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어제 시작 예배 때, 드물게 진리에 대한 말씀 선포가 있어서 기뻤고, 기대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시간에는 ‘역시나’입니다.
강사로 세워지는 사람들이 다 목사요, 신학 교수인데
너무도 어이없는 성경 해석과 자료들에 놀랄 뿐입니다.
늘 외치는 ‘생명, 평화, 정의’에 여전히 예수님은 없습니다.
그저 세상 속에서의 정보와 지식과 저마다 가지는 신념의 소리만이 강의실 허공을 떠다닙니다.
기장 교회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진리를 보게 하옵소서.
눈이 많이 왔습니다.
돌아가는 길,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십자가 보혈을 의지합니다.
여기 오니 주님의 보혈이 절절히 감사합니다.
정결한 마음 주시옵소서.
성령님, 말씀을 조명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 그런데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지도자라
2.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이르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
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4. 니고데모가 이르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 두 번째 모태에 들어갔다가 날 수 있사옵나이까
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6.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8.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9. 니고데모가 대답하여 이르되 어찌 그러한 일이 있을 수 있나이까
(본문 주해)
1절 : 니고데모에 대한 소개이다.
니고데모는 바리새인이며 율법의 선생이다. 그는 산헤드린 공의회 회원이기도 했다.
2절 : 이 니고데모가 밤에 예수님을 찾아왔다. 밤에 온 이유는 자신의 체면 때문에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한편, ‘밤’은 니고데모의 영적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스라엘의 선생이 난데없이 나타난 젊은이에게 찾아가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가 예수님을 향하여 랍비라고 부른다. 그것은 존경하여 부르는 말이다.
니고데모가 예수님이 하나님에게서 오신 선생인 줄 안다고 말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유월절에 예루살렘에 계시면서 표적을 행하신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성전을 헐라고 하신 말씀과 사흘 만에 세우신다는 말씀도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질문을 하려고 예수님을 찾아온 것이다.
3절 : 예수님께서 갑자기 거듭남에 대해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서 태어난 것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고 위로부터 다시 태어나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시는 것이다.
바리새인 니고데모는 산헤드린 공회원이며 율법의 선생이다.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치는 선생이지만 아직 거듭나지 않았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의 속을 다 아신다.(2:24~25)
4절 :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니고데모는 사람이 늙었는데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느냐고 묻는다.
니고데모의 이 질문은 인간이 스스로 거듭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대 사회에서 최고의 지성이며 율법의 선생인 자, 율법의 의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자라도 거듭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율법의 기능은 인간이 죄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
5절 : 거듭나는 일은 물과 성령으로 나야 한다.
물과 성령으로 난다는 말씀은 세례 요한의 세례와 예수님의 성령 세례를 함께 말씀하신 것이다. 세례 요한이 물로 세례를 준 이유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게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물로 세례를 받는다는 말은 지금까지 지켜온 모든 율법의 의가 물에 빠져 죽는 것이다. 그래야 예수님을 주와 그리스도로 믿을 수 있는 것이다.
6~8절 : 육에서 영으로 넘어갈 수가 없다. 육을 잘 관리하여 영으로 자라게 할 수도 없다.
육에서 영으로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출처가 다르다는 것이다. 육으로 났지만, 잘 다듬고 훈련하고 큐티하고 제자훈련하면 거듭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위로부터 났다는 말이다. 땅에서 태어난 자는 땅의 것만 안다.
그러니 네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은 니고데모의 모든 것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다.
타락한 인간의 육으로는 생명나무를 얻을 수 없다. 육은 구원에 무익하다.(요6:63)
그러므로 생명 쪽에서 일방적으로 오시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거듭나야 하겠다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고 하시며, 거듭나는 일은 바람이 부는 것과 같다고 하신다.
거듭남은 성령의 임함이요, 성령의 임함은 바람이 부는 것과 같다는 말씀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는데 성령이 임하시면 달라지는 것이 있는 것이다. 즉 거듭난 증거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어지고, 위의 속한 것을 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성령을 보내 주셔서 십자가로 이끌어 가시기에 되어지는 일이다.
9절 : “니고데모가 예수께 물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새번역)
예수님의 말씀에 니고데모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나의 묵상)
나는 1983년 12월 11일에 물세례를 받았다.
날짜를 똑똑히 기억하는 것은, 그때 무슨 특별한 경험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음 날 첫 딸을 낳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례받으면서 막 기뻐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속으로 내 믿음에 문제가 있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믿음이 있는 척 내 마음을 잘 포장하여 교회를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물세례로 예수님을 믿는 자가 되었으니, 주님께서 주실 성령의 세례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성령님을 사모하지 않았다.
니고데모처럼 밤에라도 예수님을 찾아가지 않았다.(사실 니고데모도 스스로 예수님을 찾게 되었다기보다 성령의 인도하심이 시작된 것이겠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그저 종교생활에 열심을 내던 자임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찾아와 주셔서 복음을 듣게 하신 것이다.
오늘 계속 예수님과 동문서답하는 니고데모처럼 내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백 개 천 개가 넘어 갸우뚱거리기만 했다.
그렇지만 그 상태로 말씀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말씀에서 역사하시는 성령의 은혜는 놀라웠다.
말씀을 조금씩 알게 되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나는 거듭난 자가 되었다.
땅에서 태어나 땅의 것에만 코를 박고 살던 자의 고개가 들려지고 위의 것을 바라보며 하늘의 공기를 숨쉬는 자가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 어디서 어떻게 부는지, 그 흐름을 나는 모르지만,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내 피부에 감촉을 느끼듯 나는 성령으로 거듭난 자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위에서 내려오신 분이 십자가에 들림으로 자기 백성인 나를 이끌어 올리심으로 거듭나게 하신 것이다. 창세전 아버지와 함께 계셨던 아들이 위에서 내려오셔서 허물과 죄로 죽은 나를 십자가로 끌어안으시고 하늘에 올리셨다.
성령이 임하지 않은 니고데모는 예수님의 말씀을 도무지 못 알아듣지만, 나는 더 이상 예수님과 동문서답하지 않게 되었다. 그 증거는 성경 말씀이 믿어지는 것이다. 믿어질 뿐만 아니라, 신령한 젖인 말씀을 사모하게 되었다. 육신으로 태어나면 엄마의 젖을 찾지만, 나는 영적으로 다시 태어났기에 말씀을 사모하는 자가 되었다.
장차 니고데모를 만나게 되면 우리는 서로에게 할 말이 참 많을 것 같다.
‘와, 그때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니까.....’
‘그런데 성령께서 오시니 내 마음에 알 수 없는 벅찬 기쁨을 주셨지....’
‘바람!....꼭 맞는 예수님의 비유였던 것 같아.....’
서천의 둘째 날이 밝아온다.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다.
카드에서나 보던 광경이다.
너무도 예쁘다.
그러나 답답한 강의실......성령의 새 바람이 이곳에도 불어와 주시길 기도한다.
(묵상 기도)
주님,
아무리 많이 배워도, 아무리 높은 명예를 가져도, 아무리 부자라도
주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거듭날 수 없는 비참한 존재,
그저 땅에서 나서 영원한 멸망으로 돌아갈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 니고데모에게 주실 은혜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주님께로 그의 발걸음을 인도해 주신 것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걸음걸음도 그렇게 인도해 주셨음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령으로 거듭난 자,
오직 복음과 생명의 삶을 전하는 이 사명을 끝까지 잘 감당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