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세대 제타 부분변경모델
【카미디어】 고정식 기자 = 1979년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차가 있었다. 당시 세계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미다스의 손’으로 빚어낸 소형세단이었다. ‘제트기류(Jet Stream)’란 바람의 이름을 줄여 명찰에 단 이 차는 점차 바람처럼 퍼져나갔다. 지난 36년간 판매된 숫자만 해도 1,400만 대를 훌쩍 넘긴다. 여전히 세계인의 선택을 받고 있는 이 차는 바로 폭스바겐 제타(Jetta)다.
▲ 1세대 제타
폭스바겐 제타는 단순히 ‘골프의 세단형’이 아니다. 1세대부터 골프의 플랫폼과 엔진을 나눠가졌지만 생김새도 크기도 달랐다. 당시는 고급차에나 적용됐던 사각형 헤드램프로 정중한 인상을 만들었고, 높이를 낮춰 날렵하게 다듬었다. 불쑥 튀어나온 엉덩이도 끝으로 갈수록 높이를 낮췄다. 리어램프는 크고 명료하게 배치해 명쾌한 인상을 심었다. 전체적으로 점잖았다. 애초에 골프와는 많이 달랐다. 특히 2도어 쿠페는 보다 젊고 낭만적인 모델로 사랑 받았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 모델을 아직도 운행하고 유지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 2세대 제타
2세대 제타는 1984년 등장했다. 1세대보다 덩치를 조금 키웠다. 헤드램프는 여전히 사각형을 유지했지만, 크기를 키워 인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러면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총 57만 1,030대가 팔린 1세대 모델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170만 8,390대나 판매된 것이다. 유럽차가 고전하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2세대 제타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1985년 미 대륙에 진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유럽차’ 타이틀을 획득하고야 말았다. 2세대 제타는 커다란 인기를 등에 업고 무려 8년이나 자리를 지켰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하반기에 국내 2천cc 이하 승용차 수입이 허용되면서 효성물산이 우리나라에 제타를 수입하기도 했다. 크고 육중한 수입차만 팔렸던 대한민국 수입차 초기 시장에서 작고 소박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제타는 3천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출시됐는데, 당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20평대 아파트 전세값이 3천만원 정도였다. 커다란 수입차가 주로 팔렸던 시절에 방송인 배한성 등의 자동차 애호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 3세대 제타
3세대 제타는 ‘벤토(Vento)’로 이름을 바꿔 지난 1992년 출시됐다. 제타라는 이름이 세단형 골프와 동의어처럼 인식됐기 때문에 폭스바겐은 이름까지 바꾸는 강수를 뒀다. 2세대 모델의 큰 인기로 자리가 확고해진 미국에서만 제타라는 이름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2도어 쿠페 모델도 단종시켰다. 4도어 세단 한 종류로 승부를 걸었다. 대신 디자인을 보다 스포티하게 가꿨다. 자세를 낮추고 엉덩이를 부풀렸다. 공기저항계수도 0.32Cd로 끌어내렸다. 최고 174마력을 발휘하는 VR 6기통 2.8리터 엔진이 담긴 고성능 모델도 출시됐다.
▲ 4세대 제타
1998년 데뷔한 4세대 제타 역시 이름을 온전히 되찾진 못했다. 유럽에서 보라(Bora)라는 새 이름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보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보라 역시 바람의 이름이다. 아드리아해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보라라고 부른다. 4세대 제타는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2세대를 오마주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파사트와 여러 부분을 공유해 ‘베이비 파사트’로 불리기도 했다. 왜건형 모델이 등장한 것도 4세대가 처음이다. 하지만,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골프 바리안트(Variant)’로 판매되기도 했다. 4세대 제타의 2005년까지 누적판매량은 660만 대나 됐다. 이 중 3분의 1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됐을 만큼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다.
▲ 5세대 제타
5세대 제타는 지난 2005년 열린 ‘LA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미국에서의 높은 인기 덕에 미국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폭스바겐 모델 중에선 뉴 비틀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런데 5세대 제타는 유일하게 골프와 닮은 얼굴을 갖고 있다. 5세대 골프 R32와 얼굴이 같다. ‘세단형 골프’ 이미지를 벗으려 이름까지 바꿨던 제타가 골프의 얼굴로 등장한 건 의외였다. 더욱이 고성능 모델의 스포티한 얼굴이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5세대에 이르러 제타의 위치를 고급 소형차까지 승격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5세대 제타부터 DSG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가 사용됐으며, LED 리어램프 등 고급 옵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 뉴 콤팩트 쿠페 콘셉트
6세대 제타는 2010년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뉴 콤팩트 쿠페 콘셉트(New Compact Coupe Concept)’를 통해 예고됐다. 당시 폭스바겐은 ‘시로코와 CC 사이를 메울 새로운 스포츠카’라고 소개했지만, 이내 6세대 제타임이 드러나고 말았다. 6세대 제타는 2010년 6월 16일 북미시장에서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제타의 가장 큰 시장인 북미지역의 성향에 맞게 크기를 대폭 늘렸다. 1세대 제타와 비교하면 약 40cm나 길어진 4m 66cm다. 외모에서도 골프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렸다.
▲ 신형 제타 실내
지난 1일에는 6세대 제타의 부분변경모델이 국내 출시됐다. 겉에는 제타 최초로 LED 주간운행등과 바이제논 헤드램프를 달았고, 속에는 피아노 블랙 패널과 새로운 핸들이 들어갔다. 안팎으로 곳곳에 디자인도 바꾸며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공기저항도 10%나 줄였다.
▲ 신형 제타
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은 "제타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은 물론 친환경성과 실용성까지 두루 갖춘 수입차 시장의 핵심적인 콤팩트 세단"이라며, "신형 제타는 디자인과 기술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의 대중화를 이룬 모델로, 특히 처음으로 수입차를 고려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중화된 프리미엄을 여전히 프리미엄으로 볼 수 있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의 동급 모델과 비교해도 신형 제타는 꽤 큰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가장 많이 선택 받는 수입 콤팩트 세단’이란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 신형 제타
폭스바겐 신형 제타는 110마력짜리 2.0 TDI 블루모션과 150마력짜리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 등 두 종류로 국내 출시됐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2.0 TDI 블루모션이 3,150만원,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은 3,650만원이다.
첫댓글 개인적으로4세대 제타 이뻐서 살뻔했다는^^
저는 작은 3시그먼트 차들을 참 좋아라해요~
벤츠에선 C클래스, BMW3시리즈는 두번이나 타고 있네요~ 폭스바겐 제타도 한번 타보고 싶은 차죠~~~
컴팩트 세단~~~~~
저 제탄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