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aximum입니다.
제대 후 오랫만에 포스팅을 올리는데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오랫만에 쓰는 글이라 감이 많이 떨어져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썼으니 좋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
제대 직전, 불같은 여름이 찾아오기 전에 찾은 나들이 장소는 고양터미널이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개장한지 얼마 안되어 나름 핫할 때(?)이기도 해서 자연스레 발길이 간 곳.
사실 답사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잠깐 친구 만날 일 있어 차끌고 나간 겸 들린 곳이다.
오랫만에 카메라를 잡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워낙 긴 시간을 갇혀 있었고 그만큼 잊고 지내왔던 터라 까만색의 약간은 무거운 돌덩이를 집는 그 기분은,
조금은 설레고 뜨거운 듯 하면서도 역시나 익숙했고 또한 차가웠다.
카메라를 잡는 기분만 그랬던 건 물론 아니다.
사복을 입고 (당시엔 짧았지만) 머리를 만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자유롭게 밖으로 나가는 것.
군대를 갔다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묘하게 긴장되는 그 기분. 좋았다.
일산신도시가 생길 때부터 계획되어 왔지만 20년이 지나서야 겨우 개장한 일산터미널.
이미 오랫동안 50만 시민들의 관심 대상이었으므로 필자 또한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기다림과 설레임, 그리고 현실을 바라본 고양터미널의 모습은 사진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담고 있었다.
고양터미널이 자리잡은 백석동 중심가의 모습.
중앙로와 일산로가 교차하며 서울 나가는 모든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다니는 교통의 요지이다.
터미널을 제외해도 오피스텔, 일산병원, 코스트코, 나이트클럽 등등 갖춘 것은 많지만
정작 일산 사람들에게 있어 백석은 '서울로 나가는 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큰 존재감이 없던 백석동에 하나의 랜드마크가 생겼다. 그것은 고양터미널.
20년동안 공사 → 부도 → 인수 → 비리 → 부도 → 재인수 → 비리 → 재부도만 수없이 반복하다가,
필자가 군대에 있던 2012년 6월에서야 겨우겨우 개장한 경기 서북권 대표 버스터미널이다.
애초에 상업시설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기에 겉모양은 버스터미널보단 전국에 깔려있는 홈플러스와 더 흡사하다.
사거리쪽으로 정문이 있고 전철역과 연결이 되어 있지만 후문도 있다.
중앙로쪽 길목은 아예 공원처럼 꾸며놔 보행자가 다니기도 좋고 운치가 있어 나름 괜찮다.
이쪽 건물 끝으로 조그만 사거리가 나오는데 버스들의 출입구이자 백석동 중앙차로 정류장 환승통로다.
사진에서도 희미하게 버스가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백석역 부근으로 나오니 정문이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왠지 지하철이 나올 것 같지만 홈플러스만 나올 뿐, 지하철 출구는 양 옆에 따로 있다.
1층의 상업시설은 개장한지 1년이 넘도록 들어올 생각조차 않고,
거대한 궁전 사이로 조그만 출입구가 나홀로 건물을 지킬 뿐이다.
여기서 가장 인상적인 건 미술관에서나 볼 법한 조형물들이다.
최홍만 뺨을 후려칠 듯한 거대한 발 사이즈를 가진 직장인이 쇼핑백 매고 걸어가는게,
마치 '여기서 쇼핑 하고 가요~' 하고 꼬드기는 것 같아 재밌다.
네모 타일을 이어붙인 걸어가는 백소(?)의 모습.
미술 쪽은 잘 모르지만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도 들고 좋다.
밑에 작품명은 따로 있지만 왠지 이 작품은 볼 때마다 로댕 - 생각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생각하는 사람이 일어나 땅바닥을 쳐다보며 우울한 망상을 하는 것 같이 보이는건 나만 그런걸까.
아무튼 건물 곳곳에 이런 조형물이 많아 한 번쯤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백석동 중앙차로 정류장에서 내려서 올 경우엔 아마 이런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그냥 대로변에 놓인 거대한 홈플러스 건물. 촘촘히 박힌 유리창문 사이로 게슴츠레 보이는 버스터미널 간판.
건물 자체로는 이렇다할 특색이 없지만 주변을 괜찮게 잘 꾸며 놓아서 그냥 넘어간다.
드디어 내리쬐는 땡볕을 피해 건물 안으로 쏙~ 들어와 본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2층 매표소로 안내하는 간판 뿐 허허벌판이다.
정면에 보이는 것은 하차장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자판기 몇 대와 화장실도 있지만 이용객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이렇게 매표소 올라가는 계단이 나오는데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그대로 올라가면 된다.
전철, 택시방향인 정문으로 들어온 고객들도 마찬가지로 이 계단을 이용한다.
1층도 분명 터미널 공간이지만 아무것도 없어 너무 황량하기만 하다.
