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만큼 간절할 수 없고, 절망적일 수 없다. 어찌 보면 양면성을 띠고 있다. 제발 이번 만은 뜻을 이루어 달라고 갈망한다. 제발 이번만은 그냥 슬그머니 넘어가고 벗어나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한다. 어떻게든 절망에서 일어나야 한다. 제발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기도를 하고 있다. 아주 절절한 안간힘이다. 그런 모습은 곁에서 보기에도 멍멍하도록 애절하다. 한편으로는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게 비쳐 뭉클하게 한다. ‘제발’의 뜻은 간절히 바라건대 이다. 몸도 목숨도 수명이 다 된 것처럼 몹시 위태롭거나 절박한 지경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절체절명으로 이어지지 싶다. 누가 이런 상황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모른 척 돌아설 수 있으랴. 어떻게든 내 일처럼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구원의 손길을 내밀면 두말없이 받아들이게 한다. 옹달샘 같은 감정에 호소하며 자극하는 셈이다. 우선 목말라하고 타들어 가는 불길을 끄고 볼 일이다. 인간이 평소에는 겸손하고 아주 연약해 보여도 최악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리 만만치가 않다. 지푸라기라도 움켜잡고 빠져나오려 한다. 아주 질기고 질긴 목숨 줄이다. 달랑 하나뿐으로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위기를 모면하고 벗어나 다시 딛고 일어서야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했다. 두뇌가 팽팽 돈다. 이대로 무너지면 모두가 물거품으로 허무하게 끝장이다. 밑바닥에 마지막 남았던 악바리가 되어 벌떡 일어선다. 할 수 있다. 이겨낼 수 있을 만큼만 시련을 준다고 한다. 짊어지고 거뜬히 일어서라. 그냥 단순한 오기가 아닌 피와 땀으로 얻은 대가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나에게만 이런 일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일도 종종 생긴다. ‘제발’ 방향을 잘 잡아 같은 비명이라도 즐거운 소리가 나왔으면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일들과 수시로 마주치게 된다. 때마다 버릇처럼 ‘제발’을 앞세우기도 한다. 그러면서 신기하게 약발처럼 잘 풀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