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선교사' 김종찬씨의 꿈은 선교사가 돼 많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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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중년의 한 남자가 명함 크기의 인터넷 천주교 예비신자교리 안내 유인물을 승객 한 명 한 명에게 나눠주고 있는 것이었다. 선교를 부담스러워하는 대부분의 천주교 신자들 모습에 비춰볼 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하철 선교의 주인공은 서울 문래동본당 연령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찬(아우구스티노)씨. 택시 운전을 하는 김씨는 쉬는 날이면 늘 봉사나 선교를 한다. 지하철 탈 일이 있으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어김없이 유인물을 꺼내 승객들에게 나눠준다. "무조건 '예수님 믿으세요, 성당 나오세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복권이에요, 행복하세요'라고 말을 건네며 주면 사람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한 번 쳐다보죠." 택시 영업을 하면서도 김씨의 선교는 계속된다. 승객들에게 거스름돈을 줄 때 유인물을 함께 건넨다. 이 같은 적극적 선교로 2년 여 동안 김씨가 입교 시킨 사람이 무려 447명이다. 처음 지하철 선교를 시작 할 때는 주보를 나눠줬다. 주보를 받자마자 김씨가 보는 앞에서 찢어버리는 사람, 술에 취해 '이게 뭐냐'며 김씨를 때리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김씨는 개의치 않고 선교를 계속했다. 김씨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선교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한 끝에 지금의 유인물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거부감을 보이는 승객이 거의 없다"고 뿌듯해했다. 이날 유인물을 받은 한 승객은 "구걸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천주교를 알리는 분이어서 놀랐다"며 "지하철을 타며 타종교인들이 선교하는 모습을 많이 봤지만 천주교 신자가 선교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김씨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열심히 선교를 해 좀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과 가까워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김씨는 다음 칸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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