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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잠자리, 재탕 매트리스를 고발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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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6, 7시간씩 매일 사용하는 만큼, 가장 중요한 가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침대!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제 침대의 매트리스조차 안심하고 구입할 수 없게 됐다. 대형폐기물로 분리수거한 낡거나 불량한 폐 매트리스가 새 것으로 둔갑, 가구공장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 침대업계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재탕 매트리스의 유통 현장을 고발한다.
둔갑하는 쓰레기 매트리스 그렇다면 폐 매트리스가 어떻게 새 매트리스로 둔갑하는 걸까. 우리는 한 쓰레기 적환장에서 곳곳에 따로 빼놓은 폐 매트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사람들이 몇 년간 쓰다 버린 매트리스는 여기저기 오물까지 묻어있는 상태. 이렇게 모아진 수 백 개의 폐 매트리스는 대형 트럭에 실어져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우리는 이 트럭을 추적했다.
트럭이 도착한 곳은 한 침대 매트리스 회사. 축사를 개조해 만든 이 공장은 겉보기에는 전혀 공장으로 볼 수 없게 비위생적이었다. 우리는 공장의 한 쪽에서 일하는 직원을 지켜보기로 했다. 직원은 폐 매트리스를 가져와 현장에서 내장재와 스프링을 쉽게 분리했다. 그렇게 분리된 폐 스프링은 공장 안으로 옮겨져 어떤 세척이나 소독 작업도 거치지 않은 채 새 매트리스로 둔갑하고 있었다.
이보다 더 심각한 재탕 공장의 경우도 있었다. 폐 매트리스의 스프링 뿐 아니라 부식되고 오염된 폐 내장재까지 그대로 재탕하고 있는 것. 겉의 커버만 새 것으로 다시 씌운 쓰레기 매트리스는 감쪽같이 새 것으로 둔갑해 유통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침대 매트리스를 만드는 전국 130여개의 공장 중 무려 1/3 정도가 이런 재탕 공장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구매장, 인터넷 쇼핑몰- 싼 게 비지떡 우리는 이 재탕 매트리스들이 어디로 유통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재탕 공장에서 매트리스를 싣고 나오는 트럭을 추적했다. 이 트럭이 도착한 곳은 상당한 규모의 한 가구 유통업체. 이 업체에 따르면 이런 매트리스는 일반 가구 매장으로 유통되고 있었다. 우리에게 제보를 한 침대업계 관계자는 일반 가구매장 뿐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까지, 전체적으로 다 재탕 매트리스가 팔리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의 매트리스는 거의 다 재탕으로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일반 가구매장에까지 재탕 매트리스가 판매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한 가구점에서 직접 매트리스를 구입해봤다. 매트리스의 겉에는 특허 받았다는 황토성분에 대한 라벨과, 각종 향균 인증마크까지 붙어있는 상태. 겉보기에는 새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매트리스의 안은 달랐다. 스프링의 곳곳이 녹슬고, 왼쪽 스프링과 오른쪽 스프링의 간격까지 확연히 다른 것. 재탕으로 의심되는 이 매트리스를 판매한 곳에 항의했지만 갖가지 이유를 대며 재탕 매트리스가 아니라고 발뺌했다. 그러나 우리는 며칠 후, 이것과 똑같은 매트리스를 재탕 공장 안에서 발견했다. 재탕 매트리스, 전격해부! ▷ 스프링 우리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8개의 재탕 매트리스를 수거해, 침대 전문가와 함께 그 내부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라텍스와 황토가 들어가 있다고 라벨이 붙은 매트리스지만 어디에서도 그런 성분을 확인 할 수 없었다.
스프링의 상태는 더 심각한 수준. 대부분의 재탕 공장에서 눈이나 비가 오는 것에 상관없이 폐 스프링을 밖에 방치해두고 있는 만큼, 녹이 슨 경우가 많았다. 또 낱개의 스프링을 연결해 하중을 분산시키고 탄력을 고르게 해주는 ‘헤리컬 코일’이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경우도 발견됐다.
사이즈가 각각인 폐 스프링을 생산하려는 침대의 사이즈로 만들다 보니, 억지로 힘을 가해 누르거나 당겨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 매트리스의 스프링과 재탕 매트리스의 스프링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재탕 스프링 위에 올라서면 스프링이 움직이면서 심한 소리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 새 스프링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이는 것. 스프링이 녹이 슬면 마찰 강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숙면을 방해하는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탄력성에도 큰 차이가 있다. 녹이 슬지 않았더라도 이미 탄력성을 상실한 재탕 스프링은 발로 밟으면 그 자리가 크게 주저앉는다. 그러나 새 스프링은 처음과 거의 같은 상태를 유지 한다.
