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가렛의 가격이 정상화(?)되다 보니 오히려 다양성의 기회가 찾아오는데요.
전 오늘 시가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시가와 시가렛의 제일 큰 차이는 피는 방법에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흡연자 가운데는 뽑기나 여러가지 경로로 시가를 한번 펴보고는 '왜이리 독해'하는 마음에 더이상 내가 도전할 물건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접으신 분들이 있으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사실 이 경우는 잘못된 흡연법에서 기인한 바가 큰데요. 처음 담배를 접할 때, 담배연기를 들이마시지 못하고 입으로만 빨아들였다가 뱉아낸 경험이 있는 흡연경험자들이 계실텐데 그것이 바로 시가를 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시가는 입에 머금어서 향을 굴린다음 뱉아내는 것이 기본 흡연법입니다. 물론 향을 즐기기 위해서 입안에 오랫동안 연기를 유지하다가 뱉아내곤 하는데 이를 Draw라고 하며 draw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느 방법이 옳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런 면은 파이프 담배와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이런 방식의 향 담배들은 담배온도가 올라가면 담배의 원래 맛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적당한 담배의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파이프 유저들이 파이프의 온도가 올라가면 담배를 쉬는 것과 같은 이치로 시가 끽연자들은 너무 자주 draw하지 않아야 제작자들이 의도한 시가의 본연의 맛을 알게 됩니다. 보통 1분이내에 2회이상의 draw는 담배의 향을 저하시킵니다.
시가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잎을 말아서 만드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정확한 제조기법은 모르겠지만서도 끽연을 하다보면 처음과 중반, 그리고 후반에 느껴지는 담배의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맛들 가운데 기본적으로 대중적인 건 creamy, caramel, cedar, pepper향이 있는데요. 와인과 같이 이또한 향의 복잡성(또는 오묘함)이 시가의 상품과 하품으로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또한 시가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고르게 타는 것이 되겠는데요. 시가가 고르게 타게 하기위해서는 Toasting이라고 해서 시가의 불붙일 부분에 고르게 재를 만들어서 골고루 타게 해놓고 담배를 펴야합니다. 하지만 휴미더 보관단계에서 습도가 고르지 않다던지 시가를 싸고 있는 담뱃잎(wrapper)의 품질의 차이로 인하여 고르게 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 또한 시가의 품질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러한 시가는 처음 공장에서 나올때 담배벌레등의 처리를 위해 암모니아 처리를 하게되는데요. 그래서 신상품일수록 암모니아 냄새가 많이 나고, 이런 암모니아 냄새를 빼는 과정을 Aging이라고 부릅니다. 담배장사들은 2주의 에이징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시가를 피는 사람들은 최소 2개월 평균 1년의 에이징 기간을 두고 시가를 피게 됩니다. 에이징 기간동안 같은 휴미더안에 들어가게 된 다른 시가들끼리 향을 공유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데 이를 kissing이라고 표현하며 오랜 끽연가들은 자기만의 키싱을 위해 일부러 같은통에 보관하기도 합니다.
보통의 휴미더는 스페니쉬 시더로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인데 현재 이 스페니쉬 시더는 보호수목이라 미국에서는 연필나무등을 이용하는 휴미더도 제작된다고 합니다. 보통은 여행용과 가정용, 캐비닛으로 나누는데요. 여행용은 10개피 내외의 시가를 보관하는 용도의 작은 휴미더를 말하며, 가정용은 50개에서 200개정도, 그보다 큰 것들은 캐비닛이라고 불러서 보통은 가게 전시용으로 사용이 됩니다. 국내 시가 가게들은 대부분 유리통에 가습기를 이용해서 휴미더를 돌립니다.
이야기가 잠깐 엉뚱한 곳으로 샜군요.
이제 시가를 피는 경우 생기는 장단점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첫번째 장점은 일단 즐거운 시간이 오래간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시가는 미니시가를 제외하면 대충 끽연시간이 짧게는 40분 길게는 2시간이 채 못되는 긴 시간동안 피워야 합니다. 중간에 일이 있으면 커팅하고 나중에 피면....큰일납니다. 아마도 당신이 길에서 누군가 바닥에 버린 밟은 담배를 다시 피는 상황이 아니라면 커팅된 시가는 가격이 얼마짜리건 한두번 draw 후에는 버리게 될 겁니다. 헤어졌다 다시만난 연인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강제된 여유의 시간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동안 모든 담배재와는 친해질 수 없는 전자제품들과는 동떨어져서 오늘 하루 또는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보고 오늘 있었던 고민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급한 배변의 욕구가 있을 때는..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셔도 됩니다. 담뱃불이 그정도는 기다려 줍니다. 하지만 이게 단점이 되서 모닝담배는 참 힘들고 하루에 두번 피는 것도 힘듭니다. 집밖에서 피게 되면 여기저기 오지랍병환자들에게 둘러싸여지므로 집밖에서는 금연자 코스프레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가에 길들여진 후에는 일반 시가렛을 피면 불쾌해집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가렛 요구량은 감소합니다.
두번째 장점은 당신의 음료생활을 윤택하게 합니다.
시가는 구강내에 향을 남기고 뱉아내므로 구강내에 담배향이 가득 남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가의 향이 시가와 함께하는 음료의 맛을 묘하게 만듭니다. 크리미한 시가와 함께하는 아메리카노는 라떼가 되며 페퍼향이 나는 시가와 함께하는 콜라는 닥터페퍼가 됩니다. 상당히 묘한 미각의 즐거움을 줍니다.
어떤가요. 즐거운 시가의 세계로 들어와 보시겠습니까?
첫댓글 시가는 입담이죠 입담해서 향이랑 느끼함?을 맛보는거죠
전 비흡연자지만 어릴때부터 담배를 한다면 파이프해야지...혹은 조선곰방대를 내가 개량해봐야지!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태우는 과정과 동작이 스포츠(?)나 예술활동 같아어
하지만 담배 안태울거니까 상상속에서만 이러고 있지용
담배 필 일은 없지만 말씀 들어보니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드는군요. 잘 봤습니다.
이번에 담뱃값이 오르면서 저도 시가나 파이프 담배로 옮겨탈까 고민했는데 말씀하신 그 여유 때문에 오히려 포기하게 되더군요. 시가나 파이프 담배나 보관, 관리, 준비, 끽연 모든 과정이 까다롭고 충분한 시간과 장소를 필요로 하는 취미더라구요.
쉬는 시간 10분 동안 짧게 피우기만 하던 놈한테는 너무 사치스런 물건들이었습니다.
시가를 피우게 힘들게 만드는 진정한 난관은 냄새 입니다...
-_-; 담배 쩔어든 냄새보다는 훨씬 더 '깊은 향'이 나기는 하는데, 문제는 그 향이 피운 곳에 배어드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 방에서 시가를 한 번 피우면 피운 그 순간 부터 다음 1주일동안 그 냄새가 배어서 안 빠집니다.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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