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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날: 2009년 5월 23일(토), 구름/가랑비, ?/9도(속리산), 13.3/21도(보은), 15.0/22.4도(상주)
# 노 정: 08:14 대한제당 앞 출발 - 10:20 옥산휴게소 - 11:15 속리산주차장 - 11:43 법주사 매표소 - 11:55 법주사 - 12:00 산행조 법주사 출발 - 12:15 저수지 다리 - 12:39 세조 목욕소 - 12:43 세심정 - 12:57 용바위골 휴게소 - 13:11 할딱고개(보현재) - 13:25 중사자암 갈림길 - 13:43 냉천골 휴게소 - 14:10 문장대 아래 4거리: 점심(~15:00) - 15:10 문장대 정상(1054) - 15:34 문수봉(1031m) - 15:52 신선대 휴게소 - 15:59 갈림길: 경업대/천왕봉 - 16:11 입석대 - 16:25 휴식 - 16:42 개코원숭이 바위 - 16:48 비로봉(1008m) - 16:52 石門 - 17:05 갈림길: 상고암/천왕봉 - 17:13 천왕봉 헬기장 - 17:23 천왕봉 정상(1058m) - 17:40 천왕봉 헬기장 - 18:53 合數橋 - 19:04 장각동 - 19:33 장각폭포 - 20:10 쌍곡휴게소 도착(산행시간: 총 8시간 10분)
# 거 리: 속리산주차장 - 2.3 - 법주사 - 2.8 - 세심정 - 0.5 - 용바위골 휴게소 - 1.4 - 중사자암 - 0.3 - 냉천골 휴게소 - 1.0 - 문장대 - 1.1 - 신선대 휴게소 - 0.3- 갈림길:경업대/천왕봉 - 0.5 - 입석대 - 0.6 - 비로봉 - 0.2 - 석문 - 0.3 - 갈림길: 상고암/천왕봉 - 0.6 - 천왕봉 - 4.3 - 장각동 - 1.5 장각폭포(총 약 17.7km: 이 거리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천왕봉에서 문장대 사이에 있는 이정표에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더하면 3.2~3.9km가 됩니다. 여기 소개한 것은 3.6km입니다)
# 참가자: 경익수/ 김광열/ 김재용/ 김종수/ 김지수/ 박창영/ 박현기/ 윤태환/ 이관옥/ 임광주/ 정휘복 부부, 남궁성배, 박영래, 정창한, 유성국(총 26명)
# 예정보다 10여 분 늦게 대한제당 앞에서 출발했다. 곧 총무 이관옥(靜山)이 일정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정산의 능력을 새롭게 깨닫게 된 순간이다. 처음에는 한 가지씩 소개할 때마다 조금씩 맥이 끊어지는 듯했다. 본디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터, 그래서 준비는 많이 했지만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웬 걸, 점차 윤활유를 바른 듯 매끄럽게 진행한다. 우선 자신의 직함을 스스로 "사무총장"으로 격상하고, 부인을 총무로 임명, 그리고 회장 이진건이 정한(?) 우리의 명칭 "노인대학"을 "새싹회"로 바꾸는 한편 우리들을 "초딩"으로 부르겠단다. 다만 저녁에 회장이 올 때까지만. 왜? 일종의 반란이니까. 모두들 서서히 그 분위기에 젖어든다. 그리고 수시로 요구하는 "박수 세 번". 처음에는 좀 멋적고 어색한 듯했지만 점차 자연스럽게, 반사적으로, 자동으로, 때로는 알아서 "박수 세 번"을 치게 된다. 중독이다. 분위기가 한 껏 고조된다. 대박이다.
이번 행사는 전체적으로 尙雲(재용)이 구상했다. 물론 동기들의 야유회는 3년 전부터 1년에 한두 번씩 하고 있다. 그런데 尙雲은 1년여 전부터 '지방별로 동기들의 고향을 중심으로 산행과 관광을 추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마침 상주가 고향인 친구가 여럿이니 문경과 엮어서 먼저 실행하면 좋지 않겠나' 하는 구상을 밝혔고, 이번에 드디어 실행하게 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는 임무를 분담해서 사전에 산행지와 관광지를 선정하고, 답사하고, 식당과 숙박장소를 예약했다. 문경지방의 관광지와 식당은 휘복이, 상주지방은 尙雲과 厚仁(창한)이 사전답사, 교섭, 예약했고, 산행지는 내가 이미 2월에 답사했다. 이때 현지에 있는 인맥(친구)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밖에 각종 준비물은 지수(버스와 주류/음료수), 광열(떡), 靜山(도시락과 음식물 등) 등이 분담했다.
