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상주에 계시는 친구 여러분!
재경 친구들이 정말 많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미 우리 까페 “꾸러기 사진 모음”에 게재 되었듯이 재경의 동기들이
지난 12일과 13일에 걸쳐 상주 친구들의 “06년 8월 정기 모임”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상주 성록 회장 등 친구들의 열띤 초대를 받아, 재경의 이동민 총무의 부지런한 연락으로
경자, 희영, 희성, 봉률, 현숙, 경진, 서순옥과 그의 부군, 그리고 석화심과 그의 부군께서 참석하였습니다.
역시 어김없이 대구에서는 홍구 회장과 진원, 묘열, 순자, 영환, 외진 등이 참석을 하셨습니다.
서울 일행이 상주로 가며, 이대로 고속도로로 바로 쌩~가면 재미없다, 우리들이 다니던 추억의 옛길로 한번 가보자, 그 기 더 정겹고 사람 사는 것 같다 등 케싸면서 괴산에서, 화양 계곡으로, 그리고 화북을 경유하며 무지 떠들며 행사장인 상주 차순경께서 운영하시는 ‘성보 농장’ 앞 ‘내서 냇가’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경.
“상주 중앙 초등 24회 동기회” 라 쓰인 대형 천막아래 이미 대구지역의 부지런한 친구들과 먼 곳의 남기영 친구 등 모두 오셔서 바비큐 불을 지피고 계시더이다.
……즐겁고 왁자지껄한 해후! ^^
이어 저녁은 각종 ‘고기 구이’와 ‘바비큐’, 그리고 여름날에 빠질 수 없는 ‘보신탕’과 ‘닭개장(또는 육개장)’으로 화려한 식단을,
그야말로 무공해의 공기와 맑은 냇가 옆, 그리고 늘상 그리웠던 풍경 속에서 모두 열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본래 주 메뉴는 ‘구이와 보신탕’이었는데 집행부들께서 사려 깊은 배려로,
보신탕은 다소 않먹는 친구들이 있으므로 ‘대체 음식’으로 육개장을 준비하였는데 느닷없이 그 이름이 닭계장인지 육개장인지의 뜻을 놓고 육개장이 맞다, 닭개장이 맞다, 다 같은 뜻이다, 한자로 쓰면 肉溪腸이다 그러니 육계장이 맞다, 육개장엔 소고기가 들아 간다 등등으로 그 뜨거운 것을 먹으며 설왕설래 하고,
상주 집행부들과 상의하여 재경 팀에서 준비키로 한 ‘보신탕’은,
서울에서는 전혀 접할 수 없는 상주 지역 유일의 조리방법으로 만들어 보신탕이라기 보다 마치 얼큰하고 씨원한 해장국 같은 맛을 지녀 타 지역에서 이것을 먹을라 치면 늘 생각났던 그 보신탕을, 상주에서 가장 오래된 전문점인 ‘서성 식당’에서 주문하였는데 주문 시 충분한 양으로 하여 다음날까지 챙겨 먹을 양이었으나 왠걸, 당일 저녁에 이미 동이나 배부르게 먹고 쫌 있다
‘꼬불쳐’ 먹기로 한 몇몇 친구들의 무지한 원망과 툴툴거림(특히 두 지역 총무들, 상문과 동민)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단연 그날의 압권은 ‘도재국 친구’가 구워대는 “석쇠 연탄 돼지 불고기” 였는 바,
이제 고기 굽자는 얘기가 나오니 상주 친구들이 모두 “저건 재국이가 해야 돼여” 하여 웬 까닭인가 하였더니,
연탄 화덕을 가랑이 사이에 척 끼고 앉아 왼손 가락 사이엔 담배 한 개비 들고, 달궈진 석쇠 위에 고기를 척척 얹어가며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설익지도 타지도 않게 적절히 익혀,
굳이 ‘여학생들만 가야’ 얻어 가져올 수 있는, 그 고기 맛이야말로 단연코 그 날의 음식상의 백미를 화려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더랬습니다.
특히, 적당히 익었다 판단하여 석쇠를 뒤집을 때, 뒤집고 나서 석쇠의 끝 자락을 집게로 부드럽고 의미심장하게, 마치 고기와 불과 어떤 교감을 나누는 듯 탁탁, 더도 말고 딱 두 번을 ‘치는 것’이 참으로 어떤 경지에 이르런 듯한 노련한 모습이,
한 점 얻어 먹을 양으로 빈 접시를 들고 벌쭉이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어기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하여 그날 그의 솜씨와 맛을 보고 우리 시대에 볼 수 없는 ”구이의 전설”이라 명명키로 하였으며 그 ‘특칭’에 모자람이 단연코 없음을 확언하고 싶습니다.
이어진 여흥과 즐거운 얘기 꽃을 피우며 상주의 밤은 무심히 다가 왔습니다.
‘다소’ 좀 큰 목소리들로 노랠 불러대는 통에 급기야 주위의 신고로 그 바쁘신 상주 ‘경찰아저씨’도 여러 명 왕림하시게 만들어 이 나이들에 ‘경고’도 먹고(문득 그 어린 시절, 이 근처에서 같은 상황으로 경찰을 접견(!)한 바 있어 못내 그 시절의 그리움이 솟더이다)
상산 초딩의 회장 자격으로 또 사랑하는 경애의 신랑 박준국씨의 차 한 가득히 실어다 준 맥주를 먹으며,
서순옥 부군의 멋 들어진 찬조 출연도 듣고,
초딩 동창회 간다고 자꾸 상주를 가는 마나님 통에 간만에 처가 상주를 들려 처가에 혼자 두고 훌쩍 모임에 간 각시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야심한데 당최 오지 않는 각시를 손수 마중 나온 ‘화심신랑’(우리 카페의 정식 ID임)님의 찬조 출연도 또 들으며 깊은 밤,
시원 타 못해 칼칼한 냇가 바람으로 으실~ 춥다는 느낌을 받으며 그렇게 고향의 밤은 자꾸만 깊어 갔습니다.
