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상불경보살품 제20
일불승 보살행을 실천한 상불경보살
2011-08-18 이기운
1. 항상 모든 사람들을 공경하는 상불경보살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은 많은 보살들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방법으로 법화경의 법문을 실천한 보살이다. 그가 행한 보살행은 위음왕불(威音王佛)의 상법(像法)시대, 증상만자들이 난무하여 모진 박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굴하지 않고 굳은 신심으로 이들을 교화하여 성불할 것을 깨우쳐 주었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을 만나든 그들에게 예배하고 찬탄하면서 “나는 여러분을 깊이 존경하여 감히 가벼이 여기거나 업신여기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다 보살도를 행하여 성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상불경보살이 이와 같이 만나는 사람마다 예배하고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고 하면서 성불할 것이라고 한 것은 법화경을 잘 지니고 실천하여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 의근이 청정함을 얻어서 육근청정(六根淸淨)의 무량한 공덕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법화경은 삼세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중생을 교화하는 본 뜻과 중생을 교화하는 법식을 설한 경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본회(本懷)가 들어 있는 경전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실천하면 그 공덕이 얼마나 크겠는가. 부처님의 본회란 일체중생에게 방편을 열어 진실로 인도하는 것이었으므로, 결국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삼승을 열어 일불승으로 인도하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법화경을 잘 이해하고 실천함이 곧 일불승으로 가는 길이 되는 셈이다. 중생들이 부처님의 본회를 깨우쳐 모두 일불승의 불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중생들이 연인불성(緣因佛性)과 요인불성(了因佛性)과 정인불성(正因佛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앞의 「방편품」에 설한 바 있다. 상불경보살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런 불성이 있으므로 당신들은 반드시 성불할 것이라고 예배하고 가벼이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법사공덕품」에서는 이처럼 법화경을 실천한 공덕이 막중하므로 육근청정을 얻어 무량한 육근의 공덕이 갖추어짐을, 안근의 800가지 공덕이 장엄되고 내지(이근 비근 설근 신근도 마찬가지) 의근에 1200가지 공덕 등 육근의 공덕이 갖추어진다고 설하였다.
증상만자들은 깨달음을 얻지 못했으면서도 깨달았다고 자만하여 자신들이 얻은 경지에 침잠해 있는 자들이다. 이들에게 예배하고 여러분은 모두 성불할 것이기 때문에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말을 할 때 마다 비웃고 욕하고 몽둥이나 기와나 돌로 때리더라도 보살은 멀리 달아나 이들에게 성을 내지 않고 오히려 이들에게 나는 감히 여러분을 가벼이 여기지 않노니 여러분은 다 성불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2. 불도를 이루는 상불경보살행
상불경보살이 법화경을 잘 지니어 예배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나는 여러분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다 성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면서 교화한 것은 결국 일불승 보살행이었다. 이러한 일불승 교화행이므로 이를 믿고 따르는 자는 그 공덕이 무량하고, 훼방하는 자는 죄보(罪報)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 상불경보살은 교화를 편 공덕으로 그 명(命)이 다할 때에는 먼저 전의 위음왕불의 법화경 게송을 듣고 육근청정을 얻어 수명이 연장됨으로써 부처님의 혜명을 이어 다시 법화경으로 중생을 교화했다고 한다. 이때 증상만자들이 상불경보살의 육근청정의 대신통력과 요설변재력과 대선적력을 보고 감화받아 보리에 머물게 되었다.
둘째, 상불경보살이 마침내 명을 다한 후에는 이천억 일월등명불을 뵙고, 다시 이천억 운자재등왕을 뵈었다. 모든 부처님 법중에서 법화경을 설한 공덕으로 육근이 청정해지고 대중 앞에 나서서 법을 펼 때에도 두려움이 없다. 이와 같이 법을 펴고 천만억 부처님을 친견한 후 경을 펴 공덕을 성취하여 성불할 수 있었다.
셋째, 상불경보살은 지금의 세존이시니 과거세에 경을 수지 독송하고 해설하여 교화하지 않았더라면 아누다라삼먁삼보리는 결코 성취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 상불경보살에게 비난했던 증상만자들도 경멸하고 비난한 죄로 인하여 부처님을 뵙지 못하고, 법(法)을 듣지 못했으며, 승(僧)을 만나보지 못하고, 아비지옥의 고를 받았다. 그 뒤에 다시 상불경보살의 교화를 입어 보리를 얻는데, 이 증상만자들이 다름아닌 현재 영축산 법회에 참석한 대중들의 하나로서 법을 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법화의 법을 실천한 상불경보살을 훼방한 것이야말로 곧 법화의 법을 비난한 것이 되어 그 죄보가 매우 크며, 결국 회심하여 부처님의 정법인 법화의 법에 의해 교화받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상불경보살품은 우리에게 불법의 교화와 실천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불자는 상불경보살이 부지런히 정진한 결과 보리의 과를 얻었음을 본받아, 경설의 가르침을 잘 지니어 오로지 평등한 지혜로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갖가지 치욕과 어려움에서도 인욕하여 조금도 나태한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탁악세에서 이 진리는 깨닫기도 어렵고 깨달았더라도 지키기 어려우니, 이 경전을 수지하여 정법을 알리기란 대단히 어렵다. 그러므로 여래의 행을 모범으로 본받아 행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수지라고 할 수 있다.
-이기운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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