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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공룡발자국-해남 우항리 글/사진: 이종원
목포의 눈물 목포역에 발을 내딛을려는 순간 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노래가락이 흘러나온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눈발이 휘날리는 종착역에다 아련한 가락마저 흘러나오니 괜시리 눈물이 찔끔나오고 설움마저 복받쳐 오른다. 흔히 들었던 가락이건만 그때만큼 '목포의 눈물' 이 구슬펐던 적은 없었다. 천리길을 달려온 호남선. 철길 끝은 둔탁한 콩크리트 구조물이 버티고 있다. 그 너머에는 여행자의 허기를 채워줄 허름한 쌈밥집과 동산다방의 간판을 가진 70년대 스타일의 찻집이 더 이상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나그네의 아쉬움을 토닥거려주고 있었다.
하얀 세상. 나의 탐욕도 하얀 눈으로 덮였으면 좋겠다.
우항리 공룡화석지 공룡(恐龍). '두려운 용' 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신 그 흔적을 가지고 공룡을 상상할 뿐이다. 그 상상력이야말로 공룡을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단초다. 일가친척 이름은 못 외어도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이 줄줄히 나오고, 발음조차 힘든 공룡 이름도 아이들 입에선 술술 나온다. 그 이유는 신화나 공룡 이야기 자체가 흥미있고 무한한 상상력만 동원한다면 바로 자신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공룡이 살던 시기에 남해안 일대는 바다가 아니라 커다란 호수였다. 중생대 백악기에는 경상도에만 3개의 큰 호수가 형성돼 있었고 그 중 하나는 남해안과 일본 땅에 걸쳐 있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고 한다. 고성당항포-상족암-남해 창선의 가인리-여수 사도-해남 우항리까지 이어지는 공룡벨트는 바로 공룡들의 신나는 놀이터였다. 특히 우항리에서 단일지역으로는 국내 최대크기의 가장 선명한 공룡발자국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퇴적암층은 주로 이판암과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진흙이 굳어서 된 이판암에는 공룡·익룡·물새 등 수천만 년 전 이곳 호수 주변에 서식했던 동물들의 발자국화석이 확연하게 찍혀 있다. 공룡·익룡 물새의 발자국 화석이 한 지역에서 모두 발견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고 한다.
우항리의 퇴적층은 당시 이곳에 존재했었던 호수에서 쌓인 것이다. 호수부근 화산활동이 격렬하게 발생하였으며 그 화산재가 쌓여서 퇴적암층을 이루게 된 것이다. 특이한 것은 퇴적물이 수평으로 쌓이지 않고 비스듬한 경사에 쌓였다. 기울어진 방향은 당시의 물이 흐른 방향을 말해준다.
이곳 화석은 크게 세 개의 보호각으로 덮혀 있는데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조각류공룡관'이다. 초식동물의 긴 목을 형상화한 터널은 자연채광을 잘 활용하였다. 이곳엔 총 263개의 공룡발자국이 있는데 90%가 조각류 발자국(초식동물)이며, 10%는 육식동물이 수각류 발자국이다.
용각류의 보행열이다. 발자국크기와 진행방향을 통해 당시 공룡의 행동에 대한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다. 발자국 화석은 모양에 따라 구분하는데, 역사다리꼴은 육식공룡, 타원형은 초식공룡이란다.
두 번째 만나는 전시관은 '익룡.조류관'이다. 건물형태는 공룡의 등뼈처럼 디자인 되었고 지붕구조는 목조 격자망 구조를 하고 천장을 그물망처럼 엮었다. 익룡과 물갈퀴새의 발자국을 가까이서 관찰 할 수 있다.
날아다니는 공룡인 익룡의 발자국인데 앞발은 사람의 귀 모양과 같고 뒷발은 발 모양을 닮았다. 우항리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발자국(25~25cm)이 발견된 곳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익룡발자국이 발견되어 해남군의 지명을 따서 '해남이엔시스'로 명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익룡의 날개가 무려 12m에 달하며, 발자국 화석이 총 443개가 발견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익룡 발자국 수를 자랑한다.
익룡, 조류관에서는 연흔(물결자국)을 볼 수 있는데 물이나 파도에 의해 퇴적물이 쌓이면서 퇴적물의 표면에 만들어지는 요철구조다. 악기때 호수임을 말해주는 흔적이다.
물결자국
화석도 좋지만 보호각의 미적인 감각도 느껴볼 만하다. 통유리 사이로 갈대가 보이고 그 너머에 금호호가 자리잡고 있다. 운 좋으면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떼도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대형공룡관'이다. 대형 공룡의 몸통을 돔구조로 형상화 했다. 지금 눈이 사정없이 내리고 있다. 공룡이 추위 때문에 멸종했다는 학설을 내 눈으로 확인해본다.
대형공룡발자국이 경사진 면에 선명하게 찍혀 있다.
세계 유일의 별모양 발자국이다. 공룡이 밟고 있는 퇴적물의 점성 때문에 별모양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며 아직까지 발자국 주인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한다. 그 크기도 52cm~95cm으로 어마어마하다.
입구에는 마멘치사우루스의 복제화석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코 끝에서 꼬리끝까지 전체 길이가 21m, 목길이 11m, 몸무게 27톤으로 추정하며 1957년 사천성에서 발견되어 현재 베이징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대형공룡관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룡발자국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간난아이를 목욕시킬 정도로 크다.
공룡알. 이 작은 알에서 깨어난 공룡이 자라 20톤의 공룡이 되어 호수를 쿵쾅거리며 걸었다고 상상해 보라.
보행로에 공룡발자국을 새겨놓아 주라기공원에 들어간 것같다.
(참고자료) 산동박물관의 실물 공룡 화석.
금호호수의 갈대숲과 철새탐조는 우항리 공룡여행의 덤이다.
고천암. 30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이동하고 있다.
우항리 여행정보 1) 입장료 개인 : 어른 1,000원,
청소년.군인 800원, 어린이 500원 2)우항리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종점(2번 국도) → 영산강 하구언(810번 지방도) → 영암 방조제(49번 지방도) → 뇌도 삼거리(좌회전 - 해남방면, 806번 지방도) → 옛세장 사거리(좌회전, 황산방면) → 황산 동초교(18번 국도, 진도 방면) → 우항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입구 3)주변여행지 진도대교-우수영관광지-고천암철새도래지-녹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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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맺는 절개- 목포의 눈물
첫댓글 땅끝 사랑님도 만난겨? 이연숙님,녹우부인도 뵙고싶고 언젠가 우항리로 오면 꼭 연락을 달라던 분인데
목포역도 요즘은 많이 바뀌었답니다. 유달산에 올라도 '목포의 눈물'은 구슬프게 울려퍼지고 ... 목포가고 싶다.
땀삐질삐질 흘리면서 일지암 올라가던 일이 생각이 나네요..
해남 용궁해물탕! 장수 통닭!! 이 제일 인상에 남아요~ㅎㅎ 금호호수의 갈대숲과 30만마리 가창오리~ 꼭 한번 보고싶고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오늘 목포에 갑니다. 아들넘이랑. 목포역은 가본지 오랜데 대장님 덕분에 가봐야 겠네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 땅끝부터 남도를 여행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당시 우황리는 그냥 노천이었답니다. 발자국을 덮은 천막이 전부였는데... 다시 가보면 좋겠어요.
대장님의 사진과 글이 좋아서인지.. 실제 가보고 느낄때보다 훨씬 감동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