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한서대 교정 한켠에서는 낡은 T-33 훈련비행기에 대한 정비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
이 대학이 설립한 한서우주항공의 정비요원들이 청주기계공고에 방치돼 있던 것을 가져와 교육용으로 수리.복원 작업을 한 것이다.
.
한서대는 성장 가능성이나 중요성에 비해 업계와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항공분야를 공략 대상으로 선정, 관련 학과의 특성화를 추진 중이다.
.
이 대학 함기선(咸基善)총장은 "우리가 초경량.소형비행기 개발과 관련 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항공분야 틈새시장을 공략, 신생 대학으로서의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세계적으로 초경량.소형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국내에는 관련 산업기반은 물론이고 전문가조차 거의 없어 이 분야에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
학교측은 이를 위해 1999년 기계공학과를 항공기계학과로 개편했으며, 지난해 항공운항과.항공교통관리학과를 잇따라 개설해 항공학부까지 만들었다.
.
지난해 4월에는 초경량.소형 항공기 개발과 정비를 위한 벤처기업인 한서우주항공을 설립했다. 5월에는 미국 LA 롱비치 공항에 재학생들의 조종훈련을 위한 비행교육원까지 개설했다.
.
대학측은 2003년 완공을 목표로 4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비행실습장을 건설 중이다.
.
항공운항과 학생들은 3학년에 진학하면 미국 현지 비행교육원에서 8개월간 머물면서 2백50시간의 비행실습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
재학 중에 미 연방항공국(FAA)이 인정하는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귀국해 안면도 실습장에서 심화실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실습비는 전액 학교측이 부담하고 현지 체류비 정도의 실비만 학생들에게 부담시킨다는 계획이다.
.
항공운항과 2학년 김진만(20)씨는 "미 연방항공국이 인정하는 조종사 자격을 따고 어학실력도 갖춰주는 실용교육을 받게 돼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
항공운항과 한경근 교수는 "현재 국내에는 소형비행기 분야 전문가가 거의 없어 개척분야가 넓고 전망도 밝다"며 "세계 제일의 항공분야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교육 목표"라고 말했다.
.
서산=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
기사 입력시간 : 2002.04.11 18:19
한국 교육-희망의 현장] 한서대 발전 계획
400억 들여 비행실습장 건설중
1992년 개교한 한서대는 95년부터 항공분야 특성화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 중이다. 98년부터 국내 유일의 민간 항공실습장을 조성 중이며, 지난해에는 4개 학과로 구성된 항공학부를 출범시켰다.
.
항공분야 특성화에 대한 한서대의 야심과 정성은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건립 중인 항공실습장에 잘 배어 있다.
.
부지 선정과 기초 작업에 이미 1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비행장이 완성되는 2003년까지 3백억원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재원은 재단측이 전액 출연키로 했다.
.
한서대가 만들고 있는 항공실습장은 50인승 소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F급 비행장이다.
.
이 비행장에서는 이 대학 항공운항학과 학생들의 비행훈련은 물론이고 항공기계학과 학생들과 한서우주항공 등에서 제작한 소형비행기의 시험 비행도 이뤄질 계획이다.
.
그동안 군비행장 등을 빌려 진행하던 비행교육이 항공캠퍼스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타 대학 관련 학과나 군 기관, 민간 등에 비행장을 대여해준다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
항공운항과 한경근 교수는 "기본 계기접근 시설을 비롯해 첨단기기를 갖춘 미국의 롱비치 공항에서 비행교육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복잡하기로 유명한 로스앤젤레스 부근 공역에서 훈련받게 되면 세계 어느 공항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비행교육원 교육기간 동안 어학실력을 기르게 되는 것도 한서대가 자랑하는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
관제사와 승무원 등 공항운영과 관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항공교통관리학과의 경우 최신 기자재를 이용한 교육프로그램을 갖춰 놓고 있다.
.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재학생들은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교 당국에 토익(TOEIC)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 재학 중에 조종사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일정 점수 이상의 토익 점수를 받지 못할 경우 졸업이 되지 않는다.
.
이병국 대외협력처장은 "일본에 대해서는 가격으로, 중국에는 전문적인 인적자원으로 맞서면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안면도 비행장이 완공되면 동북아 지역 국가 등을 상대로 항공교육과 비행장 임대사업에 나서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하현옥 기자
.
기사 입력시간 : 2002.04.11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