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 엘릭시르 | 2015년 07월 03일
미키는 분명 경찰에 맞지 않았다. 나는 그 녀석을 제거하는게 동료들을 위한 길이라 믿었다.
그리고 미키는 죽었다. 가와토도 경찰에 맞지 않았다.
그 녀석은 언젠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부하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29p
요네자와 호노부의 신간으로 특이하게 장편이 아닌 단편집이다. 신인 작가가 아니고서 오래 활동해오던 작가가 단편집을 발표하다니 독특한 일이다. 처음 책을 고를 때 아무 생각 없이 골랐다가 책의 목차를 모고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래서 약간의 실망을 곁들이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6개의 단편 중 야경은 소설의 시작을 여는 첫 번째 단편이다. 내용이 긴 중편은 아니지만 6개의 단편 중 가장 농밀하고, 정성을 들여 썼다는 것이 느껴진다. 소설은 중년의, 냉소적이다 못해 찌들어버린 형사 야나오카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장례식장에서 부하의 죽음에 대한 사건을 풀기위해 움직이는데 그는 마치 하드보일드 소설의 사립탐정인 것 마냥 행동한다. 사회에 대한 마초적 냉소를 가지고 있지만 어딘가 불안한 그는, 부하의 죽음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지만 끊임없이 ‘그 녀석은 처음부터 형사에 맞지 않았다’는 감각적 신념을 합리화시키려는 태도를 동시에 보인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제제도 가하지 않는다. 심지어 많은 대화와 훈계조차 하지 않는다. 직업상 봐왔을 수많은 부조리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처럼 야나오카는 계속해서 읊조릴 뿐이었다.
그리고 사건이 터진다. 결과적으로 그의 생각이 맞았고, 부하는 정말 자질이 없는 얼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하지만 그래서 어떤가? 이미 부하는 죽었고, 상황은 돌릴 수 없다. 그는 파출소에 앉아 무덤덤하게 파출소에서 떠날 날을 기다린다.
다음 단편은 죽을자가 묶는 여관 사인숙으로, 떠난 여인을 찾아 온 한남자의 체험담을 담고 있으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가족의 비밀이야기 석류와 단편집에서 가장 긴 이야기 만등이 이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지기와, 만원이 이어진다.
짤막하지만 각 단편들은 나름의 반전을 가지고 이야기를 끝낸다. 특히 문지기의 반전은 이 이야기는 반전을 위해 만들었구나 싶을 정도이다.
이야기가 금세 끝나 아쉽기는 하지만 가끔 분위기 전환으로 짧은 이야기를 읽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첫댓글 다른데서도 추천을 봐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가볍게 보시면 괜찮은 것 같아요 ^^
아 이거 봤어요. 야경을 읽으면서 조직의 생리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쩔수 없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