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아(Memoria)
글쓴이 최현동
"이곳이 비쿨루스(Viculus)가 맞냐고 물었다."
커다란 적색의 장식용 술이 인상적인 검고 커다란 카시스(Cassis) 투구 사이로 조용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아까부터 늙은 파수병(把守兵)은 묵묵부답이었다.
"무례하군. 늙은이"
"……"
그가 나타난 바람에 꿀맛 같은 낮잠을 깬 노병(老兵)은 그늘 밖에서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투구를 낡아빠진 미늘창으로 끌어당기려 할 뿐 들은 시늉조차 하지 안았다. 주방용 냄비로도 못쓸 것 같아 보이는, 돔(Dome)형의 갈레아(Galea) 투구 속에서 구리 동전 서너 개가 따갑게 내리쬐는 한 여름의 오후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바르두스 베르탈리우스(Bardus Vertalius)다."
기사는 말 안장 위에서 들고 있던 검은 기창(騎槍)을 들어 쭈그려 앉아있는 노인의 정수리를 살며시 두드렸다. 그제야 노인은 퀭한 검은 눈동자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의 협박에도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역정 내었다.
"기사 나리야 말로 저 글자가 천신(天神)이 만든 디우스 리테라(Dius litera)쯤으로 보이시오? 더워 죽겠는데, 자꾸 귀찮……"
불행히도 기사의 흑(黑)기창은 그에게 말을 마칠 자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목이 꿰어져 허공에서 버둥거리는 노병의 뒤편으로 신들의 산 몬타누스(Montanus) 너머에 있다는 플라니타스(Planitas) 평원에 사는 전설의 붉은 코끼리, 로데 엘레판투스(Rhode Elephantus)도 놀랄 만큼, 커다란 회백색 바위가 그 기괴한 모양 그대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거기에는 '비쿨루스'라는 글자가 대문짝만하게 새겨져 있었다.
"천한 주둥이로 루피타 로비스(Luppita Lovis)의 기사를 능멸(凌蔑)한 벌이다. 고해(告解)는 가면서 받도록 하지."
바르두스는 쉴새 없이 피를 쏟아내고 있는 노병을 그대로 쳐들고서는 조용히 읊조렸다. 지난 해 루다에아(Ludaea) 반란을 진압한 공(功)으로 드와켈로트(Dwacelot) 황제에게서 하사 받은 에쿠우스 벨라토르(Equus Bellator)에게 길을 재촉했다. 방금 지옥의 흑해(黑海) 폰투스(Pontus)에서 건져낸 듯한 흑마(黑馬)는 크게 투레질을 하고서 보기에도 멀미가 날 것 같이 어지러운 아지랑이를 향해 총총히 걸음을 옮겼다.
"덥군."
태양의 여신 솔라리아(Solaria)의 영원한 젊음을 지켜주는 황금 장미가 피어있는 아우라리우스 로제툼(Aurarius Rosetum)의 정원지기 광웅(狂熊) 아칸투스(Acantus)의 몸을 덮고 있는 독(毒)가시, 톡시쿰(Toxicum)을 연상시키는 앙상하게 말라버린 을씨년스러운 가로수들 사이로 난 좁고 고불거리는 거친 도로 위로 불경한 자의 끈적한 선혈(鮮血)이 긴 점선을 긋고 있었다.
♣ ♣ ♣ ♣ ♣ ♣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 숨이 막힐 것 같이 더운 공기와 코를 찌르는 역한 술찐내가 그를 맞이했다. 창문조차 없는 이 좁아터진 건물 안에는 대낮부터 낡아빠진, 여남은 탁자를 끼고 오밀조밀 앉은 마흔 가량의 남녀들이 싸구려 맥주인 페르멘툼(Fermentum)을 연거푸 들이키고 있었고, 여기 저기 터져서 술이 줄줄 새는 배가 불룩한 오에노포룸(Oenophorum)에서 열심히 술을 담고 있는 주변 머리만 겨우 남아있는 대머리의 주인장, 그리고 자신을 희롱하는 주정뱅이들을 피해 그 술을 나르느라 정신이 없는, 머리를 바싹 틀어 올린 앳된 얼굴의 여급 하나가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불청객(不請客)의 등장을 제일 먼저 알아챈 것은 여급이었다. 입구에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한 그는, 술찌거기로 더러워진 손을 앞치마에 대충 닦고서 그에게 다가가서 방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었다.