최근 버스터미널의 추세가 상업시설 일부를 임대해서 영업하는 것인데,
문제는 상업시설이 제대로 영업되는 곳도 없고 공간도 너무 비효율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일산의 경우는 상업시설이 포화 상태라 중심가인 라페스타, 웨스턴돔조차 장사가 안 돼 망하는 가게가 많은데,
일산의 변두리에 불과한 백석동에 터미널이 들어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너무 거대한 공간을 내어준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버스터미널 자체가 적자사업이다 보니 왠만큼 규모있는 도시에선 수익성을 올리려고 상업시설을 같이 들여놓지만,
정작 주변 환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크기만 키우니 계획대로 잘 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18년동안 수없이 비리와 부도를 내어 한 때 고양시의 천덕꾸러기 신세였고,
지금 영업하는 것 조차 사업자 부도로 KD가 어거지로 인수하다시피 영업하기 때문에 이용객 입장에선 참 답답할 뿐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내막을 잘 모르지만 그래도 문제가 많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2층으로 올라오니 그나마 조금 생기가 돌기는 하지만 여전히 썰렁한 건 어쩔 수가 없다.
부천처럼 3층까지 만들어놨지만 3층은 아예 올라가는 길조차 막아놓은 상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면 보이는건 일단 매표소다.
헷갈리지 않게 동선은 나름 잘 짰다. 하지만 노선이 몇 개 없다는게 엄청난 함정.
개인적으론 백석동을 개장하면서 화정을 없애고 통합을 시킬 줄 알았는데 덕양구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나보다.
생활권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분리된 것에 불만은 없지만 아직 이용하기 불편한 건 사실이다.
개장 후 노선이 많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화정이랑 나뉘어 있으니.
아무것도 모르고 터미널을 찾았다가 '화정 가서 타세요' '백석동 가서 타세요' 소리 듣기 일쑤다.
덕분에 이용객은 혼란스럽고 양쪽 매표소 직원들도 골치아프긴 마찬가지다.
아마 여기 직원 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화정 가셔서 타시면 됩니다'가 아닐까 생각된다.
개장 1년이 지났지만 생각보다 노선도 승객도 너무 적다. 파주 김포를 아우르는 배후수요를 생각하면 다소 의외인데,
대체적으로 경기북부여서 그런지 버스들이 서울을 거치면서 시간도 많이 잡아먹고 경유지가 많은 완행노선이 대부분이다.
서울과 요금 차이도 꽤 많이 나서 경쟁력 자체가 많이 떨어진다.
한창 여행 다닐때 강남, 동서울, 영등포로는 많이 나갔지만 화정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었는데,
이 곳에 대한 기억도 많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자가용도 끌 수 있게 되어서 더 그럴 것 같다.
(완전 딴소리 : 사진 윗쪽의 김정민 광고를 보고 다소 놀랐었다. 고깃집에서 알바했을 때 tvn롤러코스터에서 회식을 와서 봤었는데 그 많은 남자들 사이에서 꽤 진지한 얘기를 했던 모습에 호감형으로 바뀐 연예인이기도 해서. 동네에서 실제로 봤던 인연이 같은 지역의 광고까지 나온걸 보니 괜히 반가웠다. ㅎㅎ)
새로 생긴 터미널답게 안내는 충실히 잘 해주고 있다.
태클을 걸자면 굳이 출발 5분전 지키지 않아도 매연 때문에 사람들은 다 들어가 있고, 대합실에서 승차홈이 아주 잘 보인다.
승차홈은 ㄱ자 형으로 생겼다.
1~8번홈이 대합실에서 바로 보이는 승차장으로 대부분이 여기로 들어오지만 경상도방향 9~11번은 다른 곳에 있다.
대합실에서 바라본 승차장.
다른 상업시설 건물과 달리 중앙에 조명이 비춰 약간은 아늑한 분위기도 들지만,
건물에 가려져 있는 공간이 많아서인지 우중충하고 칙칙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9~11번 들어가는 ㄱ자형으로 꺾어지는 부분에 바깥으로 뻥 뚫린 공간이 또 있다.
가슴 높이 윗 부분으로 아예 개방이 되어 바깥 세상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는데,
건물 중간에서 직접 바람 맞으면서 구경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아직 백석동 일대는 개발이 완전히 되지 않았다.
백석역 사거리에서 일산병원, 발전소쪽으로는 신도시에서 유일하게 남은 빈 땅이다.
최근 들어서 터미널이 들어오고 그나마 남은 땅도 뭔가 삽을 한창 파고 있는 듯 하다.
무한도전 자리바꿈 특집 때 모델하우스 안에서 뛰고 구르던게 여기였는데 벌써 그 때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중앙로 바라보며 찍은 오피스텔 사진들.
신도시답게 빠르게 변화하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들이 눈에 밟힌다.
이 곳도 마찬가지.
