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인지·판단력 초미의 관심..日법정서 판가름
롯데그룹 "90대 중반 고령탓 이전만 못해, 中사업 보고자료 모두 보관"
SDJ코퍼레이션 "걸어서 거동할 정도로 건강"..총괄회장 건강검진은 실패
뉴스1 | 류정민 기자 | 입력 2015.10.22. 06:40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사유가 고령으로 인한 판단력 저하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인지·판단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이 같은 사유가 부당하다며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해임 무효소송을 제기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는 일본 법정이 판단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에서도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 중국사업 적자 허위보고 진위 여부를 포함해 신 총괄회장의 인지·판단력을 포함한 건강상태를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7월 28일 밤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뒤로 신 총괄회장의 딸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왼쪽 두번째)이 따라 나오고 있다. 2015.7.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롯데그룹 "중국사업 보고자료 모두 보관"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중국 사업과 관련해 빠짐없이 보고했고 보고한 기록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측에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지금이라도 신 총괄회장이 요청만 하면 얼마든지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사업 적자규모와 이에 대한 보고 여부와 이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인지상황 등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사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총 1조원 가량의 손해를 동생 신동빈(60) 회장이 의도적으로 숨겼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를 뒤늦게 알고 격노했다고 주장한다.
이에반해 롯데그룹은 중국 사업 적자에 대해 신 총괄회장에 수시로 보고했고 숨긴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인 탓에 정상적인 판단과 인지능력이 떨어져 있고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이를 경영권 분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측의 주장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올해 실제 한국 나이는 당초 알려진 94세보다 1~2살 많다.
주민등록상에는 1922년 10월 생으로 돼 있지만 출생신고가 늦어 실제 출생연도는 1920년이나 1921년이라는 것이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특별히 앓고 있는 질환은 없지만 기억력과 인지·판단력이 이전만 못하고 중국사업 적자를 숨겼다는 주장은 이로인해 야기된 오해라고 롯데그룹은 주장한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경영과 관련해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관련 자료를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하다면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 그룹 고위 임원, 직접 대면보고를 해온 계열사 대표, 최근까지 신 총괄회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이일민 전무 등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억력 및 인지능력 등과 관련한 증언을 할 수도 있다. 츠쿠다 다카유키 등 롯데홀딩스 고위 관계자들도 증인으로 나설 수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왼쪽)이 지난 19일 오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5.10.19/뉴스1 © News1
◇신동주, 신 총괄회장 건강검진 자료 확보 실패
지난 16일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한 SDJ코퍼레이션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과 인지·판단력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대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한 것도 향후 재판에서 다툴 신 총괄회장의 인지·판단력, 건강과 관련한 자료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사례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검진은 SDJ코퍼레이션의 의도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당초 건강검진을 진행하려 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맥박 체크 후 진행한 피검사를 스스로 거부해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며 "1시간 30분 가량 머물다 병원을 나섰다"고 말했다.
오병희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건강하시다'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의사로서 소견이 아니라 워낙 잘 알려지신 분이라 인사치레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SDJ코퍼레이션은 롯데그룹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판가름할 연세세브란스병원 검진 자료를 넘기지 않아 새롭게 건강관리를 시작하자는 차원에서 서울대병원 출타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워낙 고령이시긴 하지만 판단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롯데그룹에서는 최근 신 총괄회장이 걸어서 거동하는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았는데 실제로 걸어서 병원으로 나설 정도로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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