일기예보에서 중부지방에 비가 조금 온다고 해서 산행이 다소 염려가 됐다. 산행 희망자를 파악할 때 남궁도 이점을 염려했다. 비가 좀 오더라도 산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 했지만, 그래도 염려가 돼서 새벽에 인터넷으로 속리산의 예보를 알아봤다. 다행히 낮동안엔 흐리다가 저녁부터는 갠다는 예보다. 속리산에 비온다는 예보는 없다. 그런데 차가 출발하고 오래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뒷자리에서 산행할 수 있겠는가 걱정하고, 산행을 못하면 모두 관광으로 돌리고 식당예약까지 변경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나는 비가 좀 와도 산행은 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천안을 지날 때쯤엔 비가 그쳤다.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옥산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모두들 버스를 탔는데, 누군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단다. 방금 휴게소에서 얼핏 TV를 봤단다. 놀랍다. 당황스럽고 황당하고, 믿기지 않는다. 기사한테 부탁해서 라디오를 듣는다. "추락사"라 한다. "자살"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사망은 기정사실이더라도 자살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투신자살" 같다고 한다. 고인은 평소 언행이 평범하지 않은 분이지만, 전직 대통령이 굳이 자살을 택했단 말인가?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말처럼, 고인의 잘잘못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밝혀지겠지만, 그저 황망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무주군을 홍보하겠다며 휴게소에서 버스에 탄 분이 처음에는 홍보용수건을 돌리고 무주군의 각종행사와 특산물을 간단히 언급하더니, 점차 자기가 생산하는 천마에 대한 홍보에 집중하고, 되풀이해서 이 자리에 팔러 온 것이 아니라며 끝날 듯하면서도 자꾸만 길어지자, 뒤에서 누군가가(뒤에 알았지만 휘복이) 그만하라는 뜻으로 박수를 몇 차례나 치는데도 그치지 않고 말을 잇고 또 잇고 하더니, 결국엔 우리의 목적지인 속리산에 거의 다 이르러서 주문을 받고서야 내렸다. 덕분에 "투신자살" 충격에서 잠시 벗어나기는 했지만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곧 다시 라디오를 들으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속리산주차장에는 경익수 부부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산행조 도시락을 분배하고 법주사를 향해 출발했다. 예정보다 다소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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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3 법주사 매표소. 1인당 3,000원. "문화재 관람료"로 받는다면서도, 절 경내에 들어가건 말건, 일반 산행객한테도 무조건 받는다. 이런 불합리가 언제나 시정되려나? 국가에서 지정한 국보나 보물을 보수/관리하기 위한 비용이라면 국가재정에서 부담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차라리 국립공원 입장료라면 납득하겠지만, 문화재 관람료란 핑계는 참으로 역겹다.
11:48 법주사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11:48 同上
법주사 경내 미륵불 앞에서 전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산행조는 곧바로 나와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조는 모두 10 명. 지금부터는 산행조에 대한 기록이다.
12:03 법주사 앞에 있는 이정표. 법주사와 문장대 사이의 거리는 대부분의 이정표가 6.0 km로 표시하고 있다.
12:08 덜꿩나무(?). 저수지 방향 길 옆. 꽃모양은 나나스덜꿩나무 같은데 잎 모양이 다르다. 아마도 주변의 흰 잎은 꽃이 아니라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가짜꽃(假花)이고 안쪽에 있는 좁쌀 같은 것(아직 완전히 피지 않았지만)이 진짜꽃인 듯하다.
12:18 저수지 위쪽에 있는 다리 밑. '버들치'인지 무슨 고기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고기 떼가 노닐고 있다. 근자에 비가 많이 온 탓에 맑은 물이 흘러 들어오는 위쪽으로 많이 몰린 듯하다.
12:18 함박나무 또는 산목련.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는 개울 바로 옆 산자락에 소담스럽게 피고 있다.
12:21 소나무 숲길로 유명한 '오리숲'을 힘차게 걷고 있는 두 '산꾼': 왼쪽은 광열 부인, 오른쪽은 尙雲 부인.
