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無渡河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下 임이 그예 물을 건너시네. 墮河而死물에 빠져 돌아가시니 當奈公何임이여, 이 일을 어찌할꼬.
無 말 무, 없을 무竟 마침내(드디어) 경
墮 떨어질 타當 마땅할 당奈 어찌 내
<공무도하가> 배경 설화
공후인은 조선 진졸사람인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이 지었다. 곽리자고가 새벽에 일어나 배를 젓고 있었는데 머리가 센 미친 사람(백수광부) 하나가 머리를 풀고 술병을 낀 채 물살을 헤치며 건너가려 했다. 그의 아내가 뒤따르며 막아보려 했으나 막지 못하고 결국 미친 이는 물에 빠져 죽었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를 타며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지었는데 소리가 매우 구슬펐는데 노래를 마치고는 스스로 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곽리자고가 돌아와 아내 여옥에게 그 노래 소리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하였더니, 여옥은 이를 슬퍼하여 공후를 타며 그 소리를 그대로 내었는데 듣고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옥은 그 소리를 이웃에 사는 아낙인 여용에게 전해 주었는데 이를 이름하여 <공후인>이라 불렀다.
● <공무도하가> 작품 정리 * 출전 : 해동역사 * 연대 : 고조선 * 형식 : 4언4구체의 한역가, 서정시* 중심소재 : 물 * 작가 : 백수광부의 처, 또는 여옥 * 다른 이름 : 공후인 * 주제 :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함 * 의의 : 1) 서사시에서 서정시로 넘어가는 시기의 작품 2) 문헌상 가장 오래 된(최초의) 서정시
● <공무도하가>의 의미
문헌상 우리나라의 최고(最古)의 서정 가요인 <공무도하가>는 원시 서사 문학에서 개인 서정 문학으로 넘어 가는 과도기에 있는 작품이다. 이 가요에서 첫 구는 이별의 거부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비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여기서의 물은 임과 사랑을 의미한다. 둘째, 셋째 구는 이별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기서의 물은 임의 부재와 사랑의 종말(둘째 구)과 임의 죽음(셋째 구)을 나타낸다. 넷째 구는 이별의 정서가 나타난다. 결국 이 가요는 정읍사, 가시리, 서경별곡, 진달래꽃 등으로 그 정서가 이어져 오는 한국 정서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 백수광부는 어떤 사람인가?
이 시가의 배경 설화에 나타난 주인공 백수 광부의 모습이나 행동은 평범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서 상징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백수 광부의 기이한 외모나 사건이 발생한 새벽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고려하여 신화적 입장에서 해석하면 그는 일종의 주신(酒神)이라 할 수 있으며, 노래를 부른 후 따라 죽었다는 그의 아내는 악신(樂神)의 성격을 지닌다. 또 백수 광부의 행위를 일종의 황홀경에 든 무당의 모습이라 보고, 강물에 뛰어드는 행위 자체는 죽음을 이기고 새로운 권능을 확인하는 의식을 거행하다가 실패한 것으로 해석하여 그의 아내 역시 무당이라 추론하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견해로 모습이나 거동이 예사롭지 않은 점을 보아 죽은 사람이 무당일 것이라고 하는 견해가 특히 주목된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술병을 들고, 미치광이 짓을 하면서 강물에 뛰어들기도 하는 것은 황홀경에 든 무당의 모습이라야 이해가 된다. 강물에 뛰어들어 죽음을 이기고 새로운 권능을 확인하는 의식이거행되었겠는데, 그렇게 하는 데 실패했으니 문제이다. 서툰 무당인 탓이라고 하면 심각한 사태가 가볍게 처리되고 만다. 실패에서 어떤 역사적인 의미를 찾으면서 새로운 견해를 덧보탤 필요가 있다. 무당으로서의 권위가 추락했기 때문에 죽음에 이른 것이 아닌가 하고, 그렇게 된 이유가 고조선이 국가적인 체계를 확립하면서 나라 무당으로서의 지위를 차지하지 못한 민간 무당은 불신되거나 배격되는 사태가 벌어진 데 있었을 법하다. 그 자리에서 공후를 탄 아내도 무당인 것 같으며, 그래서 굿노래 가락에 얹어 넋두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지식산업사,1988
