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여자 여자 그리고 남자 (11편)
/ 모네타
여자에게는 다른 이는 모르는
센치멘탈한 감정들이 있다
늘 친구나 후배들에게는
다정한 선배 동료이지만
감정에 몰입하는 순간
홀로 감정에 흡입되어 우울해지거나
눈물이 난 적도 많다
이유도없이 눈물이 나는 날에는
급한 일도 손을 떠나고
생각은 긴 꼬리를 잡고
하루종일 제자리만 맴돈다
그럴때마다
여자는 자신을 책망한다
내가 왜 이러지
이제는 그럴 나이가 아닌데
중년을 접어든지도
벌써 오래전인데
기분전환을 시도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우울 모드로 빠진다
여자에게는 작지만 장점들이
많이 있다
영화를 보면 흠뻑 빠져들다
영화대사에 매료되어
현실과 미래를 넘나들고
음악을 듣다가도
가사가 마음 쏙 들어오면
잊어버릴까봐
고전처럼 외우고 또 외운다
그 다음에는 써 먹을 어딘가를
찾아 사고의 첨단을 거닌다
여자에게는 모든게 근심 걱정이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이면
빗물의 무게에 못 견뎌
여자의 가게 천정이 무너질까봐
천정을 보며
유사시 피할 방법을 궁리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면
입은 치마가 회오리치는 바람에
불려 하늘로 올라갈까봐
외출도 안하고
눈이 심하게 오는 날이면
교통이 두절되어 굶어죽을까봐
마트에 가서
라면이랑 가스 생수를 잔뜩
사다놓고 스스로 만족한다
여자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자신도
신뢰하지 못해
마음 한구석 의심나는 구석을
샅샅히 뒤진다
그럴때마다 여자의 몸에는
작은 세포의 돌기들이 일어나
여자의 감각을 깨우고
심장박동소리는 커진다
여자는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얼마나 클까
지구가 차지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일까
혹시나 지구가 떨어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왜 여자만 애를 낳아야할까
남자가 나면 편하고 좋을텐데
내가 람보가 되면
그져 미운놈들 싹쓸이 할텐데
‘다다닥 다다닥
피웅 피웅 드르륵 드르륵‘
후배한테 전화가 왔다
같이 점심식사를 하잔다
여자는 곰곰이 아주 곰곰이
머리를 짜고 또 짠다
후배한테 내가 몇 번 얻어먹었지
내가 몇 번을 샀지
이번에는 내차례가 아닐까
맞아 며칠 전 대흥사에서
후배한테 돌솥밥을 얻어먹은
기억이 난다
기집애
진짜 빠꼼이다
내가 잊어먹을까봐 전화까지 주고
서서히 괘씸해진다
지가 전화 안해도
적당한 날에 내가 살텐데
그나저나 어떻하지
후배는 분명히 혼자 오지 않을텐데
자기가 살 때는 여자 혼자만 부르고
여자가 살 때면 후배들을
왕창 모아온다
그것도 여자가 좋하하는 후배들
그럼 여자는 울며겨자 먹기로
속울음만 삼키고
거금을 희사해야만 했다
오늘 해물찜은 비쌀텐데
주머니를 뒤져보고 지갑을 열어
잔고를 확인한다
지갑에는 이번 달 공공요금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가 여러장
눈에 들어온다
여자는 후회가 든다
후배 전화를 받지 말걸
아니 받아도 선약이 있다며
내숭을 떨걸
이젠 쏟아진 물이다
오늘도 할 수 없이 카드로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이번 달 적자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눈물이 난다
난 왜 평생 이렇게 살아야만 할까
다른 여자들은
돈걱정 서방걱정없이 산다고 하는데
여자팔자 서방팔자이다
시집살이 10년
애살이 10년
서방살이 10년
못난 내인생살이................
사랑 사랑 내사랑아
병신같은 내사랑아
이리보아도 사랑
저리보아도 사랑
건너집 돌이엄마는 돈사랑
옆집 추니는 남편사랑
앞집 할배는 술사랑
배나무집 과부는 홀아비사랑
감나무집 처녀는 도둑사랑
여자는 숨겨둔 그님의 사랑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화창한 날에 조은 시간들이시길요
섬세한 여자의 마음을
잘표현하신 모네타님
인간의 삶도 요리저리 잘도헤아려
코미하게 잘내려주셨네요
오늘도 해피한 하루되시구요 ^ * * ^
감사합니다
오늘도 해피한 날이시길요
ㅎ ㅎ ㅎ.
그런 게 인생이지요
섬세함도 좋지만, 가끔은 여유를 부리며 훌훌 털고
낭만을 즐기고 사십시오.
즐감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향필하십시오
모네타님! 여인의 속아지 잘 표현 하셨네요 음악도 옛날 토롯토 뽕짝
그때 그시절을 떠올려 집니다 내가 람보 라면 미움놈 - 다다닥 다다닥 - 피융 피융
미운놈 들 다 쓸어 버리다는 대목에 이 약간 겁나네요 설마 저는 제외 겠지요.
재미 있게 읽고 머물다 갑닏. 늘 향필 하시고 늘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