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밤바다
광안리 밤바다는 환상적이고 불야성을 이룬다. 젊음의 거리, 축제의 명소이다. 해수욕장 주변 상가 불빛이 바다에 비치고 광안대교 조명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광안리 M 드론쇼’ 공연이 매주 토요일 저녁에 있고, 11월에는 부산불꽃축제를 광안리해수욕장, 이기대, 동백섬 일원에서 관람할 수 있다.
보리밭 산책로를 해수욕장 가장자리에 만들어 연인에게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있다. 민락회센타와 성진회센타에서 야경을 보며 싱싱한 활어회에 좋은데이 소주로 멋진 여행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바다를 보는 대형 카페와 식당에는 젊은이들로 왁자지끌하다. 사주 타로를 보는 점집이 눈에 띄게 많다. 숙소는 모텔은 없고 호텔만 있을 뿐, 바다뷰 객실은 인기가 높다. 지나가는 차량이 도로를 건너는 사람을 우선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기억에 남는다.
광안리에서 1박하고 영도구 태종대, 서구 암남공원, 남구 오륙도 스카이워크,
유엔기념공원, 해운대구 동백섬, 블루라인파크, 기장군 해동용궁사를 2일간 돌고 돌았다.
태종대는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하고 순례 중 절경에 반해 머물렀던 것에서 유래되어 태종대라 불렀다. 다누비열차를 타고 전망대까지 갔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56km 거리의 대마도를 볼 수 있으나 황사 때문에 시야가 좋지 못했다. 전망대 앞에 모자상이 있다.
“모자상은 세상을 비관하여 전망대에서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진한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여 삶의 안식과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76년에 설치 하였다.”
유람선으로 자살바위, 전망대, 등대, 기암괴석과 절벽, 오륙도를 볼 수 있고,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흘러 나온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 거리를
그리워서 헤메이던 긴긴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프하며 가는 길을 막아섰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송도구름산책로는 성공과 재복, 장수와 건강을 가져다주는 거북섬이다. ‘송도구름산책로 365’를 걷는 사람은 건강하고 만사형통한다. 거북섬 쪽에서 암남공원으로 가는 해상케이블카를 탔다.
암남공원은 진정산 일대 자연공원이다. 해풍을 맞으며 탁트인 바다를 불 수 있는 용궁구름다리가 있다. 별도로 입장료를 받고 있다. 공원 아래 바닷가 조개구이 포장집에서 소주 한잔하면 딱이다. 그곳에서 송도해수욕장으로 가는 1.2km 해안산책로를 걸으면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배들이 며칠씩 쉬어가는 주차장 묘박지 안내판이 인상 깊다.
“은하수를 별들의 고향이라 부르듯,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지는 배들의 고향이다. 떠나고 들어오는 그곳에는 설렘도 반가움도 아쉬움도 있다.”
오륙도스카이워크에서 덧신을 신고 투명한 유리 바닥을 걸으며 오륙도 중 솔섬과 수리섬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이기대 산책로와 멀리 해운대를 볼 수 있다. 이기대공원 산책로는 4.7km로 중간에 해녀들이 잡은 멍게와 해삼에 소주 한 잔 먹으면 꿀맛이다.
동백섬은 원래 섬이었지만 퇴적 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되었으나 섬으로 불리고 있다. 누리마루 APEC 하우스가 동백섬에 있다. 2005년 11월 18일부터 11월 19일까지 21개국 정상이 APEC 정상회담 회의장으로 사용된 곳이다. 당시 세계 언론에서 경치가 아름답다고 극찬하였다. 회담장 좌석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다. 멀리 길이 7420m 광안대교가 보이고 야경이 아름답다.
해운대해수욖장에는 ‘손인호 님의 해운대 엘레지’ 노래비가 있다.
“해운대 엘레지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를 하고 다짐을 하던 너와 내가 아니냐
세월은 가고 너도 또 가고 나만 혼자 외로이
그 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 못 잊어 내가 운다.”