"어서 오세요. 외지(外地) 분이신가 봐요. 혼자이신……"
피 얼룩이 잔뜩 묻은 선명한 회색의 라케르나(Lacerna)를 걸친 키가 4 쿼빗(Quobit)이나 되는 이방인의 그림자라는 것을 안 여급은 말문이 막혀서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세 발짝 이나 뒷걸음질 쳤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람들의 귓전을 괴롭히는 갑옷의 소음에 어느새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모아졌다. 비록 그것이 천신의 뇌창(雷槍), 퀴리스 풀미니스(Quiris Fulminis)도 뚫지 못한다는 아르마투라 아쿠일룸(Armatura Aquilum)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주위를 압도하는 검은 갑주(甲胄)의 위용에 마을에 하나 밖에 없는 여관이자 주점인, 신의 계시를 알려준다는 성계(聖鷄)의 이름을 딴 풀라리우스(Pullarius)의 아트리움(Atrium)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물론 하지만, 잠시 후 아마포로 짠 라케르나(Lacerna)를 벗자 장내(場內)는 침묵의 신 아르카누스(Arcanus)의 신전보다 더 조용해졌다. 클레멘샤 성기사단 (Sacrarium Equestris Clementia)의 인시그네(Insigne)가 그의 목에서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눌루스 에퀘스트리스(Anulus Equestris), 그것이 샨시아(Tianxia) 대륙 패자(覇者) 천년 제국 잉그라스(Ingras)의 클레멘샤 성시사단의 문장(紋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인은?"
"네? 저, 저기……"
그가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지만, 그에게 압도된 나머지 여급은 이유도 묻지 않고서 주인을 가리켜 보였다. 그는 큰 걸음으로 주인에게 향했다.
"루틸루아(Rutilua)는?"
투구 속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방금 따른 페르멘툼의 거품 가시는 소리까지 들릴 만큼의 고요 속에서 황도(皇都) 잉그라스에 있는 제국 최대의 신전(神殿)인, 카피톨리움(Capitolium)의 만종(晩鍾) 소리만큼이나 크게 들렸다.
"루틸루아? 루틸루아라면……"
"네가 생각하는 놈이 맞다. 어디 있나?"
예상치 못한 기사의 출현에 그렇지 않아도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하고 있던, 사람 좋아 보이는 대머리의 주인장은 그의 갑작스런 물음에 콧수염마저 벗겨질 지경이었다.
"나리, 죄송하지만, 저는 잘……"
그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날카로운 금속성의 파찰음(破擦音)과 함께 그의 목에 서슬 퍼런 검이 겨누어졌다. 그는 도와달라는 시늉을 했지만, 누구 하나 그를 도우려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내 스파타(Spatha)의 인내심이 그렇게 궁금하나?"
모두들 숨을 죽이고서 사태를 지켜볼 뿐이었다. 잔뜩 겁에 질린 기는 잔이 넘치는지도 모르고서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맥주 거품이 그의 손도 모자라, 구두까지 흠뻑 적시고 난 후에야 비로소 정신이 든 그는 다시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나, 나리…… 바, 방금 생각났습니다. 루틸루아를 봤다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빈 방은?"
"네?"
아찔한 상황에서 엉뚱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잠시 주인장은 그의 귀를 의심했다.
"아직도 인내심이 궁금한가 보지?"
"죄, 죄송합니다. 방은 모두 비어있습니다만……"
"내일 아침까지다."
검을 거둔 그는 그에게 부(富)와 다산(多産)의 여신 아에라리아(Aeraria)의 이름을 붙인 금화 두 닢을 그에게 던지면서 덧붙였다.
"길잡이 하나에, 아에라리온(Aerarion) 한 닢이다. 많을수록 좋다. 나머지는 당분간 이 여관을 전세 내는 값이다.
"아, 네, 알겠습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연신 머리를 조아리던 그는 얼떨결에 받아 든 금화가 믿기지 않은지, 이리저리 돌려보고 보았다. 거기에는 잉그라스 제국의 통치자인 113대 황제, 베스파시아누스 6세의 젊은 초상이 선명히 세겨져 있었다.
"말에게 신선한 풀과 물을 주도록. 그리고 다시 내려왔을 때 저 더러운 것들이 눈에 띄지 않게 해라."
언뜻 보기에도 훌륭해 보이는, 잘 손질된 그의 검이 검은 소가죽 검대(劍帶)에 매달린, 금박으로 세긴 화려한 넝쿨 장식이 인상적인 칼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탁자 위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더러운 것들'을 쭉 가리켰다.
