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공부하는 어르신들, 모두 모여라!
제1회 전국문해·기초교육 충청협의회 ‘열린 운동회’
12일 옥천 안내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려
딸로 태어난 것이 죄가 됐고, 어려웠던 가정형편 때문에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 ‘어머니’에게는 한이 됐다. 그런 우리의 ‘어머니’들이 부끄러워서 내색도 못했던 한글 익히기에 나섰다.
늘 한구석에서 외롭게 가려져, 조명 받지 못했던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한글은 한줄기 빛이 됐다. 이제 우리의 ‘어머니’들은 까막눈이라고 ‘쉬’, ‘쉬’ 할 필요도 없고, 버스를 잘 못 탈까봐 조마조마해야 할 필요도 없다.
돋보기를 치켜세우며, 주름진 손으로 한 자 한 자 서툰 글씨를 써 내려가던 어머니들이 교실이 아닌 초등학교 강당에 모였다.
전국문해·기초교육 충청협의회(대표 노병윤, 이하 충문협)가 마련한 제1회 열린 운동회.
지난 12일, 충북옥천 안내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이날 운동회에는 보은군 흙사랑 한글학교, 청주시 일하는 사람들, 안남어머니학교, 청주시 성화꿈터, 제천시 솔뫼학교(이상 홍팀), 충주시 문화학교, 옥천군 안내면 행복한 학교, 옥천군 안남면 어머니학교, 괴산군 두레학교, 청원군 옥산문해학교(이상 백팀) 등 충청북도 내에서 한글을 공부하고 있는 300여 명의 어르신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운동경기와 게임 등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전국문해·기초교육 충청협의회 노병윤 대표는 “우리 충문협은 그동안 회원기관간에 친목을 다지고 문해교육의 영역을 다양화 시키기 위해 교사 및 학습자간 문해통합을 이끌어내는 촉진제로서 그 구실을 다해 왔다”라며 “이번 첫 번째 열린운동회를 통해 충문협 회원들간의 단합과 친목을 증진시키고, 문해교육의 역량을 증대하는 동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풍선에 바람 넣고 안아서 터트리기, 안대로 눈 가리고 과녁판 맞추기, OX 퀴즈, 나무젓가락 던지기, 3인 1조로 이어달리기 등의 운동경기가 오후 3시까지 이어진다.
행사문의: 보은 흙사랑 한글학교 박옥길(010-4582-3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