● 노래에 나오는 '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 작품에서 작자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되는 과정을 자신의 감정 변화와 함께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전체 4행 중에서 세 번에 걸쳐 나오는 '물'이라는 이미지는 작자의 감정에 따라 변화하며 작자의 심리적 상태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첫 행에서 작자는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라고 행동의 중지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인 '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작자가 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물'로서 표현된 자신의 사랑인 것이다. 물론 표현된 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물을 건너듯 저버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둘째 행에 나오는 '물'은 그 의미가 조금 더 변화한다. 둘째 행에서 작자는 '임이 그예 물을 건너시네'라고 하여 물을 건너는 임을 묘사한다. 이것은 물을 건너 버린 임과 작자와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이다. 언제 다시 만나게 될 지 모르는, 그저 애절하기만 한 이별을 하게 된 것이다. 한편, 셋째 행에서 임은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생과 사의 갈림이자 불가항력인 물로 임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물론 들어간 임을 이제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셋째 행에서의 '물'은 죽음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의 '물'의 이미지는 사랑 → 이별 → 죽음의 의미를 차례로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원문과현대어역
公無渡河(공무도하)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공경도하) 임은 그예 건너시고 말았네
墮河而死(타하이사)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當奈公何(당내공하) 가신 임을 어이할꼬
내용 연구
* 1구 - 2구 : 임의 떠남 * 3구 - 4구 : 임의 죽음
핵심 정리
* 형식 : 4언 4구의 한역 시가 * 성격 : 개인적인 서정 가요 * 주제 : 임을 여읜 슬픔 * 표현 : 직서법, 절박함 * 지은이 : 백수광부의 아내 * 연대 : 고조선 때 * 출전 : 해동역사(조선 정조 때 학자 한치윤이 저술한 단군 조선으로부터 고려왕조까지의 역사서. 모두 85권으로 되어 있음. 우리 나라의 역사서와 중국, 일본의 역사서를 망라해서 우리 나라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찾아 기록했다.) * 의의 : ① 황조가와 함께 우리 나라 최고의 서정가요(삽입가요) ② 원시 고대문학의 집단가요에서 개인적 서정가요로 넘어가는 시기의 작품 * 별칭 : 곡명으로는 '공후인'이라 함
해설과 감상
설화는 노래 <공무도하가>의 배경설화로 더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리의 설명도 노래를 바탕으로 해야 하겠다. 이 내용은 중국의 채옹이라는 사람이 지은 <금조(琴操)>에 전하는 것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송나라 때 문헌인 곽무청의 <악부시집(樂府詩集)>에는 노래만 전한다.
우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물을 건너다 죽은 사람 때문에 모든 것이 시작되었으니 죽은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를 먼저 알아보아야 하겠다. 그 동안 논란이 매우 많았는데 모습이나 거동이 예사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당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머리를 풀어 헤치고, 술병을 들고, 미치광이짓을 하면서 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은 신들린 무당의 모습이라야 어울린다. 그런데 이 무당은 실패한 무당이다. 강물에 들어가 죽음을 이기고 무엇인가 재생을 이루는 의식(죽음의 신비 체험에 의한 자기 변용)을 거행하던 중에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것을 역사적으로 보면 고조선이 국가적인 체제를 이루면서 나라 무당으로서 지위를 차지하지 못한 무당이 불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따라서 권위를 상실한 무당이 결국은 죽음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자리에서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부르던 아내도 실은 무당이라고 볼 수 있다. 굿노래에 한 섞인 넋두리를 보탠 것이 아닌가?
