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안내] 나는 가고 너는 와야지 (통일의집)
인수동 밀알의 집에 이웃한 '통일의 집'에서 '나는 가고 너는 와야지'라는 주제로 고향 황해도를 떠나
남으로 온 작가인 '선무'와 컬래버 전시회를 진행중입니다.
10월 31일까지 이어집니다. 금요미사 오시는 길이나 좋은 가을날 북한산 나들이 오시는 일정으로
전시 관람하셔도 좋겠습니다.
<기획의 말 중>
나는 가고 너는 와야지”라는 늦봄의 시에 응답하듯, 3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선무 작가가 우리
에게로 왔다. 마치 늦봄의 초대에 조금 늦게 응한 듯 선무 작가는 고향 황해도를 등지고 남으로
내려왔고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다.
탈북 작가 선무와 늦봄의 만남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역동적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30년이라는
세월의 격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불꽃을 튀기며, 때로는 알 수 없는 불편함으로 우리를 꿈틀
거리게 한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우리는 우리 안에 굳게 자리 잡고 있는 족쇄와 타부에 맞닥
뜨리는 경험을 했다.
해방과 전쟁 이후 80년 동안 우리를 줄곧 옥죄어 온 이념의 장벽은 편견과 자기 검열, 두려움, 더
나아가 거리두기와 외면으로 우리 안에 내면화 되어 있음을 직면한다. 문익환이 시와 언어, 삶으로
족쇄와 타부를 끊었다면 선무는 그림으로 우리 안의 벽을 지우는 작업을 한다. 선무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늦봄의 생각과 닮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이름 선무는 ‘선이 없다’는 뜻이다. ‘선’이란 휴전선 또는 DMZ를 둘러싼 물리적인 철조망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 뚜렷하게 각인된 ‘선’을 ‘없다’고 선언하며 붓과
가위로 그 선을 지우고, 뛰어넘고, 넘나들며 자유롭게 곡예를 펼친다. 마치 늦봄의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에 그림으로 응답하고 있는 듯하다.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
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
역에 가서 평양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
그럼으로써 선무는 예술가의 사회적인 역할인 금기와 편견을 깨고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 “사팔
뜨기가 된 우리의 눈들이 제대로 돌아 산이 산으로, 내가 내로, 하늘이 하늘로... 사람이 사람으로
제대로” (꿈을 비는 마음 일부) 볼 수 있도록 한다. 선무와 문익환 통일의 집 컬래버 전시를 통해
마음속의 금기가 허물어져 나가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출처] [전시안내]나는 가고 너는 와야지(통일의집) (예수살이공동체) | 작성자 단호박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