해운대 Blue Line Park가 2020년에 개장 되었다. 블루라인파크는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지나 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하여 수려한 해안절경을 따라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운행한다. 해변열차를 타고 청사포역에 내려 다릿돌전망대에서 사진도 찍었다. 날씨가 맑아 대마도가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청사포는 해운대구 달맞이길 아래에 있는 작은 포구다. 원래 한자명이 뱀 사蛇가 들어가 靑蛇浦였으나 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레라는 뜻의 靑沙浦로 바뀌었다. 난류와 한류가 섞이는 동해의 남쪽 끝과 남해의 동쪽 끝에 있어 물고기가 풍부하고 질 좋은 횟감이 많다.
해동용궁사는 우리나라 관음 신앙이 해안이나 섬에 형성되어 있어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해동용궁사가 삼대 관음 성지이다. 고려 우왕 2년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에 의해 창건되었다. 1970년 초 정암화상이 기도 증진한 회향일 몽중에 백의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것을 친견하고 산 이름을 보타산, 절 이름을 해동용궁사로 개칭하였다.
일주문으로 들어가기 전 12지신상 앞에 나옹선사의 시가 새겨져 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절을 돌아보고 일주문으로 올라오는 계단 끝자락에 법구경 한 줄이 새겨져 있다.
“내가 이 세상에 올 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
죽어서는 어느 곳으로 가는고!
재산도 벼슬도 모두 놓아두고
오직 지은 업을 따라갈 뿐이네.”
비워야 채울 수 있고, 버려야 한다. 내려놓고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초파일을 앞두고 걸린 연등이 장관이다. 평일인데도 관관객이 많았고, 외국인 중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많았다.
카페 Cemstone은 미포에서 열차를 타고 청사포에 내려 송정역까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있다. 룸도 있고, 실내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 해외 휴양지 부럽지 않은 이국적인 카페다. 공간이 넓어 테이블 배치도 다양하고, 야외 테라스와 2층도 있다. 카페 입구에 크로아상, 아몬드크로아상, 소금빵, 먹물연유빵, 달고나빵, 몰블랑 외 다양한 베이커리가 진열되어 있다. 에스프레소, 카페라떼, 아메리카노와 빵을 먹으며 2012년 동유럽여행의 추억을 되씹어 보았다. 일행 중 작가 한 사람이 유럽 여행 부부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선물하여 고마움을 전한다.
송정 Cemstone 카페에서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를 들으면 정말 멋지다.
유엔기념공원은 유엔군 전몰장병이 안장된 세계 유일의 유엔군묘지다. 한국전쟁 중 전투지원국 16개국, 의료지원국 5개국 총 21개국이 참전하여 17개국 40,896명의 희생자가 발생 하였고, 2,327기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조경이 잘 되어 있고, 겹벚꽃 명소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다.
광안리 하운드호텔 바다뷰 객실에서 자고, 전망 좋은 성진회센타에서 활어회 코스요리에 부산에서 생산되는 좋은데이도 한잔했다. 기장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짚불곰장어 특미도 먹었다.
여행 패턴이 바뀌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승용차로 하던 여행을 고속열차를 이용하고, 현지 관광버스를 임차해서 다녔다. 걷기가 불편한 회원도 있어 세월의 흐름에 자연스러운 노화는 막을 수 없다. 여행은 맛과 멋이고, 낭만이 있어야 한다.
봄날의 추억 여행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봄의 한 가운데,
사월
태종대 유람선에 갈매기 날고
기암괴석은 오랜 파도에도
우뚝 서 있고,
꽃피는 동백섬에 꽃은 보이지 않고,
해운대 엘레지 노래비는
변함없이 해운대 백사장을 지키고 있고,
다섯 개인지 여섯 개인지
오륙도는 오고 가는 연락선을
기다린다.
(2024년 4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