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불이나 주차장 내부가 그을리고 전기 및 소방 설비 등이 훼손된 것과 관련해 법원이 차량 소유주에게 일부 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김영수)은 A아파트 보험사가 입주민 B씨와 C자동차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연대해 66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화재는 2019년 12월 31일 새벽 2시 50분경 경기 화성시 모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입주민 B씨의 차량에서 시작됐다. 이 불로 지하주차장 1, 2층 내부 전체에 그을음이 생겼고, 전기 및 소방 설비 등이 훼손됐다.
해당 아파트 주차장 CCTV에는 차량을 주차한 B씨가 자리를 뜬 지 10여 분 만에 차량 트렁크와 뒷좌석 사이드 문이 열리고 비상경고등이 깜빡거리다가 불이 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화재 3~4일 전 차량 리모컨 잠금장치뿐만 아니라 전등과 전기적인 장치 모두가 작동되지 않았으며 화재 당일에도 열쇠로 차량 문을 잠갔다”고 진술했다.
화재는 차량 앞좌석 내부에 위치한 BCM 하자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BCM은 차량의 전자장치를 제어하고 모니터링 하는 모듈이다. 또 당시 관리직원의 화재 신고가 지연됐고, 스프링클러 헤드에서 소화용수가 나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화재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보험계약을 맺은 A사는 2019년 4월 입대의에 보험금으로 총 1억1000여만 원을 지급했다. 그 뒤 A사는 B씨와 B씨의 차량 보험사인 C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A사는 “화재는 B씨가 점유 및 관리하는 차량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C사와 함께 보험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화재가 차량 소유주의 책임이라고 봤다. 김 판사는 “차량의 BCM에 존재하는 하자에 대해 제조업자에게도 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B씨는 자신이 점유, 관리하는 차량에 대해 방호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며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화재 발생 전 차량 리모컨 잠금장치뿐만 아니라 전기적인 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적이 있었음에도 B씨는 전문적인 차량 정비업자에게 전기적인 이상 여부의 확인을 의뢰한 적이 없고, BCM 부품을 교환하거나 수리했다면 화재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다만 B씨의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C사와 연대해 66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화재 당시 신고 지연 및 스프링클러 미작동 등으로 아파트의 소방안전관리자가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입대의의 이 같은 잘못이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