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전 오늘은 뉴욕을 떠나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거쳐 서울로 향하던 KAL기가 소련 상공에서 격추된 날이기도 합니다.
요즘도 의문점이 많은 이 사건에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글을 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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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9월 1일 새벽 3시 26분경 일본 북해도 상공에서 교신이 끊깁니다.
일본은 물론 미국 한국도 난리가 났죠. 과연 무슨 문제였던 것인가? 소련 영공을 침범했나?
격추를 당했나 아니면 대공미사일?
승객 240명과 승무원 29명등 총 269명의 사망자를 낸 KAL기 격추사고 20여년전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가 들어서면서 노태우 대통령이 옐친 대통령에게 직접 블랙박스를 건네 받았으나, 여전히
사건은 오리무중....... 그러던 차에 그때 출격했던 소련측 공군조종사의 인터뷰와 그 지역 방공 사령부의
사령관의 인터뷰를 토대로 당시 그상황을 재현했던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 상황을 요약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당시 KAL기가 취한 항로는 북태평양 항로중 가장 짦은 항로였습니다. 알래스카에서 북극쪽으로 다가갔다가
내려오는게 무슨 짦은 항로라고 생각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둥근 지구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가장 짦은 코스가
그것이었죠. 하지만 문제는 -ㅅ- 그 코스가 너무 소련측 영공과 가깝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어찌보면 소련측
최전선 기지인 사할린에 가깝다는 거죠. 사할린에는 소련 방공군의 기지와 레이더 기지 미사일 기지 등등
수많은 군사시설물이 있었기에 소련측도 민감하게 반응함.
그 당시 근처에 미공군 정찰기가 정찰 임무 수행중, 당연히 소련 방공군 소속 Su-13기가 출동하여 일명 밀어내기
(영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것)을 위해 출격, 그러던 중 영공을 침범한 KAL기를 발견함.
당시 조종사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민간여객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국제 공용주파수로 통신을 시도했으나 그 쪽에서
답신이 없었음' 몇번을 시도해도 응답이 없자 조종사는 예광탄을 이용한 위협사격을 가하기로 하고 본부에 허가를 얻음.
하지만 조종사의 인터뷰에 따르면 '내가 예광탄을 발사하기 불과 1~2초 사이에 갑작스레 KAL기가 고도를 높힘 결국 예광탄은
조종사가 볼 수 없는 사각지대로 날아갔고 그 민항기는 마치 전투기를 무시하듯 더욱더 고도를 높히며 사할린 쪽으로 다가감.'
한편 그 지역 방공군 사령관은 민항기가 점점 사할린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고 받고, 예광탄의 위협 경고사격에도
항로를 바꾸지 않고 다가오는 것을 보고 갈등함 '격추를 시켜야 할지 아니면 강제착륙을 시도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방공군 사령관은 '그 민항기는 여객기를 가장한 정찰기' 라는 추측을 하게 되고 결국 격추명령을 내립니다.
조종사는 그 명령을 받자마자 바로 공대공 미사일을 2발 발사 2발 명중으로 한발은 날개와 엔진에 한발은 본체에 맞아 결국
해상에 추락하고 맙니다. 러시아는 바로 항공기 잔해를 수습하라는 명령을 해군에 하달하지만 그 당시 바다와 기상상황이
나빠서 바로 행하지는 못하고 몇일이 경과한 후에 해상수색에 착수합니다. 내심 정찰기가 될만한 증거를 찾던 소련은
기내식 용 포크와 수저, 그리고 대한항공마크가 찍힌 유류품 몇개, 그리고 어린아이의 팔 한쪽만 발견하고 기체 잔해 속에서
정찰기로 의심할만한 그 어떤 근거도 발견하지 못하게 됩니다.
(여담으로 사망자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그 곳을 휩쓸고다니는 대게떼-우리가 많이 먹는 러시아산 킹크랩-가 이미 시체를
먹어치운 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킹크랩을 싫어합니다 ㅠㅠ)
한편 KAL기를 격추시킨 조종사는 후에 훈장을 추서받고, 방공군 사령관도 훈장을 하나 받습니다. 명목은 적국의 정찰기 격추였죠.
한편 이 사건은 수많은 음모론 떡밥을 양산합니다. 먼저 그 당시 KAL기의 기장은 오랜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었고, 또 대통령 전용기를
몰고 미국을 몇번 왕복한적이 있는 베테랑중에 베테랑 조종사였다는 점이 제일 먼저 의문시됩니다. 과연 기장은 항로이탈을 알고
있었는지, 소련 전투기의 경고와 통신을 왜 무시했는지등등, 그리고 중간에 앵커리지를 경유했을때 이미 여객기 승객들은 미국의
증인보호프로그램으로 모두 빼돌린 뒤 정찰기로 바꿨다라는 음모론 등등-요건 시체가 적게발견되서 나온 떡밥- 수많은 음모론을
양산했죠.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이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여러분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첫댓글 GPS문제였다는 이야기도.. 지금처럼 위성에서 직접쏘는 GPS가 있으면 위치추적이 쉬웠으나 그때는 위치를 미리 입력하고 날아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맨처음 위치주적담당이 자신의 컴퓨터에 입력하고 그다음 부기장, 그다음 기장순으로 입력한건데 여기서 오류가 발생, 부기장과 기장의 컴퓨터에 경도 5도인가 10도인가가 잘못입력된 상태였죠. 그다음은 뭐...
혹시 고스톱을 치고있지는...... ㅜㅜ 대게도 무시무시하지만... 전 갈치가 더 무섭습니다....
역시 대게를 먹지 맙시다.
현대 애비오닉스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고고도 비행의 특성 상, 제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결국엔 계기비행에 의존할 뿐입니다. 그 계기에 정보를 입력하는 수순에서 실수가 발생한다면, 그 다음은 Roiche 님 언급하신 수순대로 흐를 뿐이죠.
관성항법장치의 오차가 누적된 문제로 벌어졌다고 하더군요 이로 인해 GPS의 민간 사용이 허가되고요
항법장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네요. 당시 그 근처를 지나가던 여객기에서 항로가 어긋난 것을 보고 연락을 했는데 거기서는 "무슨 소리냐 우리가 정상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