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 가람 배치도
관음사(觀音寺) 변계량(卞季良)
冠岳之南淸溪陰 관악지남청계음 관악산 남쪽 청계산 그늘에
梵宮突兀壓長林 범궁돌올압장림 우뚝 솟은 절집이 긴 숲을 압도하네.
夜雨咆哮吼飢虎 야우포효후기호 밤비에 주린 호랑이 으르렁 울어 대고
旭日啁哳鳴幽禽 욱일주찰명유금 해 뜨니 새들은 재잘재잘 노래하네.
泉生窓底薛蘿合 천생창저설라합 창 밑에 나는 샘에 여라 덩굴 뒤덮였고
路轉石稜松檜深 로전석릉송회심 돌비탈 감돈 길에 소나무, 회나무 우거졌네.
遙念惠師應好在 요념혜사응호재 멀리서 생각건대 혜사(惠師)는 응당 잘 계시는지
山中夜夜夢相尋 산중야야몽상심 산 중에서 밤마다 꿈 속에서 서로 찾네.
이 시는 고려 말, 조선 전기의 학자인 변계량(卞季良 1369~1430) 선생이 관음사를 읊은 시라
고 합니다. 관음사가 조선 초엽에도 위세가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변계량 선생이 어떤 분인
가 찾아 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고려 말, 조선 전기의 학자. 자는 거경(巨卿). 호는 춘정(春亭). 고려말 이색(李穡)의 제자
로서 전교(典校), 주부(注簿) 등의 벼슬을 지냈고, 조선 시대에 들어와 권근(權近)의 뒤를 이어
20여 년간 대제학(大提學)을 맡으면서 조선 전기 관인문학의 규범을 마련하였다.
저서에 《춘정집(春亭集)》이 있다.』
참고로 옮겨 봤습니다. 관음사가 꽃 피고 새 우는 시절이면 더욱 멋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부전을 참배하고 나오니 황심행님이 커피를 대접하시겠다고 해서 멀리 흩어져 있던 분들을
불러 그윽한 차 한 잔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명부전 밑에서 바라 본 모습.
명부전 주변
불교방송개국기념대탑인 9층사리석탑
이 탑은 불교방송개국을 기념하기 위하여 1997년 조성한 대탑으로 명부전 옆에 세워져 있습
니다. 불교방송개국기념대탑이 여기에 세워진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불교방송개국기념대탑건립비
傳佛心印扶宗樹敎曹溪宗大宗師高峰堂泰秀大和尙碑銘
전불심인부종수교조계종대종사고봉당태수대화상비명
고봉(高峰) 스님은 어떤 분인가? 관음사 주지 종하 스님의 은사 스님입니다.
『고봉스님은 20세기가 시작되던 1900년 8월11일 황해도 신천군 낙도면 도습리에서 태어났다.
부친 강영곤(姜永坤) 선생과 모친 덕수(德水) 이씨(李氏) 사이에서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속명은 강재욱(姜在旭), 본관은 진주(晋州). 부친이 유교 규범을 준수하고 항일의 뜻을 갖고 있
어 신식 교육을 받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재욱은 10여세에 경서(經書)와 사기(史記)를 마치고,
백일장에서 장원을 할 만큼 재능을 보였다.
선친의 뜻에 따라 혼례를 올렸지만, 4년 뒤 부인이 난산(難産)으로 세상을 떠나 인생무상을 느
끼고 집을 나왔다. 경성.원산.평양 등을 오가며 포목상에 종사하다, 25세 되던 해에 옛 친구
금초(錦超)스님을 만나 선의 이치를 들은 후 깨달은 바가 생겼다. 이후 용성진종(龍城震鐘) 스
님을 은사로 출가해 대소승계를 구족하고 수행 정진했다.
도봉산 망월사에 개설된 만일선회(萬日禪會)에 동참해 아침에는 죽을 먹고 오후에는 불식(不食)
하며 묵언과 면벽수도로 일관했다. 이후 천성산 내원사에서 용성스님, 직지사 천불선원에서
제산(霽山)스님, 덕숭산 정혜사 능인선원에서 만공(滿空)스님 등의 지도를 받았으며, 금강산
마하연과 해인사 퇴설선원에서도 정진했다.
선안(禪眼)이 열린 스님은 선교(禪敎)가 둘이 아님을 인식하고,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교학을
연찬하는데 힘을 쏟았다. 합천 해인사 고경(古鏡)스님 문하에서 대장경을 열람했으며, 이후
법주사 석상(石霜)스님, 범어사 구해(九海)스님, 사불산 환경(幻鏡)스님 등 강백의 지도를 받았
다. 그리고 안변 석왕사 강원과 금강산 유점사 강원 등에서 2년 8개월간 경전을 익혔다. 경성
개운사에서 석전(石顚)스님에게 선리경안(禪理經眼)을 인정 받고 법맥을 계승했다. 이때 받은
법호가 고봉(高峯)이다. 그 뒤로 은해사.해인사.대원사.쌍계사.영각사.다솔사 등에서 55세까지
강의를 했고, 이후 다시 운수행각에 오르는 등 선과 교의 균형을 갖췄다. 이에 앞서 용성스님이
선농일치(禪農一致)를 구현하기 위해 설립한 화과원(花果院)에서 농사를 지으며 정진하기도
했다.