"그리고 마을의 장인(匠人)들을 지금 모두 불러 와라. 역시 하나 당 아에라리온 한 닢이다. 마지막으로 지금부터 누구도 2층으로 올라오지 말도록."
"네?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주인장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여급과 함께 허둥지둥 손님들을 밖으로 밀어냈고, 기사는 다시 요란한 갑옷 소리를 내면서 이층으로 사라졌다. 졸지에 내쫓기는 신세가 된 주정꾼들이 고래고래 욕설을 퍼붓기는 했지만, 그다지 큰 소동 없이 여관은 곧 평온을 되찾았다.
"저 기사 양반은 왜 갑지기 나타나서 뜬금없이 루틸루아를 찾는거지? 덕분에 장사도 못하게 됐잖아."
"대신 덕분에 돈벼락을 맞으셨잖아요."
"하긴…… 그럼 오히려 감사 해야하나?"
주인장은 자신의 목이 잘 붙어있는지 손으로 확인하면서 씁씁하게 웃었다.
"근데, 루틸루아라면, 오쿨루스 말루스(Occulus Malus)인가 하는 전설의 금빛 드라코(Draco) 아닌가요? 그 붉은 눈을 바라보면 반드시 화변(火變)을 당한다던가? 저번에 델라리움(Delarium)에 갔을 때 디알리스(Dialis)들이 벽화를 가르키면서 가르쳐줬어요. "
"흉안(凶眼)의 드라코, 루틸루아라고만 알고 있을 뿐, 나도 너처럼 신전 사제들한테서 조금씩 주워들은 거 이외에는 잘 몰라."
"아까 본 사람이 있다면서요?"
그의 말에 여급은 습관처럼 만지는 자신의 목에 걸고 있는 은반지를 손톱에 까만 때가 가득한 손가락에 끼웠다 뺐다 하면서 그에게 반문했다.
"그래, 그 미친 여자 애가 직접 봤다고 하기는 했지."
"혹시 그 아멘샤(Amentia)라는 계집애 말인가요?"
"그럼 걔 말고 우리 마을에서 그런 헛소리를 지껄일 사람이 누구 있겠어?"
그 둘은 신이 나서는 아멘샤라는 여자에 대한 갖은 험담을 하면서 한참을 서로 키득거렸다. 그때 문득 주변을 돌아보던 여급은 구석 테이블에 아직도 나가지 않은 검은 튜니카(Tunica)에 회백색 파이눌라(Paenula) 차림의 사내 하나가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라? 분명히 다 내보낸 거 같은데, 사람이 있었네."
아마도 졸고 있는 취객(醉客)이라고 생각한 여급은 종종 걸음으로 쪼르르 다가가서는 그의 등을 살짝 흔들면서 정중하게 말했다.
"손님, 사정이 생겨서 지금부터 손님을 받지 않아요. 죄송하지만, 나가 주시겠어요?"
"그래, 이제야 생각 나는군!"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여급은 순간 깜짝 놀랐다. 분명 마치 어린 소년의, 맑은 목소리였는데, 키가 1 오르기아(Orgia)나 되는, 훤칠한 청년이었던 것이다. 파이눌라를 깊게 눌러 써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서글서글한 눈매에, 오똑한 콧날, 그리고 얇은 입술이 뽀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상당한 미남이었다. 다만, 허름한 차림새가 너무 평범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아,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잠시 딴 생각을 하느라. 그럼 이만."
누굴까. 저런 청년이 우리 마을에 살았나. 여급의 기억으로 청년은 분명히 이 마을 사람이 아니었다.
"아, 맞다! 저 손님, 계산은 하시고 가셔야죠!"
깜박 잊고, 경황 중에 술값을 받지 않은 것을 깨닫고는 그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그는 품 속을 여기 저기 뒤지더니, 두 손을 들어 난색(難色)을 보였다.
"죄송하지만, 가진 게 이것 밖에 없네요. 다음에 찾으러 올게요!"
무언가 탁자 위로 휙 던지고는 황급히 문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저, 손님. 외상은…… 손님!"
황급히 뒤쫓아 나갔지만, 이미 그는 보이지 않았다. 가끔 이곳에 들르는 뜨네기 손님들에게 늘 당하는 일인지라 별 다를 것은 없었기에 보이지도 않는 예전처럼 뒤통수에 대고 욕을 하지는 않았다.
"역시 뜨네기들이란……"
잠시나마 저 날도둑놈의 외모에 마음이 설래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면서 여관으로 돌아왔다.
