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스위치
하늘에
봄이 펼쳐진 구름 비가 내리는 날엔
어김없이 우산들의
향연들이 펼쳐지고 있었는데요
퇴근길에 만난
콩닥콩닥 내리는 봄비를 따라
노란우산 파란우산 빨간우산 들이
거리에 넘실거리더니
행복이 기다리는 집으로
다들 돌아간 자리를 밟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망울을 한 채
거리 이곳저곳을 쓸어 담으며
총총걸음으로 뛰어오더니
지하철을 타려는지
계단을 밟고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버스정류장에서
유심히 지켜보던 젊은 부부는
무심한 하루를 안고 슬픈 미소를 따라
내려간 아이가 걸어갔던 그길로
걸어간다 멈춰 선 곳에는
객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서
바닥만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남자아이 곁으로 다가가고 있었는데요
"뭘 잊어버린 것 같아요
당신이 한번 물어봐요"
"그럴까?"
아내의 말에
다가가려고 머뭇거리던 사이
아이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걸 보며
황급히 뒤따라가던 젊은 부부의 눈에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줍는
아이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는데요
"핸드폰을 잃어버린 거였구나"
"여보…
우리가 뒤따라올 때까지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은 없었잖아?"
"그러게…. "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걸
몰래 가지려는
아이의 마음을 본 것처럼
젊은 부부는 깡충거리며 걸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따라 조용히 뒤따라가던
그때
-분실물 보관소-
"오다가 7번 출구 앞에서 주웠어요"
라고는
젊은 부부의 생각과는 달리
주운 핸드폰을 분실물 보관소에 전해주고
나온 남자아이는 좀 전 과는 달리
금방이라도 시들어가는 꽃이 되어
축 늘어진 두 어깨가
땅에라도 닿을 듯 걸어가면서도
고개는 연신 길바닥을 내려다보며 걷는
그 곁으로 다가간 젊은 부부는
"애야!
뭘 잊어버렸니?"
"엄마가 약 사오라고 준 만 원을
잃어버렸거든요."
"저런..
그럼 아저씨 아줌마가 같이 찾아줄게"
"아니에요…
지금껏 찾아봤는데도 없는 걸 보니
누가 주워갔나 봐요"
간절함 하나로 버텨오던 아이는
낯선 희망과 멀어진 채
사각거리는 슬픈 그림자를 앞세우고
멀어져가던 그때
((((찾았다))))
분실물 보관소에 들어갔다 나온
젊은 남편의 손에 만 원짜리 한 장이
들려 있는 게 아니겠어요
봄을 본 나비가 되어 뛰어온
아이는
"왜 나도 물어볼 생각을 못 했지….
정말 감사합니다"
자기 머리를
주먹 쥔 손으로 쪼아대며
머리가 땅에 닿을 만큼
고마움을 전하고 멀어진 자리에
"여보….
진짜 분실물 보관소에 있었던 거야?"
아내의 물음에 남편은
누군가의 마음 밭에 행복 씨앗
하나 심은 듯이 빙긋이 웃기만 하더니
"아무렴 어때
아이가 행복했으면 된 거지…"
거리를 돌고 나온 바람을 안고
사랑을 안고 걸어가는 젊은 부부는
내일을 기다리는 봄비에게
오늘 있었던 예쁜 이야기를
소곤소곤 전하고 있었습니다
남을 위하는 게
나를 이롭게 하는 거라고….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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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 감동글
행복 스위치
황제 켄디
추천 4
조회 56
25.04.28 06:29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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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동 글 "행복의 스위치"
공유하심 고맙습니다,
점심식사 맛있게 드세여,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동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우리내 이야기 느낌이 드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