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
동경 유학에서 돌아와 서울 경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이형식은 미국에 유학하려는 김 장로의 딸 선형의 가정교사가 된다. 그 무렵, 형식의 어린 시절 동무이자 옛 은사인 박 진사의 딸 영채가 그의 하숙집에 찾아온다. 신문명 운동가 박 진사는 학교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살인 강도 홍모가 500원을 탈취한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되어 감옥에 갇히게 된다. 영채는 투옥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월향이라는 기생이 되었다. 그러나 박 진사는 자결하고 만다. 의지할 곳 없는 영채는 어릴 때부터 형식의 아내가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좇아 오직 그를 사모하며 절개를 지켜 온다. 형식은 영채를 구원하여 아내로 삼으려는 생각을 하나, 기생이 된 사실에 마음의 동요를 일으킨다. 이런 형식의 태도에 실망한 영채는 낙망하여 떠난다. 형식은 선형과 영채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다음날, 경성학교 학생들이 배 학감의 주색을 탐하는 파렴치한 태도를 규탄하며 동맹 휴학을 결의하겠다고 한다. 형식은 학생들을 만류한 후, 배 학감에게 말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의 오해를 사게 된다.
한편, 영채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경성학교 교주의 아들 김현수는 배 학감으로 하여금 그녀를 청량사로 유인하게 한다. 배 학감과 월향의 관계를 알게 된 형식은 신우선과 함께 이들이 있는 요정을 찾아간다. 하지만 형식이 갔을 때는 영채가 배 학감에게 겁탈을 당한 후였다.
다음날, 영채는 배 학감에게 당한 수치심에서 형식에게 유서를 남기고 평양으로 떠난다. 형식은 영채를 찾아 평양으로 뒤쫓아갔으나 그녀를 만나지 못 한 채 서울로 돌아온다. 그런데 배 학감의 계략으로 학생들에게 기생을 만난 더러운 선생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형식은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영채가 죽었을 것이라 생각한 형식은 그녀의 시체를 찾으러 떠나려 한다. 이때 김 장로의 집에서 보낸 사람이 선형과의 약혼을 승낙하라고 한다. 이에 형식은 김 장로의 집으로 가 약혼을 하고 함께 미국 유학을 가기로 한다.
한편, 영채는 자살을 결심하고 평양으로 가는 기차에서, 동경 유학생인 김병욱을 우연히 만나 자신의 처지를 말한다. 영채의 이야기를 들은 병욱은 부모의 말에 따라 남편을 결정하는 구습 때문에 죽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알려준다. 병욱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은 영채는 봉건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관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병욱과 함께 동경으로 떠나기로 한다.
김병욱과 함께 동경 유학의 길에 오른 영채는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약혼을 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는 형식과 선형을 만난다. 형식은 영채를 만나자 죄책감을 느끼고 영채는 형식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나 영채를 찾아온 형식이 자신이 죄인이라고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자 영채도 미안하다고 말한다. 한편, 선형은 형식이 영채를 만나러 갔을 때, 질투를 느끼며 형식의 인간됨을 의심하다가 추악해진 자신을 발견해 버리고 만다.
다음날, 그들이 타고 가던 기차가 수재로 인해 삼랑진에서 머물게 되고, 그들은 수재민을 돕기 위해 한 마음이 되어 자선 음악회를 개최한다. 그런 가운데 선형과 영채는 협심하게 되고, 개인적 감정을 결국엔 사라지고 만다. 여관방에 모인 이들은 민중 계몽과 민족의 장래를 이끌어 갈 주체로서 자신들의 사명을 다하기로 굳건히 다짐한다.
<유정>
유정은 춘원 이광수의 순수 애정 소설로서 사실상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는데 종전의 그의 작품과는 달리 인간의 내면 세계를 묘사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모았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최석 자신과 정임과의 관계를 해명하기 위해 보내온 편지를 놓고 과거를 회상 하는데 부터 시작된다.
최석은 N형 한테 다음과 같은 내용들의 편지를 붙인다.
최석은 친구 남상호가 죽자 북경서 중국인 부인과 딸 정임을 데려다 자신의 집 근처에 집을 얻어 살게 하였다. 최석이 기미년에 옥에 들어가 삼년 후에 집에 돌아와 보니 상호의 부인은 죽고 딸 정임은 집에 와 있었다. 정임은 얼굴이나 몸이나 다 이쁘며 공부도 잘하여 부인과 딸에게 구박을 받고 살 수 밖에 없었다. 최석의 부인과 딸은 불쌍하여 정임을 잘 대해주는 아버지를 미워하게 되었고 특히 부인은 정임이가 16세가 되어 처녀티가 나자 질투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정임이 고등 보통 학교를 1등으로 졸업하여 일본 유학을 가게 되자 최석은 마음은 섭섭하였으나 집안은 평온을 되찾았다. 부인이 폐병에 걸려 어린 아들을 떼어 놓느라고 애를 써 마무리를 짓자 정임이 아프다는 편지를 받았다. 최석은 일방적으로 정임에게 가겠다고 선언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정임의 병을 어느 정도 돌보아 주고 돌아오니 부인은 정임이와 부정한 짓을 하고 온 것처럼 대하였다. 그 이유는 부인의 감시인이었던 정임의 방 동료가 보내준 일기 때문이었다. 부인이 증거로 보여 준 일기에는 최석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써 있었다. 최석이 부인에게 일기장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감추다 딸 순임의 도움을 받게 되고 순임은 어머니가 여러 사람에게 보여 주며 남편인 자신을 비방하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느 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훈화를 할 때 학생들이 웃어 질책을 하고 칠판을 보니 ‘에로 교장 최석, 에로 여자 고등 사범학교 남정임’ 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것은 K교무주임의 교장자리를 노린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날 석간신문에 ‘에로 교장’이라는 문구가 수 없이 난 기사가 실렸다. 최석이 교장자리를 내놓게 되자 딸 순임은 울었으나 부인은 말을 함부로 하며 남편을 계속 비방하였다.