12:37 앞서가던 일행과 합류. 남궁과 영래는 다시 조금 앞 섰다. 왼쪽 길옆의 목책이 마치 굵은 밧줄 같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곳인데, 날이 흐려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12:39 세조 목욕소. 피부병(고은 선생은 매독이라 함)으로 고생하던 세조가 이곳에 와서 요양할 때 목욕한 곳이라 한다. 오대산 상원사 아래 계곡에도 세조가 목욕했다는 곳이 있다.
12:51 층층나무꽃. 가지가 한 곳에 몰려서 나기 때문에 마치 사람이 일부러 층을 이룬 듯하다.
12:57 용바위골 휴게소. 이곳까지는 차가 다닐 정도로 길이 좋다. 따라서 그동안 산보를 한 것이고,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산행인 셈이다.
13:10 할딱고개(보현재). 경사가 조금 심해서 숨을 할딱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 서울 일대에서는 보통 "깔딱고개"라 한다. 상운이 부인의 뒷모습. 비가 조금씩 내려서 배낭에 방수보자기를 씌운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도 씌웠다.
13:44 냉천골 휴게소에 있는 이정표. 아직도 목적지가 1.0 km나 남았냐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래가 두르고 있는 빨간 수건이 천마 장사가 나눠준 무주군 홍보용.
13:59 고지를 앞두고 잠시 휴식 중. 고도가 높아 지니 안개가 짙다. 오랫만에 산행하는 尤甫(종수)가 뒤에 조금 처졌다. 겸사겸사해서 쉬면서 담소.
14:12 문장대 4거리 바로 밑에 핀 철쭉. 끝물이지만 색이 곱다. 모양으로 봐서 과연 야생인지 의문이다. 이런 모양을 도심의 정원수로는 많이 봤지만 산에서는 처음 본다. 혹여나 고지대 철쭉군락지의 꽃이 이런가? 본 적이 없어서...
14:13 철쭉 옆에 핀 병꽃. 약간 시들었지만 색이 짙다. 이 역시도 야생인지 조금 의심이 된다.
14:14 문장대 아래 4거리에 있는 이정표. 문장대는 0.2km, 천왕봉은 3.4 km, 결국 두 봉우리 사이의 거리는 3.6km. 그런데 이 거리는 두 지점 사이 중간 중간에 있는 이정표마다 다르다. 어느 것이 옳은지... 뒤쪽으로 내려가면 상주시 화북으로, 오승폭포와 견훤산성이 있고, 장암교에 이른다.
14:21 이정표 옆에 자리를 폈다. 문장대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먹었으면 좋겠는데, 여럿이 배가 고파 못가겠단다. 도시락이 호화롭고 푸짐하다. 1인당 15,000원 짜리. 사무총장 정산이 주문. 관광조가 점심으로 송어회를 먹는 점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기 위함인 듯. 그런데 야외용으로 만든 것이 아닌 듯, 반찬에 국물이 있어서 가져올 때 어려움이 있었다. 봉한 용기에 담긴 된장국도 하나씩 있었지만 대부분 두고 왔다. 남궁이 올라 오다가, 가져온 김밥이 다 터져버린 초등학생한테 1인분을 주고, 우리 옆에 자리 잡은 분들한테는 반친 하나를 줬다. 그래도 반찬이 많이 남고 용기도 부피가 커서, 관광조와 합류지점인 장각폭포까지 가지고 다니는 데 많이 불편했다.
14:23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 다 함께 건배.
<동영상>
19:35 장각폭포(상주시 화북면 상오리)
첫댓글 야~~~~~~부럽다. 산행이 참 재미있었겠다. 신록과 예쁜 꽃들,그리고 맑은 공기,~ 그리고 맛있는 도시락, 그리고 정다운 친구들~~~~
어이구야~~~~~!
역시 일학(一鶴)선생 ~~~~~~~~`이렇게 멋진 주석이~~~~프로야 프로~~~~
한알님 무주천마를 먹으면 몸에 아주좋데 버스타고가던24명이 똑똑히들었어 차ㅁ고바람
천마가 좋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믿지는 마시게.
일학님은 정말 모르시는게 없고 댓글도 너무 멋있어요. 저는 일학님 쫓아다니면서 야생화공부도 많이 한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짧은 지식이나마 도움이 된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