비록 아직까지 문제도 많고 부족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으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20년의 흑역사 과거를 조금씩 딛고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에서,
부족한 것을 덜어내고 모자란 것을 채워가는 가냘픈 시간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싶어진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스위스관광4332호님을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관광버스 일 하시기 전에 신성교통에서도 일을 하셨었군요! 고양터미널 공사를 참 오랫동안 질질 끌었는데 결국엔 개장을 했네요. 아무쪼록 다음 글도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원래부터 화정에 노선이 없었죠. 기존 화정에 시외 노선은 다 백석으로 넘어왔고 화정에 다니는 노선은 백석에서 연장개념으로 다니는 겁니다. 화정에서 넘어오지 않는 노선은 광주 전주 강릉 노선 뿐입니다.
개장할 때 기존터미널(화정) 때문에 노선 조정에 대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정에서 다수의 노선이 넘어오고 화정-백석 모두 들리는 노선도 많이 보이더군요. 백석 개장으로 인한 화정의 타격을 감안해서인지 광주 전주 강릉같은 알짜 고속노선은 그대로 남겨두었는데, 아직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수요를 보면 화정, 백석 모두 독자노선을 만들 입지가 아니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노선 분할에 대해 조금 더 홍보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초반인데다 노선 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좀 더 지켜볼 필요도 있을 것 같고요. 아무쪼록 댓글 고맙습니다. ^^
오호 제대후 첫글 잘읽어보았습니다.ㅎㅎ 고속선 아직도 화정에 있다보니 백석에는 아직도 진입을 못하네요.. 차라리 백석도 경유해서 가는것도 괜찬을듯 싶은데..ㅎ
당초 계획대로라면 시외, 고속터미널로 이원화를 시켰겠지만 일산 덕양간의 갈등으로 둘 다 애매한 포지션이 되어버렸죠. 모든 노선이 두 곳 모두 거친다고 한다면 백석 화정 사이에 고속도로가 있어서 어딜 먼저 출발하냐를 놓고 또 한 번 싸움이 날 것 같네요. ㅎㅎ 구조가 생각보다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2년만에 작성하신 터미널 리뷰 잘 보았습니다~ 가끔씩 지난 글들도 보았는데. 이제 다시 새로운 글들을 보니 기대가 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예전에 쓴 글을 오글거려서 잘 못 봤었는데 지나고 보니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괜히 아련해 지더군요. 지금 올리는건 인트로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선 주제에서 많이 변화를 주려고 고민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
오랜만에 올리시는 글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오랫만에 뵈서 역시나 반갑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몸 건강하게 전역하신거 축하드립니다. 인사가 늦었네요...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사회적응도 잘 하시길 바랍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인사가 많이 늦었죠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고 응원에 보답하도록 열심히 지내겠습니다 서태지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예비역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에 보는 글에서는 예전 글에 풍부했던 감성을 많이 빼서 담백해졌다는 느낌도 드네요.
전역 축하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감성을 뺀 것이 제가 말한 변화는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전역후 첫 기행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 부탁합니다.
알찬 글 올릴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큰 짐을 덜으셔서 그런지 많은 지문(?)속에서 님의 평안함을 느껴봅니다.
앞으로도, 나름 독자로서 좋은 활동 기대합니다.
참 그리고 전역 축하드립니다..
공격적인 문구도 몇 개 있는데 평안함을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전역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랜만의 여행기 잘봤습니다.보름전쯤 춘천.화천.사창리. 와우리 쪽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는데. 맥시멈님의 터미널 여행기가 생각나 일부러 터미널을 다 둘러보았죠. 바로바로 안 올리셔도 되니 시간날때 올려주세요^^
터미널을 들리시면서 제가 올렸던 글까지 떠올리시다니 정말 영광이네요. ^^ 취미로 했던게 생각보다 일이 커져서(?) 부담이 많이 됐었는데, 이제 그런 부담 털어버리고 가볍게 글을 쓰려고 합니다. 시간 날 때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ㅎㅎ
이제서야 글올리네요.맨마지막 자료가 2011년8월인데 2013년8월에 게시물이 올라왔더군요.딱 2년만에...ㅎㅎ 전역 진심으로 축하할께요.앞으로도 올리는글마다 자주볼께요!! 참고로 지금은 대원버스 안양에서 분당으로 운행하는 좌석 3330번 하고있습니다.(강원도 출신이라 화천꺼 자주봤네요.강원도편 많이많이 올려주세요!!)
3330번 버스기사시군요~ 반갑습니다. 글 올리는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꾸준히 올릴 생각입니다. 강원도편도 조만간 올라갈 수 있으니 천천히 기대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전역하셨군요. 앞으로도 시간 되실때 많은 터미널 소개글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저렇게 글을 쓰기에는 많이 미숙한 터라서.. 군대 계시는 동안 글을 보고 바뀐부분 몇 가지 답글 달은 것밖에 없네요.
답글 달아주시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고 글 쓰는 입장에선 정말 고맙고 뜻깊은 일입니다. 너무도 감사한걸요. 전역한 지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더 좋은 글을 올리고 더 많은 곳을 소개시켜 드리는데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