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hUb1_zjRSYs
남준은 시인이라고 글을 남긴 후에야
이 음악을 들었다.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내놓은 음악 듣느라
알고는 있었지만 자꾸 미뤘던 음악이다.
깜짝 놀랐다.
이렇게나 멋진 음악일 줄 짐작도 못했다.
게다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무료로 배포하는 음악인가 보다. 상업적으로 내놓는 앨범과는 다른.
그런데 이런 고퀄리티의 음악이라니.
음악적으로 평가할 지식이 없어서 안타깝다.
그러나 정말 좋은 노래들인 건 알겠다.
며칠 전부터 밤새도록 들었다. 자면서도 들었다. 듣고 듣고 또 듣고.
내가 음악이란 걸 듣고 있다니, 두 달 전만 해도 가능성 없는 일이었건만.
더구나 아이돌을 정체성으로 표방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게 되다니.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다.
RM의 모노는
화려한 방탄소년단 음악 안에 조용히 들어앉은
부드러운 속잎을 찾아낸 느낌이다.
그런데 그게 또 한없이 얇은 면도날에 베이는 기분이기도 하다.
살짝 몽환적이다.
비를 좋아하나 보다.
나도 어릴 땐 비 내리는 게 좋아서
한동안 안 내리면 말라가는 것 같은 기분에 싫었다.
문득 너무 오래된 시간이지만
내 이십 대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어떻게든 이 세상 한 귀퉁이에서 발붙이고 살아가려 애쓰던 시절이다.
몸과 마음은 칼날처럼 날카롭게 예민해지고 지쳤었다.
아니 늘 칼날 같았는데 그 지경으로라도 살아가려 애썼단 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그런 어느 하루 비 내리는 커피숍 창가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멍하니 있던 순간이 있었다.
난 너무 지쳤었고 힘들었나 보다.
비를 보며 언제까지나 멍하니 이렇게 비 오는 거나 지켜봤으면 좋겠다,
언제쯤이면 비 오는 모습 원 없이 넋 놓고 바라볼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이었겠지.
늘 하던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끔찍한 시간들이었다 말하려니 스스로에게 좀 미안한 기분이 드네. ㅎ
분명한 건 비가 잠시나마 위안이 되고 휴식이 되었단 거다.
Forever rain을 듣다가, 생각하다가
문득 그런 날들에 내가 느꼈던 정서가 노래 속에 거의 그대로 담겼단
자각에 순간 눈물이 조금 날 것처럼 뭉클해지며
젊은 날의 스스로를 가여워하는 마음이 들었나 보다.
그리고 그 시간 속의 나를 위로하고 싶었나..
너무 감상에 젖은 건가.
현재 시제로 돌아와서
지금의 나는,
내리는 비쯤이야 아무 감흥도 없고 그저 추적거리는 귀찮음일 뿐이다.
부디 RM은 오래도록 예민한 아티스트이길..
그럼 본인은 너무 피곤하려나..
나이들어 무뎌진다는 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그저 살아가기에는 무감각한 게 편할 때가 많으니.
그러나 예술하는 이들에겐...
RM 같은 가수가 방탄소년단에 둘이나 더 있다.
제이홉, 슈가.
심지어 이들은 래퍼다. 이 얼마나 풍성한 그룹인가.
제이홉과 슈가의 음악도 정말 멋지더라.
이들의 음악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았는데,
쏟아지는 말을 할 타이밍을 놓쳤다.
이 그룹의 인기 저변에 뭐가 있는지 조금 더 확실히 알겠다.
다른 아이돌 음악을 전혀 모르니 비교가 어렵지만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다른 무협지를 거의 읽어 보진 않았어도
영웅문을 읽는 순간 알겠더라.
이건 무협 소설의 최고봉이다.
그리고 그건 뒤에 보니 명확한 사실이었다.
멋진 음악이 화려한 비주얼을 겉옷으로 입고 있는 그룹이다.
라는 게 일단 두 달 팬으로서 내린 잠정적인 결론이다.
뭔가 마음에 딱 드는 표현은 아니지만.
물론 그 화려한 비주얼도 멋진 음악의 한 표현.
첫댓글 아까워라~멈춰버렸네 뒤늦게 방탄의매력을발견했는데 아쉽다
누가 발견했는데. 내가? 아님 댁이? 나라면 멈춘 건 아닌데. 물론 이 글을 쓰던 시점의 눈이 멀 거 같던 흥분은 아니지.
아니다, 그때 이미 눈 멀어서 지금은 조금 익숙한 상태겠네. 만약 나보다 늦게 방탄의 매력을 발견했다면 너~~~~~~~무 기쁘지. 비틀즈 마이클 잭슨 퀸.. 이런 역사적인 뮤지션을 뛰어넘는 의미를 가진 그룹이라고 최근에 혼자 결론 내렸거든. 봐..요. 난 여전히 모르는 이들에겐 과하다 여겨질 수도 있는 애정을 그들에게 가졌어..
@스팅 늦게 발견한것은 나지 ㅎ
근데 이링크는 멈춰서 볼수가없어요
다른것들도 많겠지만 이글의찬사를 느껴보고시픈 마음 ㅎ
@아프로디테 수정했으니 들어보기를..forever rain 말고도 다른 노래들도 좋아요.
갓 발견했을 때 정말 나..겁나게 많이 들었다는..근데 지금은 너무 감성적이라 잘 못 들음. 정서가 감당을 못 해... 이러면서 지금 이 글 수정하고 댓글 달면서 또 듣고 있네...여튼 다 듣는다면 어떤 노래가 좋은지 알려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