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의 글 (1037) - 공유의 글 (만해 )한용운 님 : 나룻배와 행인

[(志行) 박태조]

나룻배와 행인

                  만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다 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1연과 4연 같은 싯귀: 수미 상관식 구성: 강조의 의미 

* 강원도 설악 백담사 만해 한용운님 기념비 시를 읽으며 뵙다

   2025년 5월 3일 시상 여행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