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16.달날. 날씨: 햇살 가득한 청명한 가을이다.
다 함께 아침열기ㅡ모둠마다 책읽기ㅡ과천꿈드림센터 회의ㅡ점심ㅡ청소ㅡ몸놀이(우면산 약수터)ㅡ마침회ㅡ6학년 영어ㅡ교사회의
[우면산 약수터에서]
가을 햇살이 쏟아진다. 다 함께 모여 떠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즐거운 몸놀이니 모두 걱정이 없구나. 우면산 물아재비 약수터 가는 길은 꼬불꼬불 산길이다. 쑥 자란 풀이 길을 가리고 있다. 사람들이 자주 안 다닌 흔적이다. 또 걷다보면 다시 길이 되리라. 가장 즐거운 재미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늘을 올려다보다 풀을 뜯어 놀이를 하고, 밤이랑 도토리를 줍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15분 걸려 약수터다. 햇살이 따갑지만 선선한 바람과 저마다 속도로 걷는 게 참 좋다. 이맘 때는 모기가 어린이들을 괴롭힌다. 이주 뒤면 밤이 많이 떨어지겠다. 밤산이라 불리는 우면산이니 일찍부터 밤 줍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아 제 때를 놓치면 굵은 밤을 주울 수가 없기도 하다. 지나다 보는 텃밭에는 고구마와 토란이 대단하다. 우면산 산 아래 개간한 텃밭의 역사를 줄곧 봐온지라 어느 분인지 삼 년 동안 땅을 일구고 농사를 제대로 짓는다 싶다. 처음엔 땅심을 길러주려고 콩을 주로 심더니 이제 바뀌고 있다. 그렇게 땅을 일구며 땅이 주는 선물을 맞이하기 위해 얼마나 땀을 흘렸을지 알기에 텃밭 풍경이 그냥 기쁘기만 하다.
어린이들은 어느 곳에서나 놀 곳을 찾아내고 놀 거리를 만들어 낸다. 다 함께 몸을 푸는 체조를 하고, 택견도 하고, 다 함께 하는 놀이로 줄넘기를 하니 우면산 자락이 떠들석하다. 이정도 쯤에 학교가 있으면 참 좋겠다. 적당히 걸어서 학교에 와야 하고, 숲 속에서 마음껏 놀고, 아이들 소리가 불편하다는 민원도 없고, 마을과 멀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 마을 속 작은 학교면...
몸놀이를 할 때면 밧줄은 쓸모가 많다. 간단한 줄넘기 하나만으로 모두가 즐겁다. 나무에 밧줄그네를 만들어내는 어린이들을 도우면 어린이들은 더 신나게 웃으며 그네를 탄다. 환한 웃음은 정말 모든 걸 잊게 한다. 자유 놀이는 그야말로 자유롭다. 꾸준히 협력하는 놀이로, 규칙있는 놀이를 배운 뒤, 자유롭게 놀거리를 찾아 노는 풍경은 언제 봐도 즐겁다. 축구, 야구, 줄넘기, 배드민턴, 밧줄그네, 밤 까기, 돌 캐기,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뛰기, 구경하기...
하늘이시여 온 세상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건강하게 마음껏 자유 속에서 숲속에서 함께 어울려 노는 즐거움 속에서 자라게 하소서.
부족한 선생은 자연과 어린이 품 속에서 삶의 뜻을 새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