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찌는 8월의 첫주.
모처럼 시간을 내어 선배들과 함께 김영희 닥종이 조형전을 다녀왔다.
아주 오래 전 너무나 감동을 받으며 관람한 기억이 있기에....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로 유명한 닥종이 작가 김영희씨는 29일까지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인전 〈미술관의 여름〉을 갖고 있었다.
최근 2년간 손으로 만든 닥종이 인형 64점과 작가만의 개성을 표현한 혼합재료로
사진에 물감을 덧칠해 제작한 회화 54점을 함께 선보이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동굴동굴한 얼굴에 천진난만한 모습의 아이 둘이 들어오는 사람들을 반기며
인사를 하고 있어 우리를 미소 짓게 했다.
올해 예순여섯인 작가는 다섯 살 때 처음 닥종이 인형을 만들다고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온 열네 살 연하 남편과 함께 다섯 아이를 키우는 여자 김영희.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아이들과 독일 청년과의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어 그와 결혼 후
낳은 아이들까지 다섯아이들을 소중하고 반듯하게 키워냈다.
마치 닥종이에 정성을 쏟아 인형을 만드는 것처럼.
오전이라 전시장은 한산했고 입구 한 가운데 작가 김영희씨가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죠?
네.
살며시 미소 짓는 작가의 표정에서 지난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사진을 찍고 작품은 촬영이 허락되지 않아 살짝 몇장만 찍을 수 있었다.
작품들을 돌아보며 인형 작품들이 예전과 달리 다소 현대적으로 빍아졌으나
여전히 우리의 옛 모습을 보는 듯 저절로 미소가 떠 올랐지만 새로운 기법의 회화는
웬지모르게 보는 내 마음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고 몇개의 작품은 눈매가
날카롭게 변해 과거 인형들의 편안함이 보이지 않았다.
전시장을 나오며 생각했다.
긴 세월의 흐름에도 작품활동에 열심인 작가의 모습과 새로운 작품에서
왜 난 작은 아픔을 느끼는 것인지...
그리고 처음 닥종이 인형들을 보며 내 어린시절을 떠올렸던 그 때가 그리워진다고.
* 사진 몇장 앨범에 올립니다.
첫댓글 그녀의 살아온 과정이 가슴이 아리게 만들었었다. 먼 이국땅에서 겪었을 그 고독과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겪었던 그 아픔까지 모두 다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었지...그래도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수 있는 그녀는 복되고 복된 여인이리라
작품을 하듯이 아이들을 잘 키웠나보네~~
의지의 한국 여인의 대표적인 표상.
한국 여인은 왜 이리 강인한 것일까????
영자 너도 그중 하나잖아? 그리고 우리 주변의 친구들 하나하나 모두들 강하게 열심히 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