우리는 좀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 내구성시험을 해봤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침대라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시험 항목 중 하나인 이 시험은 매트리스의 평균 수명인 8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100KG의 무게로 8만 번을 두드린다.
시험을 끝낸 재탕 매트리스는 겉보기에도 눈에 띄게 주저앉았고, 안의 스프링은 힘을 견디지 못해 곳곳이 끊어져있었다. 그러나 새 매트리스는 시험 후에도 겉과 안 모두 원래의 상태를 유지했다. 시험 후, 재탕 매트리스의 경우와 같이 스프링이 끊어지는 것은 시중에 판매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기능을 상실한 침대에서 잠을 잘 경우, 우리 몸에는 무리가 없는 것일까. 문재호박사 / 영동세브란스 척추병원장
재활용 된 매트리스는 엉덩이 부분이 축 꺼지니까 다리가 올라가요. 다리가 상대적으로 올라가면 앞쪽 허벅지의 근육이 짧아져 굳어지니까 체형이 안 좋아지죠. 또 엉덩이 부분이 축 쳐지면서 허리가 휘어 요통도 유발될 수 있습니다. 엉덩이 부분이 쳐지면 혈액의 흐름도 쉽지 않아지기 때문에 혈액 순환에도 안 좋고, 호흡도 안 좋아지고, 근육 이완도 안 좋아지는 것이 재탕침대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죠. ▷ 내장재 내장재까지 재탕되는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우리가 해체한 재탕 매트리스 중 하나에서는 15년 전에나 생산되던 내장재가 발견됐다. 스프링과의 마찰과 부서진 가루들이 매트리스 안에 가득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내장재까지 재탕되는 매트리스에는 문제가 없을까.
우리는 간단한 실험을 해봤다. 재탕 매트리스의 공기통 앞에 집진기를 두고, 침대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경우를 가정해 일곱 살 아이에게 올라가 뛰어보도록 했다. 아이가 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탕 매트리스에서 나온 먼지가 방안을 가득 매웠다. 공기통에서 나온 먼지도 상당량. 먼지로만 보이던 것을 자세히 보자 재탕된 내장재의 분진인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먼지는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계영교수 / 건국대학교 호흡기내과 이런 것들이 기도에 들어가면 물론 먼지의 사이즈가 크면 대게는 걸러지게 되지만,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작은 미세분진은 폐포 또는 폐의 모세혈관으로 침투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하고, 천식을 유발시키거나 악화 시킬 수 있죠. 특히 면역기능이 적절치 않은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더 영향이 클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 내장재가 오래됐다면 심지어 중금속, 철 분진이라든가… 실제 인체에 해가되는 유해한 분진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면 사람의 호흡기 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당연한 사실이라고 생각됩니다. 재탕 매트리스 어떻게 피하나 그렇다면 재탕 매트리스의 구별법은 없을까. 안타깝게도 재탕 매트리스는, 침대를 뜯어보기 전에는 전문가도 재탕 여부를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가 취재 도중 구입한 재탕 매트리스들에는 모두 KPS 자율안전확인 마크가 붙어있지 않았다. 그러나 침대는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으로, 우리나라에 서 판매되는 모든 매트리스에는 이 마크가 붙어있어야 한다. 재탕 매트리스에는 KPS 마크가 없는 것이 대부분 이지만 있다하더라도 허위로 표시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소비자가 재탕 여부를 확실히 확인하고 매트리스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는 것과 마찬가지. 그러나, ① 다른 것과 달리 아주 저렴하다거나, ② 스프링에서 소리가 나는 것, ③ KPS 마크가 없는 매트리스는 일단 의심하고 구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취재 중 침대업계에서 재탕 매트리스 1위 업체로 추정하는 한 공장을 찾았었다. 이 업체의 사장은 우리에게 “식품도 아닌데 아무 상관없잖아요. 인체에 해로운 게 뭐 있어요. 재활용 권장해야 되는 것 아니에요?” 라며 반문했다. 소비자가 몇 년간 사용하다 버린 매트리스는 마땅히 폐기처분해야 한다. 이것을 마치 새 것인 것처럼 둔갑시켜서 파는 것은 사기나 마찬가지. 만약 스프링을 재활용한다면 고철로 모아 용광로에 녹인 후, 다시 사용되어져야 한다. 폐 매트리스의 처리 규정은 없고, 자기 책임이 아니다 서로 떠넘기기만 바쁜 관계 부처들. 그리고 일부 업자들의 비양심 속에 소비자의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
취재 I 남진현 PD(http://office.kbs.co.kr/romance) 글 I 강석지 작가 | ||||||||||||||||||||
첫댓글 아파트단지 곳곳 아니면 주택가라도 흔히 보이는 메트리스 둔갑할만 하군요. 멀쩡한 메트리스도 자주 눈에보이니 까요..새것주의가 불러오는 새로운 환경을 너무 선호 하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