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절과 초막절, 그리고 초막절이 끝난 다음날 모인 성회(聖會)를 마친 후 이틀이 지난 24일에 이스라엘(유다) 백성은 다시 모였습니다. 이렇게 모여서 이스라엘(유다) 백성은 전 민족적인 회개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리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갱신합니다. 나팔절과 초막절은 기쁨으로 보내는 절기이기에 그 절기를 마친 후에 회개를 위해 모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금식하며 굵은 베를 입고 티끌을 뒤집어 쓰고 모였습니다(1절). 그리고 모든 이방 사람들과 절교하고 하나님 앞에 나와 자기의 죄와 조상들의 허물을 하나님께 자복(自服)하였습니다(2절). 이방 사람들과 절교했다는 것은 단지 어떤 의식(儀式)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자복하는 마음으로 나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행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자기들의 죄와 조상들의 죄까지 모두 하나님 앞에 회개합니다. 부분적인 회개가 아니라 총체적인 회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낮을 4등분하여 낮의 1/4는 여호와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낮의 1/4은 죄를 자복하며 하나님께 경배했습니다(3절). 즉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는 율법책을 낭독하였고,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는 죄를 자복하며 하나님을 경배하였습니다. 율법책을 낭독할 때는 모두 제자리에 서서 에스라가 낭독하는 율법책을 들었습니다. 세 시간 동안 제자리에 서서 말씀을 듣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만, 이들은 마음을 다해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 것입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유다) 백성의 부흥 운동이 일어난 것입니다.
에스라와 더불어 이러한 회개와 언약의 갱신에 앞장 서서 함께한 사람들은 레위 사람들이었습니다. 4절과 5절에는 이러한 레위 사람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에스라를 도와 이스라엘(유다)의 부흥 운동을 이끈 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아(Jeshua)를 비롯한 8명은 단 위에서 큰 소리로 하나님께 부르짖었는데(4절), 이스라엘(유다) 백성의 대표처럼 앞에 나와서 기도하며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아를 비롯한 8명은 백성을 향하여 존귀하시고 영화로우신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외칩니다(5절). 이스라엘(유다) 백성을 향하여 외친 이 레위 사람들은 단 위에서 하나님께 부르짖던 예수아를 비롯한 갓미엘(Kadmiel), 바니(Bani), 세레뱌(Sherebiah), 스바냐(Shebaniah)의 이름도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아마 단 위에서 하나님께 부르짖다가 백성을 향해서도 외친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아를 비롯한 레위 사람들이 백성에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라고 외치며, 5절 이후에는 하나님께 찬양과 경배, 그리고 자복과 회개의 기도를 드릴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Abram)을 택하셔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아브라함(Abraham)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신 사건을 시작으로,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하신 일, 애굽에 가서 종처럼 살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출애굽하여 홍해를 건너게 하셨고, 다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하셔서 정착하게 하신 일,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 땅으로 가는 광야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며 마실 물과 양식을 주신 일, 안식일을 정해주시고 계명과 율법을 주신 일 등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를 지었던 일들을 회고(回顧)하며 하나님 앞에 자복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때마다 이스라엘(유다) 백성을 징계하셨던 것을 떠올리며, 그러한 하나님의 징계는 교만하여 하나님을 거역한 이스라엘(유다) 백성이 마땅히 받아야 할 고통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자비로우시고, 긍휼이 풍성하시며, 노하시기를 더디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이스라엘(유다) 백성을 버리지 않으시고 회복시켜 주시고,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이 기도의 내용에는 이스라엘(유다) 백성을 향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사랑하심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교만과 죄악으로 인해 징계하시지만, 다시 회복시켜 주시는 인자하신 하나님이심을 역사(歷史) 속의 사건들을 열거하면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거의 역사를 열거하는 것은 현재 이스라엘(유다) 백성의 상황을 고백하기 위함입니다. 과거의 조상들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망각하고 교만하여 하나님을 거역하고 죄악에 빠졌었는데, 현재 이스라엘(유다) 백성이 겪고 있는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고백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유다) 백성의 죄악으로 인하여 진노하셔서 징계를 내리시지만, 주님께 회개하고 돌아왔을 때 다시 받아주시고 품어주시는 자비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이시니,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현재의 이스라엘(유다) 백성에게도 그 자비와 긍휼을 베푸셔서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대로 회복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위해 이러한 과거의 역사를 열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을 거역하고 범죄하면 그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시지만, 하나님께 돌아와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면 우리를 용서하시고 다시 품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면 회복시켜 주시는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을 향해 이스라엘(유다) 백성은 죄를 자복하며, 하나님의 말씀(율법)으로 돌아와 그 말씀에 따라 살기로 결단하며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저 형식적인 회개의 기도가 아니라, 마음을 다하여 진실함으로 하나님께 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 앞에 우리도 우리의 죄와 실수를 고백하고,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은혜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복과 회개는 하나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겠다는 결단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주님 앞에 그러한 모습으로 서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