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영어교육, 저비용 고효율이 비법
정진수(창녕군 기획감사실장)
E-mail: jsjung@cngn.net
영어교육 ‘고비용,저효율’ 구조 해결안, 소외 지역 크게 보기
21세기 글로컬리즘(Glocalism)시대는 우리 학생들과 젊은이들에게 상당한 영어실력을 요구하고 있으며, 영어 공부는 더 이상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투자비용을 줄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역간, 계층간 사교육비의 양극화와 영어교육의 ‘고비용 , 저효율’ 구조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도시지역에만 편중된 영어교육을 혜택이 부족한 도시주변지역에도 이제는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이 것은 많은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경기도 안산과 파주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영어마을은 경기도의 교육지원사업이 개척한 새로운 영어교육의 대안으로 2004년 8월, 안산캠프가 개원하기 전만 해도 영어에 대한 현장 체험은 해외 어학연수밖에 없었다. 영어마을은 영어체험환경을 구축하고, 우수한 원어민 강사를 확보하여 실생활영어 중심의 교육을 가능케 하였다. 해외 어학연수가 가진 장점에 저렴한 가격, 안전한 환경, 재미 등이 추가된 영어교육의 대안적 모델로 제시된 것이다.
영어 교육형태는 진화한다
지자체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우리 창녕군일 것이다.
창녕군은 1965년 159,865명이 되던 인구가 지난해 말에는 66,074명으로 59%가 줄어들고, 2000년대 들어 인구가 매년 1,000명 이상이 줄어 인구 감소가 지역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그 원인은 전국의 다른 농촌 시,군지역과 다를 바 없이 산업화,도시화로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거나 자녀교육을 위하여 대도시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교육발전이 지역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슬로건을 걸어, 2005년 2월 재정경제부로부터 외국어교육특구를 지정받았으며 그해 5월에는 외국어교육특구 영어체험캠프 운영이 신활력사업으로도 선정되어 행정자치부로부터 국비도 지원 받고 있다.
특화사업으로 지난해 9월부터 관내 9개 전 고등학교에 원어민을 배치하여 일반적인 수업과 해외 배낭여행지도, 문화유적지 소개 활동 등 특별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자체 영어체험캠프를 설치,운영하였고, 금년 8월에는 사이버학습센터를 설치하여 클릭 한번으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원어민과 화상수업이 가능하게 하였다. 군과 교육청, 관내 초,중,고등학교가 하나가 되어, 영어체험캠프와 사이버학습센터 시설에 활용할 기숙사 한 동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군에서 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물을 리모델링 및 재정비하였고 원어민 강사 18명을 채용하는 등 특구사업비로 매년 12억 원 정도씩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청에서는 창녕군의 자랑인 우포 자연 늪 및 부곡온천, 화왕산 등의 자연환경과 연계하여 영어체험캠프와 사이버학습센터를 총괄적으로 운영하며, 초,중학교 교장선생님의 책임하에 학생들이 캠프에 입소하여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어교육특구로 지정되어 2년이 지난 지금, 창녕군은 국내 40여개 자치단체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올해 10월에는 일본 교토시교육운영위원회 교육위원 4명이 방문하여 창녕군의 영어교육 시설을 둘러보고 수업도 참관한 후 영어교육의 열정에 대하여 놀라워하며 돌아갔다. 이러한 사업의 추진은 향후 교육 자치를 추진하는 중앙시책과 맞물려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며, “교육하면 창녕군, 창녕군 하면 대한민국 1등 교육지역”으로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영어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하였고 학부모에게는 매년 40억 원 정도의 사교육비 부담도 덜어주는 등 실질적으로 자녀 교육에 도움을 주고 있다.
창녕영어체험캠프는 ‘차세대 대안’이 될 수 있다
흔히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영어마을’이라 하면 대규모 정주형 영어마을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규모의 영어마을은 기숙사를 갖춘 숙박형 수업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광역시,도 단위가 아닌 시,군 단위에서 숙박형 캠프는 고비용,저효율의 표본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창녕군은 군의 규모에 맞추어 과감히 기숙시설을 제외하여 운영비를 낮추었고, 새로운 영어캠프를 짓는 대신 무상으로 제공받은 창녕군 고암면 소재 창녕공업고등학교 기숙사 한 동 중 1, 2층을 리모델링하여 캠프 조성 기간을 단축시키고 시설비를 절감하였다.
또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하여 관내 초,중등학교 현직 교사들이 학생들의 수준에 맞춘 캠프교재를 편찬하였다. 이 교재 또한 무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되며 농촌 군민의 낮은 소득을 감안하여 입소하게 될 예정이며 학생들의 교육비를 일절 없애는 등 양질의 교육을 폭넓게 제공하기 위한 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연간 2,800명의 학생들이 캠프에 입소를 하고 있고 그 학생들은 내년에도 입소하며, 희망하는 학생은 사이버학습센터에서 학습을 연장할 수 있다. 현재 캠프 경험을 가진 학생들의 80%이상이 만족을 나타내며 영어를 단순한 ‘공부’에서 ‘언어’로 이해하고 느끼기 시작하였으며, 학부모들의 반응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학생들에게 외국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기 위한 대규모의 영어마을도 중요하지만, 군의 실정에 맞추어 접근용이성을 갖춘 중,소규모형 영어캠프 등의 교육서비스 또한 우리의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절실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창녕체험캠프는 차세대 대안이 될 수 있다.
창녕의 영어교육에도 풀어야 할 문제점은 있다
먼저 교과과정 편성에 따른 밀착된 장학지도를 위해서 지역교육청의 장학사 증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 1명의 장학사 혼자서 업무를 담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도 단위 차원에서 전담 장학사의 배치가 절실한 실정이다. 그리고 원어민의 비선호지역인 농촌이다 보니 외국인 강사의 재계약이 낮고 중국의 원어민강사 5만 명 수요와 겹쳐 원어민 강사 수급의 애로사항이 많으므로 교육 당국의 질 높은 원어민 교,강사 확보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국가적인 사업인 교육의 핵심이 되는 영어교육에 소요되는 재정을 지자체에서 모두 부담하기에는 부담이 크므로 지속적인 국비의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애로사항이 해결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우리 한국의 미래에 저비용,고효율의 영어교육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영어캠프 수업 장면 ]
정진수 실장은 창녕군 문화공보실장, 의회사무과장, 행정과장을 두루 역임하였으며 현재 기획감사실장으로 영어특구사업의 책임을 맡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 제143호 : 2006.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