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달 가듯이
◎ 무등산 광석대
◌ 일자 : 2016. 12. 11. 일요일
◌ 장소 : 무등산 광석대
◌ 동행 : 찔레향 부부
◌ 장불재 가는 길
무등산 장불재는 무등산 산행의 중심지이자 사통팔달이다. ① 증심사에서 중머리재를 지나 가는 길이 가장 널리 이용되며, ② 증심사에서 동화사터를 지나 중봉을 거쳐 가는 길, ③ 원효사에서 꼬막재로 올라 규봉암 지나 돌아오는 길도 많이 이용되고, ④ 원효사에서 옛길을 따라 서석대를 직행하여 내려오는 길이 있고, ⑤ 군용(통신회사) 도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⑥ 내가 아는 길 중에서 가장 단거리는 화순 ‘너와나 목장’에서 장불재로 직행하는 길이다. 1.5 km 오르막길이지만, 해발 480m(너와나 목장)에서 출발하니 919m(장불재)는 갈만 하다. 몇 해 전에는 50분에 올랐는데, 이번은 1시간이 소요된다.
[사진 – 너와나 목장에서 장불재 가는 초입]
급경사 길이지만 잘 정비되어 어렵지 않다. 두어 번 쉬다 보면 등짝에 땀 소식이 느껴오고 고개 들면 장불재 송신탑이 보인다.
오늘은 겨울날이건만 포근하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다.
[사진 – 장불재, 뒤로 서석대와 입석대가 선명하다]
◌ 광석대
규봉암 직전에 있는 ‘지공너덜’과 지공수도원을 둘러본다. ‘너덜’은 돌이 많이 흩어져 깔려있는 비탈을 말한다. ‘너덜겅’이라고도 한다.
무등산에는 두 개의 너덜이 있는데 산의 서(西)사면에 덕산(德山)너덜, 동남(東南) 사면에 지공(指空)너덜이 있다. 장불재에서 규봉(圭蓬)까지 사이에 약 3km 남짓 넓은 돌 바다를 형성하고 있는 너럭바위들이 지공너덜이다<현지 안내판 참조>. 너럭바위는 널따랗고 평평한 큰 돌을 말한다. 바로 옆에는 인도에서 지공대사에게 설법을 듣고 온 라옹선사가 수도하였다는 석실(石室)이 있다.
[사진 – 지공석실]
규봉암 가는 길에 찔레향이 광석대를 설명한다. 전에는 무심코 들었는데, 오늘은 광석대 새겨진 바위를 이야기 하니, 찌릿한 감이 온다. 현장을 안 가볼 수 없다.
규봉암에 도착한다. 수년 전부터 절문을 수리하더니 이제 보니 성벽 같은 담벼락 축대가 위압적이다. 일주문을 들어서는 절 입구가 조잡스럽다. 넓지 않은 경내에 대형 통일기원 불상을 설치하느라고 입구 일주문까지 전세방 수리하듯 나무토막으로 엉성한 장식을 해 놓았다. 전통사찰은 보존에 더 가치가 있을 터인데, 자꾸 신축을 해 가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사진 – 규봉암, 뒤로 광석대가 보인다]
그곳 바닥의 너럭바위에 ‘광석대 갑오년 5월 22일 수각’이라고 조각된 역사적 흔적이 있었는데, 판자집 공사로 묻혀버렸다고 찔레향은 탄식한다.
[사진 – 찔레향이 소장하고 있는 광석대 수각 바위 사진-지금은 육안으로 찾을 수 없다]
규봉암에는 대웅전 대신 관음전이 주건물이다. 관음전은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사찰의 건물을 말한다.
관음전 서편 삼성각의 뒤로 거친 바위를 올라서니 사람 키보다 크고 넓은 바위에 ‘廣石臺’라고 큼직하게 조각되어 있다.
아, 이제야 광석대를 알았다. 규봉암을 수차 다니면서 뒷 암벽이 아름답다고만 했는데, 그곳의 명칭이 광석대임을 이제야 알았다. 무등산의 3대 주상절리(柱狀節理)가 바로 서석대, 입석대, 광석대라고 하니 답이 풀린다. 그곳의 부름도 규봉암의 뒷 암벽이 아니라. 광석대의 규봉암이라고 해야 맞음이로다.
[사진 – 광석대 각인 바위]
가까이 있고, 수차 갔었기에 다 안다고만 느꼈던 무등산에서 새삼 나의 무지와 오만을 반성하는 계기가 된다. 장불재의 감추어진 주상절리 파편에 각인된 옛글을 발견하고 아쉬워하는 친구 찔레향의 예지와 탐미의 혼에 존경심을 보낸다. 언젠가 저렇게 흔적이 지워져 가는 각인된 글귀를 탁본하여 전시라도 하는 것이 선조의 얼을 보존하는 정성이 아닐는지?
2016. 12. 12. 이철환
첫댓글 요산요수 광석대 자세한 설명이 누구나 한번쯤 다녀와 확인 해보고 싶어하는
회원들이 많을것 같네 廣石.수각 새겨진 흔적들이 사라진것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비슷할 彿자등 영원히 사라진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