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걷습니다. 길을 떠납니다. 축협동우회(회장 한태식)에서 강화도로 추계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남원 산내의 지리산 실상사 화주 도법스님은 "다시 길을 떠나자" 라고 희망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길을 다시 떠나자는 말은 그릇된 것은 바로잡고 밝고 향기로운 삶을 지어내기 위한 간접화법입니다.
삶이란 항상 길을 걸어 종국에는 삶을 완성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유한한 여정에 생기를 불어 넣자는 화두일것입니다.
단군께서 국태민안과 민족의 영화와 번영을 위해 해마다 제를 올렸던 마니산 참성단이 있는 역사의 땅 강화도를 찿았습니다.
10월은 축제의 달 입니다. 전국 각지의 시군에서 펼쳐지는 한마당 축제의 굿판이 끝나갈 무렵입니다.
절기상 상강을 이틀 앞둔 청명한 가을 날이었습니다. 동우님들의 강화땅 나들이도 축제의 한 장입니다.
파란 가을 하늘이 높게 열리고 밝고 환한 가을 빛이 쏟아져 내려 온 세상이 축복에 쌓인듯 눈부시게 빛나는 가을날이었습니다.
동우회 일행 70여명은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잠실에서 한강변을 따라 길을 떠났습니다.
잠실 강남 반포 여의도 김포로 이어지는 한강변을 바라보며 한강이 주는 넉넉한 풍경에 젖어 들었습니다.
강변에 우뚝 솟은 빌딩들, 서울을 감싸고 유유히 흐르는 푸른 강물, 상쾌한 가을 날씨는 나들이 객들의 기쁨입니다.
청춘을 같이 보내고 년배가 지긋해진 일행이지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달렸습니다.
부천의 동우들이 일하는 축산물공판장(장장 유기만)에 들렸습니다.
우리의 일터였던 이곳은 후배 동우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소와 돼지를 도축 가공하는 부천축산물공판장은 만여평의 땅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공판장의 역사와 사업실적을 장장의 설명과 화면으로 보고 직원들도 소개받았습니다.
인근의 식당에서 반주를 곁들여 구수한 소머리국밥과 겹간 천엽을 대접 받았습니다.
고구려 소수림왕때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전등사는 유서깊은 고찰입니다.
고목이 된 나무들과 보물로 지정된 대웅보전 약사전 범종등이 전등사가 고찰임을 말해 줍니다.
휘어진 소나무들이 높게 솟아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을 소풍 나온 한무리의 외국인 학교 아이들이 경사진 길을 올라 옵니다.
고즈넉한 산사는 외국인들에게도 볼거리와 휴식을 제공하는가 봅니다.
강화 평화전망대는 강화도의 북단에 위치합니다.
강화도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강화의 이모저모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섬이기는 하지만 꽤나 넓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곳 강화 평화전망대와 서해바다 건너 북한땅 황해도 개풍군은 2KM의 거리입니다.
높다랗게 지어진 전망대에서 바다건너 북한땅을 바라보니 바다와 땅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는 이 해협의 풍치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시거리가 길어 개성의 송악산도 보이고 예성강과 임진강도 보입니다.
전망대 해설사인 여성의 설명에 따라 개성공단은 어디쯤인지 해창포와 관산포는 어디인지 유도는 어떤 섬인지를 살폈습니다.
이곳에서 개성까지 고속도로를 놓으면 20여분이면 갈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가까운 거리 인가요.
그러나 우린 갈수 없고 올수 없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은 자유롭게 오가고 바람도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불어 오고 햇빛과 달빛도 같이 비추는데
우리 민족이 둘로 나뉘어 오도 가도 못하는 아픔을 겪고 있는 현장입니다.
전망대를 내려 오니 강같은 푸른 바다와 밝은 햇살과 높다란 하늘 시원한 바람이 상쾌함을 더해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에 이만하면 족하다고 자족해봤습니다.
마음이 흡족하고 고요할때 기쁨이 솟아 오르면 "나는 지금 낙원을 걷고 있는 것이다"라고 가끔씩 자위해 봅니다.
평화전망대를 터벅터벅 내려오면서 "오늘도 낙원을 걷고 있다"고 자위해 봤습니다.
들판에는 추수가 끝나고 볏집들을 싼 흰 곤포들이 여기저기 놓였습니다.
강화에는 고인돌군과 여러 돈대와 궁지와 성, 역사 유적이 많습니다.
인삼과 사자발쑥 화문석 한우와 순무 해산물등 특산물도 많은 강화를 뒤로하고
왔던 길 강화대교를 건너 어스름 불빛이 휘황한 한강변을 따라 잠실 석촌호수옆의 설렁탕집에 도착하니
손에는 목우촌햄과 우산 타월 부드러운 모포가 쥐어 졌습니다.
철따라 이같이 풍성한 나들이를 준비하신 한태식 동우회장님과 사무국장(이효길)에게 감사하며
동우들의 건강과 동우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건배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