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비행 17
파타고니아 노선의 기항지인
코모도로리바다비아의
무선기사들 중
한 사람이 갑자기 손짓을 하자,
그 방에서 무력하게 철야근무를 하고
있던 직원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그들은 불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는 백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직은 무선기사의 손이
머뭇거리고 있고,
연필은 흔들리고 있었다.
무선기사의 손은
여전히 문자들을 붙잡고 있지만,
손가락들은 이미 떨리고 있었다.
"폭풍인가?"
무선기사는 '그렇다' 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폭풍 때문에 생기는 잡음에
그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읽어내기 어려운
부호들을 받아 적고 나서
단어들로 바꾸었다. 이제
사람들은 문장으로 읽을 수 있었다.
'폭풍권 위의
3천8백 미터 상공에 갇혔음.
해상 쪽으로 벗어났기 때문에
내륙을 향해 정서 방향으로 비행중.
아래쪽은 완전히 봉쇄되었음.
여전히 해상을 비행중인지도 모름.
폭풍권이 내륙까지
확대되었는지 알려주기 바람.'
뇌우 때문에 그 전신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보내려면
여러 무선전신국을 거쳐야 했다.
그 전신은 이 탑에서 저 탑으로
밝히는 봉화처럼 밤속을 전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신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내륙 전체가 폭풍권.
연료는 얼마나 남았나?'
'반시간 정도 비행할 수 있음'
이 전신은 다시 여러
무선전신국에서 철야근무를
하는 무선기사들을 통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전달되었다.
그 비행기의 승무원들은 30분
이내에 태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
지상으로 내동댕이쳐질
운명에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