의 사내라는 것 외에는...웁쓰...-_-
어쨌건 장군은 연예계에 데뷔할것 이라고 했다.
장군이 대왕킹카라는 것은 익히 알고있는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말로만 듣던 연예인이 될 줄이야.......@_@......
내가 연예인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받고 도시락도 까먹고 침을 겔겔거리며 잠을잤었다니....
아~~~ 연예인~~(이때까지만 해도 빠순이 기질이 무척 농후했었다...-_-;;)
그렇게 하루아침에 연예인이 된 장군은 그때부터 결석을 밥먹듯이 하며 방송을 준비했고
우리들은 하루빨리 그의 얼굴을 TV상으로 볼 수 있길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나른한 일요일,
거울을 보며 나의 오른쪽 콧구멍과 왼쪽 콧구멍 싸이즈를 간음-_-하고 있던 나는
에쑤비에쓰-_-의 한 가요 프로그램에 장군이 출연한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게되었다.
나는 TV를 켠 후, 감히 장군이 나오는 순서를 놓칠세라 리모콘을 꼬~옥 쥐고
뺀질뺀질한 얼굴만 믿고 심히 오버스럽게 버벅대는 MC들의 멘트를 인내심있게 듣고있었다.
마침내, 여전히 버벅거리는데다가 목소리 톤까지 방정맞은 여자 MC가 외쳤다.
"오래 기다리셨죠?(어, 그래-_-) 컴백 스패샬(이쁜척 첨가), 구XX , `미워도 다시한번'~!!!"
`미... 미워도 다시 한번...-_-;;'
백밴드는 왜 소개 안 시켜주는 것이며, 웬 또 노래 제목은 `미워도 다시한번'...?
순간, 채널을 마구 돌려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으나
그래도 멋진 장군의 데뷔무대이기에 끓어오르는 짜증을 꾹 눌러 참았다.
마침내 화려한 조명과 색색깔의 폭죽아래 기다란-_- 남자들의 실루엣 3개가 보였다.
무대 중앙에 구XX, 왼쪽에 기타등등의 기타리스트=_=, 그리고 무대 오른쪽 가상사리에...
...개나리색 카센타 직원 유니폼을 입은 듯한 빠박머리에 삼각형 포인트를 준 장군...-_-;;
어느덧 반주가 시작되고,
청바지에 흰티를 입은, 동네 독서실 패션의 구XX가 객석을 향해 노래한다.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 두 번 다시 이런 일없을 꺼야~(매우 발랄하게-_-)"
...상당히 유아틱 한 리듬이었다...-_-
구XX가 그 넓고도 황량한(관객석도 참 썰렁했음=_=;)무대를 이리저리 누비며 열심히
립씽크를 하고있는 동안 무대 가상사리의 두 남자도 기타치는 척-_-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친구로써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마치 놀이공원의 `기타치는 곰돌이와 토순이의 창작 음악회-_-'를 보고있는듯한 느낌이었다.
마침내 중간 간주가 시작되자 혼자 들고 널뛰느라 힘이 든 구XX가 무대 뒤로 들어가고
무대 가상사리의 엑스트라-_- 기타리스트와 장군이 슬슬 무대 앞으로 선전한다.
그래... 그럼 그렇지. 학교까지 빠져가면서 준비한 무대인데, 뭔가 큰 활약을 하겠지...^_^
무대 중앙까지 나온 장군과 엑스트라-_- 기타리스트...
여전히 기타치는척을 하다 서로 바라보며 싱긋 웃는듯 싶더니만 반주가 어느순간에달하자...
...동시에 댑따 앞발차기를 하더니 황급히 뒤도 안돌아보고 다시 무대 가상사리로 돌아간다..
난데없이 웬 앞발차기....-_-;;......?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황당해 할틈도 없이 다시 구XX가 튀어나와 입을 뻥긋-_-거린다.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반복)-_-;;"
음...단순하기 짝이 없는 리듬에 반복학습 뛰어난 가사... 사람 세뇌-_-+하기 딱 좋은...
...저 노래 세 번만 들으면, 정말 구XX가 날 사랑한다고 믿어버릴 것만 같은 노래였다...
노래에 현혹-_-되지 않으려 온갖 정신을 집중하며,
잠깐씩 비춰주는 무대 구석탱이의 장군을 보려고 쏟아 붓던 나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한 카메라 감독은 구XX의 현란한 콜라텍 춤-_-을 다각도로 잡아내느라 정신이 없는듯했다.
그렇게 코딱지 만하게 비춰주는 장군의 그림자만이라도 보기위해 눈을 희번뜩거리며
그래도 뭔가 비장의 장기를 숨겨놓고 있으려니 싶어 무척 집중하는 나의 기대에 못미치게
어느덧 구XX는 `졸라 사랑하니까 한번만 봐달라'는 다소 비굴한-_- 가사의 노래를 끝마쳤고
그렇게 썰렁한 반응 속에 장군의 데뷔무대도 끝이 났다.
뭔가...?
그럼...
기타연주하는 척하고 중간에나와서 발차기하는거 연습하려고 허구헛날 학교를 빠졌단말인가..?
순간,
로떼월드의 퍼레이드 행단은 얼마나 과다한 연습량에 시달리겠는가를 깨닫고 마음이 숙연해졌다.
그 후로도 장군은 구XX와의 의 공연-_-을 몇번 더 가졌으나
그때마다 장군은 협찬이 영 시원찮았는지 매번 똑같은 개나리색 카센타 직원 의상을 입고
중간에 나와 앞발차기 하고나서 황급히 무대꽁지로 돌아가는 암기적인 안무만을 선보였고,
(...어찌나 황급히 돌아가는지 돌아가는 그 뒷모습이 마치 경보 선수와도 같았다...-_-)
당시 연륜-_-있던 가수 구XX도 10대 위주로 흘러가는 유행의 피해자중 한사람이었던 지라
얼마 못 가 모두의 무관심-_ㅜ 속에 밴드는 해체되었다.
...하지만, 밴드가 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군은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우리들의 졸업식이 성큼 다가온 어느 날...
장군이 학교에 나타났다.
장군은 자신의 의사와는 아무상관없이 이뤄진 구XX 백밴드덕분에 많은 상처를 입은 듯 했다.
그렇지만, 마침 한 기획사 사장의 눈에 띄어
이번엔 스스로 가수가 되어 한 그룹의 멤버로써 다시 새로 시작하게 되었노라고 얘기했다.
우리들은 모두 기뻐하며 언제쯤 TV에 나올 거냐고 물었고
그는 1년간 충분한 연습기간을 가진 다음에 컴백-_-하게 될 거라고 대답했다.
워낙에 기타치는 걸 좋아하고 락에 심취했던 장군이니만큼 신생될 그룹 또한 멋지겠지.
그렇게 1년이 지나갔고, 마침내 장군도 브라운관으로 복귀했다.
그의 음악 장르는...
...테크노 락 댄스 그룹....-_-;;
...정통 `락'을 사랑하던 소년 장군은 오늘도 빤딱이 레자풍의 파자마=_=같은 의상을 입고
정열적인 표정을 지으며 테크노춤과 립싱크 소화해내는 보컬 뒤에서 기타를 들고 묵묵히 폼을 잰다...-_-
장군의 프라이버시가 걸린 문제임으로 그룹명은 안 밝히겠다.
...그저 장군이 그렇게 나마 성공하길 바라고 있는 마음이다...
...앗싸~ -_-/
카페 게시글
히포크라테스
가수가 된 그녀석.ㅡㅡv 펀글~
따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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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2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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