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청동기술이 녹아있는 '방짜'
방짜는 구리와 주석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청동 제품으로 불그스레한 금빛을 띤다.
구리를 주재료로 아연을 섞으면 황동,
주석을 섞으면 징과 꽹과리의 재료,청동(향동, 놋쇠),
니켈을 섞으면 백동이 된다.
현대공학은 주석 양이 많아질 경우,
깨지기 때문에 주석의 양을 10% 이내로 추천하는데
방짜는 22%의 주석이 포함되어 있어도 거듭되는 망치질과 열처리로 깨지지 않는다.
방짜의 장점은
밥을 담아 놓으면 잘 식지 않고,
농산물에 남아 있는 농약도 자국이 생겨 족집게처럼 검출한다.
물과 함께 미나리를 담가 놓으면 거머리가 빠져나와 미나리를 깨끗이 씻을 수 있다.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한다는 ‘O157’균을 박멸하는 능력도 있다.
왕의 수라상에 놋수저로 독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은 방짜의 효과다.
스테인리스 용기와 사기 그릇, 방짜 그릇에 일정량의 균을 증류수에 섞어 넣은 후
16시간 후에 세 그릇에서 추출한 물을 배양실험한 결과
방짜 그릇의 살균 효과로 단 한 마리의 균도 발견되지 않았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주석은 상당한 살균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는데
O157균 박멸은 바로 청동에 들어 있는 주석 성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네랄 성분 검사에서도 방짜는 사기, 스테인리스 그릇과 달리,
우리몸 외부에서 섭취해야 하는 나트륨·구리·아연 성분이 소량 검출 됐다.
현재까지 방짜로 식기를 만들어 쓴 민족은 한민족 밖에 없다
방짜로 만든 징의 경우
두 음파의 진폭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맥놀이 현상이 나타나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
주물로 찍어 낸 서양의 종이나 징은 음의 파장이 직선으로 곧게 뻗어 나가
소위 ‘학교종이 땡땡땡’이란 다소 경박한 소리가 난다.
그러나 방짜는 관리하기가 매우 힘들고
일산화탄소와는 천적이기 때문에 연탄이 등장하면서 사라지는 비운도 맛보았다.
이종호(과학국가박사)의
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