최석은 유언장을 쓰고 재산을 분배하여 공증증서를 만들고 아는 이가 없는 만주로 떠나려다 정임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동경으로 갔다. 병원에 있는 정임을 보고 학교를 사직했고 여행길을 가려고 한다고 말을 하고 여관으로 와 편지를 남기려 하다 정임이를 사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때, 정임이가 찾아와 아버지와 하루만이라도 같이 살고 싶으니 데려가 달라고 하였다. 자신의 일기 때문에 아버지가 곤경에 처한 것을 슬퍼하는 정임에 대해 북받쳐 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며 내일 만나보고 떠날 터이니 병원으로 가자고 돌려보냈었다. 보내고 난 후, 정임에게 대한 사랑의 감정이 북받쳐, 억누를 수 없게 되었을 때 노크를 하며 정임이가 다시 찾아와 다시는 못 뵐 것 같아 왔다고 하였다.
정임에게 ‘내가 준 재산으로 공부를 하고 힘 있게 살라’고 하며 보내려 할 때 ‘한번만 안아 달라’고 하여 사람의 마음을 억제하며 안아주자 아버지가 써 논 편지에서 죽으려고 하는 것을 알았던 정임은 돌아가시지 말고 살아 달라고 부탁하며 떠나갔다. 정임과의 영원한 이별을 생각하며 뒤척이다가 다음날 여행을 떠났다.
그 후, 아라사 장군에게 여행증을 얻어 북만주 광야를 지나다 석영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기차에서 뛰어내려 여관에 짐을 맡겼다. 아름다운 호수들을 지나치며 사막 속으로 계속 걸어가다 앞에 나타난 호수 속에서 사랑하는 정임의 모습을 찾다가 선생과 제자 사이에 사랑의 도피를 해 여기에서 사는 조선인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 부부와 헤어져 바이칼호로 가서 정임에 대한 사랑의 마을을 외치다 최후의 방랑길을 떠났다. 여기 까지가 최석이 보낸 편지들의 내용이었다. N은 최석의 편지를 아직도 남편을 미워하는 부인에게 주고 집에 돌아와 있는데 공교롭게도 정임이가 온다는 전보를 받는다. 정임이 또한 최석의 편지를 받고 최석을 찾아 떠나가려고 경성으로 온 것이다. 최석의 편지를 본 부인은 남편과 정임이 사이에 부정한 일이 없었다는 것을 믿게 되었고 아버지와 정임이의 사이를 이해하는 순임이는 아직 병중인 정임이를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N은 순임에게서 여행도중에 일어났던 내용과 정임이와 아버지의 사이를 더욱 이해하고 동정하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다.
그 후, N은 정임에게서 자신은 병으로 인해 바이칼호반 최석이 머물렀던 여관에 누워있고 순임은 주인 노파와 아버지 있는 곳으로 떠났다는 편지를 받는다. 정임의 편지를 받은 십 여일 후 순임에게서 온 아버지 병이 중하니 돈을 가지고 오라는 전보를 받는다.
N은 순임이 있는 곳으로 가 병석에 누운 최석을 만난다. 최석은 N에게 자신의 일기를 보고 남이 보지 않게 태워 버리라고 한다. 일기 내용은 정임에게로 향한 그리움과 사랑의 감정을 쓴 것이었다.
최석의 병이 조금 나아지자 N은 정임을 데리러 떠난다. N과 함께 순임이 병든 몸을 이끌고 왔을 때 최석은 이미 죽어 있었다. 그 후 N은 정임이 최석이 있던 방에 가만히만 있다는 편지를 주인 노파에게서 받고 정임이가 죽었다는 기별이 오면 둘을 나란히 묻어 주겠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최석이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죽었는지 아니면 끝까지 패배하고 죽었는지 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한 것은 최석의 의식이 마지막 끝나는 순간에 떠오른 오직 한 가지는 정임이었으리라는 것이다. 이글에서 최석과 남정임과의 관계는 많은 의문점을 남기지만 나의 생각엔 최석은 그의 친구와의 의리도 중했지만 무엇보다도 그가 남정임을 아끼고 사랑했던 이유는 순수하고 따스한 인간애라고 본다. 그리고 남정임의 최석에 대한 순결하고 참된 사랑은 최석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아내의 지나친 질투는 이들의 관계를 미묘하게 만들었으나 최석은 교육자적 입장에서 남정임을 사라했으며 그런 최석을 남정임은 사모하고 존경했다. 이들의 이러한 아름다운 인간애는 병들어 버린 현대인의 마음을 순화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숭고하고 깨끗한 인간애는 메말라 버린 우리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셔 줄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유.정.> 인 것 같다.
첫댓글 ㅋㅋㅋ. 빨리 끝내고 여행가려는 서두름이 읽혀지는 글이네..ㅋㅋ 읽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대일거사님. 여행 잘 갔다오고 다녀와서는 새로운 마음으로 또 열심히 삽시당~
여행을 겸한 독서 유정과 무정!!! ^^ 대일 부처님 아미타불! 감사합니다. _()_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