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의 '안녕'에는 '반갑다'는 것과 '잘 가'라는 뜻 말고도 다른 뜻이 있어. '평안하시라'는 혹은 '평안하시냐'는 뜻.'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음악소설집 중)
노래 '러브 허츠'를 찾아서 들어봅니다. 1975년에 발매된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유행을 했었다는데 저는 처음 듣는 곡입니다. '처음'이라고 말하자니 엄청 쑥스럽습니다. 가요고 팝송이고 클래식이고, 저는 노래에 몰입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주제에 '러브 허츠'를 '처음' 듣는다고 말하자니 마치 노래를 즐겨듣는데 그런 노래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하는 듯해서 뭔가 거짓말을 하는 느낌이 들어 그렇습니다.
작중 인물 은미는 애인 헌수가 틀어준 '러브 허츠'를 듣는 중에 가사 'I,m young'을 우리 말 '안녕'으로 알아듣습니다. 팝송에 '안녕'이라니 가당치도 않지만 분명 똑똑하게 들린 안녕, 그 '안녕'이 불러온 불편한 관계, 그걸 계기로 헌수와는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그냥 일어나는', 그 앞에서는 매번 놀라는 표정을 짓게되지만 '이번에는 그저 내 차례가 되는',
안녕,
세상 많은 안녕.
자주 만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약속을 하고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서로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 위해 갔는데 우연히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때 우리는 서로 '안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다가 누구라도 먼저 떠나게 되면 또 '안녕'이라고 말합니다. 그때의 안녕은 '또 보자'는 소리입니다. 어쩌면 영원한 이별을 앞에 두고서도 우리는 '안녕'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때의 '안녕'은 '그동안 함께 해서 즐거웠어, 잘 가' 정도의 의미일까요.
그러고 보니 엄마의 마지막 날, 제가 엄마의 귓가에 대고 속삭인 말이 '안녕'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두에게 안녕~~^^
-'17,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