스님은 평생 사찰 주지 등 행정과 관련된 소임은 일체 맡지 않고, 오직 도제 양성에 매진하다
1968년 1월18일(양) 김천 청암사에서 원적에 들었다. 세수 68세, 법납 45세. 수법은제자(受法
恩弟子)로 우룡종한(雨龍鐘漢). 고산혜원(山慧元). 진산종하(晋山鐘夏) 스님이 있으며, 김천
청암사와 서울 관음사에 비가 모셔져 있다.』 -불교신문 2491호/ 09년 1월10일자-
구층탑과 범종각
범종각(梵鐘閣). 1980년 종각 및 범종 조성.
종각 앞에서
관음사 순례를 기념하며
지금 이 순간을 잘 기억하여 좋은 인연 아름답게 이어가기를 바라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처음 만나는데도 지인처럼
삼성각(三聖閣)
이 삼성각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1989년 중ㆍ개축되었습니다.
삼성각 편액
삼성각 좌편에 있는 용왕각(龍王閣)
이 용왕각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1989년 중ㆍ개축되었습니다.
용왕각(龍王閣)
그런데 이 산 중에 왜 용왕각이 있을까요? 우리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옥천암이라고 있는데
큰 바위에 마애관세음보살이 새겨져 있는데 일명 보도각(普渡閣) 백불(白佛)이라 합니다. 이 관
세음보살님은 해수관음(海水觀音)이라 합니다. 바다 옆이 아니데도 해수관음을 모신 것은 육지
에서 바다로 가기 어려운 육지 사람을 위하여 해수관음을 친견하게 하고자 한 때문이라 합니다.
여기에 모셔진 용왕도 그런 연유일까요? 용은 비를 내리게 하고 만물을 자라게 하기 때문에
물이 풍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셔 놓은 것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용왕(龍王)
용왕(龍王)은 남순동자(南巡童子)와 함께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협시(脇侍)하는 신입니다.
용왕(龍王)은 산신(山神)과 더불어 인간과 가장 가까이 계시면서 인간의 길흉화복을 좌우하고
건강과 질병을 고쳐주며 비를 내려 오곡을 성취시키는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용의 몸에는 눈부신 오색채운의 광채를 두르고 있으며 오색을 마음대로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불교에서 용은 나가(Nāga 那伽)라 하여 팔부신장(八部神將)의 하나로 큰 바다에 살면서
구름을 불러 비를 내리는 마력을 갖고 있다고 믿어졌으며, 경전에는 용에 대한 설화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대웅전 우측 옆의 건물들
ㄷ자 형태의 건물 같이 보이지만 세 개의 독립된 건물입니다. 좌측은 공양당, 중앙은 종무소,
우측은 요사채입니다. 요사채 옆은 지하법당으로 내려가는 통로입니다.
명부전에서 바라 본 관음사 정경
첫댓글 잘 ~보고 잘보고 갑니다~~~절에 가면 이글이 생각날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저 변계량의 시 원문이 좀 다른 이본(異本)이 있네요. 몇 몇 해석을 보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은 곳이 많아서 나름대로 여러 글을 참작해 해석해 보았습니다. 관음사에 대한 대강을 살펴보았을 뿐입니다. 나중에 주련도 올려 볼 것입니다. 내용은 익히 올렸던 것이나 그래도 반복적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_()_
백우님 사진 찍기 정신 없어 장갑 잃어 버리구!! 비니초님 한테 ㅎㅎ. 다시 보는 관음사 넘 좋으내요....나무묘법연화경()()()
장갑 잃어버리고 나서 "큰일 났다."고 보고 했지요. 그랬더니 "그게 무슨 큰 일이냐."고 하네요. 관음사 도량을 하 스님의 원력에 의해 사세를 일신 시켰는데 신도들의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참 좋습니다. _()_
황심행님께 말씀으로만 듣던 관음사, 아름다운 절이네요.
한 번 다시 가야겠군요. 원력이란 것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지 알게 됩니다. _()_
관음사 실제가서 보는거보다 사진이 더 멋져보이네요. 대단하십니다.사진찍어 해설설명까지 많은 공부가 되네요.수고하셨습니다. 마니~!마니~!마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해설을 다 읽으셨습니까 저도 해설 붙이며 공부하는 겁니다. _()_
황심행님이 다니시는 관음사, 잘 둘러보았습니다. 용왕신을 모신 것이 인상적이네요.
가장 멋 없을 때가 지금인데 그래도 멋있는데 피고 새 우는 시절엔 얼마나 멋질까 생각해 봅니다. 피고 새우는 계절엔 갈 곳이 많으니... 용왕각은 대개 바다 가까운 곳에 많이 모시지만, 산 중에서도 가끔 많이 모시는 경우가 있더군요. 아마도 물과 관계가 깊어서 이겠지만 관세음보살님의 좌보처가 해상용왕이기 때문인듯 합니다. 관음사가 관음도량이니 용왕각을 특히 조성한 듯 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