……살아가면서,
삶이 부여하는 여러 이유로 말미암아,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산다는 것”은……
그 사람은……
늘 아무도 없이,
홀로 낯선 길을,
마음 붙이지 못하고,
가는 듯,
이 길이 맞을까,
꼭 가야 할 곳인지도 잘 알지 못한 체,
늘 언젠가는 이 선 자리를 떠나야만 할 것 같은,
……가슴 한 켠 채워지지 않는 구멍을 두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나이 들수록 ‘깨닫게 되는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공해에 걸러지지 않는, 그래서 더 강렬한 盛夏의 ‘태양빛’도,
유약한 도시의 것보다 백배는 맹렬한 상주 냇가의 ‘모기’들도,
마치 야간 전투를 치러는 2대의 탱크의 굉음과 견주어 전혀 손색 없는,
그래서 유일하게 잘 견뎌낸 희한한 기영이만 빼고 모든 친구들을
“상주의 잠 못 드는 밤”으로 만들어 버린 ‘경진’과 ‘희성’의 엄청난 ‘코 골음’도,
곳곳에 널려있는 옛적의 가슴 아린, 그래서 슬프고 그러나 아름다운 수 많은 ‘추억’들……등등
……어느 것 하나 달콤하고 아름답지 않은게 없었습니다.
저희를 초대해준 성록 회장과 상문 총무,
그리고 바쁜 회사와 동분서주하며 모든 행사 전반에 걸쳐 세심한 준비와 여러 가지 물심양면 제공하여 주신 차순경 친구께 감사를 참석한 재경 친구들을 대신하여 깊이 드립니다.
맛난 육개장(또는 닭개장…^^)과 아침의 시원한 배추 해장국, 그리고 맛깔스러운 반찬으로 늘 우리들의 식탐을 절제치 못하게 하는 ‘바지런’하기 그지없는 고영애 친구에게도 인사 드립니다.
일일이 거명하지 못한, 같이 끝까지 함께하여 주신 다른 모든 친구 모두에게도 감사의 정을 전합니다.
대구의 친구들은 무사히 잘 들 갔는지요?!
13일 아침,
자리를 그늘 많은 남장사 계곡으로 옮길 때, 짐을 정리하며 보니 너무나 많은 먹을 거리와 준비물을 보고 왜 진작 이것들을 다 내 놓지 않았을까 하였으나(거의 이용도 못해보고 온 듯함…쩝), 엄청 바빴는지 상주의 ‘걸출한 여학생들’이 다수 참석치 못해 벌어진 일들로써,
투박한 남학생 집행부들로써는 진행상의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옥에 티라면 티일까….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근데 왜 정희는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 대답도 없이 않왔을까여?
…용주, 송순자,는 요?)
헤어질 때 대접이 소홀함을 두 손잡고 말씀하여 황량한 도시 인심에 찌들은 우리 일행을 당황케 한 그 친구들은, 무사히 귀가 소식을 드리는 늦은 시각에 성록 회장과 순경친구 등은,
그 때에서야 훌쩍 떠난 우리들의 자리를 뒷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님 들!,
이 모든 것,
필체 짧은 탓에 모두 표현키 어려워 다하지 못하나,
……그냥 즐거웠습니다!
……그런 날이 매일이었으면 합니다!
재경 친구들, 일동 드림.
P.S: 우리 모임이 성숙해 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견(?)한 현상 하나는,
재경 친구들이 지난 4월 상주 모임에서 당한(?) 상주 친구들의 큰 ‘배신 때리기’가 크게 시정 된 듯하여 몹시 기쁨을 표합니다.
또?… 혹시나 싶어 ‘내밀히’ 확인해 본 바, 우리를 보내 놓고 또 ‘딴 곳으로 새지’않고 ‘대벌’에서 대충 헤어진 것을 확인된 것으로 미루어 우리들의 ‘지도 편달’ 또는 ‘엄중 경고’가 크게 효과적으로 ‘학습’이 된 듯하니 이를 매우 ‘칭찬하는 말씀’을 전하는 바이며 향후에도 계속 실천, 노력하기를 ‘앙망’하는 바임을 전합니다!!
(^-------------^)
첫댓글 우히히히....회장님의 글 솜씨는 읽을수록 감칠 맛이나는군요~~. 글 뿐만 아니라, 여럿이 모여 라이브 콘서트의 행사에 회장님 노래실력도 그옛날 [소리샘]이 들어보고 울며 은퇴했다는 전설이 맞는구려....캠파이어에 활활 타 오르는 불꽃 속에 우리들의 춤사위와 어우러져 구워진 옥수수와 고구마 정녕 별미이더라구여....
상주에서 준비해 준 동기들, 너무너무 애썼고, 추억속에 빠져들게 한 너무나 멋진 캠프파이어, 정말 맛있게 먹었던 군고구마 , 돼지 불고기 바비큐 등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이 되었어. 모두들 너무너무 고마워!!
동제는 직업이 작가인가? 국어선생님인가? 글 재미있게 잘 쓰네! 잘 감상했어~~~~~~
아이고~~ 참말 글 잘쓰네! 이런글재 쬐금 더 일찍 토했으면 사업보다문단데뷰를 적극 권할껄, 그라면 작품나왔을뻔했다구~~!!^^
그러게...이런 실력을 카페를 위해 한달에 두세번 이래두 글좀 올려줘 드레칸이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도와주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