또 다른 견해는 신화적 해석방법으로서 백수(白首)는 신선의 모습이므로 백수광부를 주신(酒神)으로, 그의 아내를 강물의 요정인 님프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즉 백수광부를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Dionysos)나 로마 신화의 바카스(Bacchus)로, 아내를 악신(樂神, Nymph의 하나)로 본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해석상의 이견이 분분한 것은 설화 속에 등장하는 '조선(朝鮮)'이 어디를 가리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대체로 우리의 고조선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중국의 조선현을 가리킨다는 견해도 있어 주목된다. 이 지명의 문제는 이 노래 혹은 설화가 우리의 것이냐, 아니면 중국의 것이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하지만 당시 고조선의 영역을 고찰할 때에 '조선'이 우리의 영토를 말하는 것이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수긍이 간다. 그리고 최근의 견해는 분명 조선은 중국에 있던 조선현을 가리키는 것이며 그곳에 살던 우리 나라 사람의 비극적 이야기라는 견해도 나타나고 있다.
등장인물에 대한 논의를 마친다면 우리에게 남은 문제는 삽입가요에 대한 문제이다. 과거에는 노래명에서도 이견이 있었으나 현재는 '공무도하가'는 시가에 대한 명칭으로, '공후인'은 악곡에 대한 명칭으로 일반화되어 있다(현행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는 '공후인'으로 되어 있다). 작자의 문제는 중국의 문헌에는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이라고 되어 있으나, 원작자는 백수광부의 아내로 잡고, 여옥은 단지 노래를 전사(轉寫)한 인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남편의 죽음을 당하여 어떻게 부인이 노래를 지을 수 있는가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도 있으나 설화의 문맥에 의하여 작자의 문제는 쉽게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이 설화의 구조를 보자. 이 설화는 두 쌍의 부부가 그 축으로 되어 있다. 즉 강에 바져 죽은 백수광부와 그의 아내, 그 광경을 본 곽리자고와 그의 아내 여옥, 이렇게 두 쌍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백수광부:곽리자고 = 백수광부의 처:여옥>으로 대응되고 있다. 결국은 동일한 입장에서 기술되고 있는 것이다.
배경 설화
조선의 뱃사공 곽리자고(藿里子高)가 아침 일찍 일어나 배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 때 머리가 허옇게 센 미치광이[白首狂夫] 한 사람이 머리를 풀어헤친 채 술병을 쥐고는 어지러이 흐르는 강물을 건너고 있었다. 그 뒤를 그의 아내가 따르며 말렸으나 미치지 못해 그 미치광이는 끝내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공후)를 뜯으면서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지었는데, 그 목소리가 아주 슬펐다. 노래가 끝나자 그의 아내는 스스로 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이러한 광경을 처음부터 목격한 곽리자고는 돌아와 자기 아내 여옥에게 이야기하면서 노래를 들려주었다. 여옥은 슬퍼 공후를 뜯으면서 그 노래를 불렀다. 듣는 사람들 중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여옥은 이 노래를 이웃에 사는 여용에게 전하였다. 이 노래를 이름하여 '공후인'(악곡명)이라 하였다.
* 참고 자료 1. 소재의 상징성 이 설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물이다. 사랑과 이별과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 물은 일반적으로 창조력의 원천, 즉 원수(原水)로서 여성의 생산적 원리를 상징한다. 또 재생의 의미를 가진다. 양수, 피, 침, 정액 등과 비교될 때 물은 액체,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것이다. 모든 신화에서 탄생의 배경으로 물이 등장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무가 [바리공주]]에서 약수로 아버지를 재생시키는 것도 한 예이다. 또 물은 정화력을 의미한다. 모든 의식에서 목욕재계나 세례(洗禮)는 이러한 물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물이 갖는 상징인 소멸성과 재생성 및 모성성을 고려하면 백수광부의 익사는 곧 모태회귀요, 낙원 세계로의 회귀인 것이다. 그리하여 뒤따라 익사한 아내와 영원한 사랑을 도모하게 되는 것이다.
2. 물의 상징적 의미 제1구의 '물'---충만한 사랑 제2구의 '물'---임(사랑)의 부재(不在) 제3구의 '물'---사랑의 종언(죽음) 3. 다른 작품과의 관련 이 설화에 삽입된 노래는 여성의 비극적 상심을 노래한 것으로 [정읍사], [가시리], [진달래꽃]으로 연결되는 전통적 비장미를 가진다. 그런가 하면 이 설화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는 물이 훗날 [서경별곡]이나 정지상의 [송인] 등의 이별가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음도 주목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