"또 놓쳤어요. 다행히 한 잔 밖에 안마셨지만……"
"안키룰라(Ancillula)! 혹시 이런 금화는 본 적 있어?"
투덜대면서 돌아온 안키룰라에게 주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금화라면 아까 봤잖아요."
"아니, 아까 그 손님이 술값 대신 주고 간 건데, 아그리카(Agrica) 금화인가?"
"설마요. 이런 촌구석에 외국 금화가 나돌리 없잖아요."
"그렇겠지? 그럼 이건 도대체 뭐지? 달라. 뭐라고 써 있는 거 같은데…… 까막눈이니 도통 알 수가 있어야지. 안키룰라는 글 좀 알지?"
주인장은 성기사가 준 금화와는 사뭇 다른 광택을 뿜고 있는, 금화를 찬찬히 살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알 수 없자, 여급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도 겨우 읽는 방법 밖에 모르는 걸요."
"그래도 나보다는 낫잖아."
주인장은 멋쩍은 듯이 얼마 남지 않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그에게 금화를 넘겼다. 어른 엄지 손톱의 두 배 정도되는 금화에는 월계수로 만든 관인 라우레아투스(Laureatus)를 쓴 남자의 얼굴이 양각(陽刻)으로 새겨져 있었다. 안키룰라는 실눈을 하고서 금화 테두리에 새겨진 조그만 글씨를 하나씩 읽어갔다.
"음, 데(D), 오(O), 엠(M), 이(I), 테(T), 이(I) 아(A), 엔(N), 우(U), 에스(S)…… 도미티아누스? 라우레아투스로 봐서 황제인 거 같은데…… 글쎄요. 잘 떠오르지를 않네요."
"도, 도미티아누스? 정말이야?"
성계장(聖鷄莊)의 주인은 순간 자신의 입술이 경련(痙攣)을 일으키는 것을 느꼈다.
"네, 그런 것 같아요. 아세요?"
"알고 말고! 초대 황제 도미티아누스 임페라토르(Imperator)를 몰라?"
"네? 그럼 이게 천년 전에 만들어진 금화란 말이에요?"
그들이 너무 놀라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무렵, 여관에서 조금 떨어진, 3 오르기아는 족히 될 법한 검은 루피타(Luppita) 신상(神像) 그늘 아래서는 언제 나타났는지 금화의 본래 주인이 아마도 플라리우스로 추정되는, 다 지워져 가는 조악한 그림 간판이 대롱거리는 건물의 2층에 난 창문 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스파타를 이런 곳에서 보게 되다니…… 이번에는 적어도 백 년쯤은 조용히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파이눌라를 벗어내리자 어깨까지 치렁거리는 금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빌어 쳐먹을 놈의 악연(惡緣)…… 정말 질기기 하지. 뭐, 원하신다면 어쩔 수 없지만……"
검은 커튼이 드리워진 커다란 격자창을 응시하던 입가에 잠시 차가운 미소가 흘렀다가 사라졌다.
"누가 당신 핏줄이 아니랄 까봐 그 고약한 버릇을 그대로 가르치셨더군. 피차 상관없는 사람들은 건드리지 말았으면 싶은데 말이야. 뭐, 나도 그럴만한 처지는 아니지만……."
그는 몸을 기대고 있던 석상을 인사 하듯 손으로 한번 툭 치고는 발길을 돌렸다. 순간 천신상(天神像)이 아무런 소리도 없이 산산조각 나더니, 석상 위에 걸쳐있던, 목이 꿰뚫린 채로 온통 피칠을 한, 시퍼런 사체 한 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 바르두스 베리탈리우스…… 썩 괜찮은 이름이야."
그가 이방인의 이름을 읊자, 순간 새빨간 안광(眼光)이 뿜어져 나왔다가 사그라들었다.
"이 마을도 내일 저녁쯤 끝장나겠지. 역시 버러지같은 인간 놈들에게는 아칸투스의 금화가 최고라니까. 뭐, 아멘샤한테 혼은 좀 나겠지만…… "
어깨를 들썩이며 키득거리던 그가 몇 발자국 더 가자, 어디선가 갑자기 바람이 몰아치더니 그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덥군."
아까부터 커튼 사이로 밖을 지켜보던 바르두스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태연하게 자신의 검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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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뭔가 모를 용어들이 잔뜩~.
뭔가, 장편 소설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데, 연재하실거에요? ' -)
쿠겔겔겔...... 낱말 제시어 바뀔 때마다 연재해보도록 노력을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