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6.11. 토요일 윗새재마을-철모삼거리-청이당/왕복 산학동자, 나
주말에 마라톤클럽 회원 대동하여 비린내골 한바리 하려고 오래 전부터 계획을 세웠는데 주중에 지리산에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오보)가 있어서 목요일 오후에 지리산 산행계획을 전면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금요일 사무실에 좋은일이 생겨 급작스런 회식을 감행하게 되었다 무릇 장수는 신상필벌에 엄격해야 하는 법.... 내 비록 장수는 아닐지라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격려는 내가 챙겨야 할 몫이기에 가까운 단골식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면서 얼추 혀가 꼬부라질 정도로 술이 되었는데 운명의 전화벨이 울렸다
폰 모니터에 <산학동자>라고 찍혔다 내일 별일 없으면 지리산 한바리 하잔다 지난 3월 산씨문중 산행 때 처음 뵙고 다음에 발 한번 맞추기로 약조 하였던 바 흔쾌히 승낙을 하고 약속을 정한다
토요일 8시경 시외뻐스 터미널에서 산학동자님을 픽업하고 덕산으로 가는데 동자님 왈,,, 사실은 산유화누님을 비롯한 수도권팀과 하봉 언저리에서 박산행을 하기로 했단다 그러고 보니 배낭에 메트리스도 붙여 놓은 것이 생각이 난다
집에서 이른 시간에 나오시느라 아침을 거른 동자님을 위해서 덕산의 단골 식당앞에 동자님을 내려 드리고 덕산농협에서 빈 지갑에 현금도 채우고 막걸리 두병사서 배낭에 넣고 그 식당으로 가니 영업을 하지 않는다 하네...
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살펴보니 건너편에 기사식당이 보이길래 그기로 가신듯 하여 열린 문으로 성큼 들어가니 한상 받아서 식사중이시다
방안에는 뽀때님을 비롯해 거제의 반가운 산꾼들이 식사를 거의 끝내가고 있었다
아침밥을 먹고 나온 나는 동자님 앞에 뻘쭘하게 앉아 있기 민망하여 막걸리를 한병 시켜 나누어 마시고 거제팀과 헤어진 다음 곧장 윗새재마을에 도착하여 09시를 훨씬 넘긴 시간에 늦은 산행을 시작한다
<깔끔하게 정리된 주차장과 윗새재마을>
어제 과음의 휴유증인가.. 철모삼거리까지 오름길이 에북 힘이든다 철모삼거리에서 계곡으로 내려가 땀을 식히고 청이당으로 오른다
벌써 산목련(함박꽃)이 거의 시들어가고 있다
청이당 오름길의 삼거리길이다 좌측 청이당 우측 쑥밭재 로 가는 길....
청이당 아래 작은 와폭에서 발도 씻고 막걸리 한병 비웠다 <웅석봉 방향 조망>
청이당 도착하니 생각보다 주위가 깨끗하다 올 때 마다 지저분해서 기분이 꿀꿀했었는데...
오늘 목적지는 하봉이었기에 서울팀 만나려면 시간이 여유롭다 더욱이 산씨가문의 문중어른을 뵙지 않고 갈수는 없지 않은가... 하여 ... 청이당 위 계곡에서 점심 먹고 가기로 한다 동자님께서 싸오신 유부초밥과 국물김치를 안주로 남은 막걸리 한병 비웠다
계곡... 참으로 푸르고 시원한게 너무 좋았다 이때까지만....
남은 막걸리 한병 다 비우고 나자 동자님이 배낭에서 호리병의 <안동쏘주>를 께내신다 저래 무거운거로 마할라꼬 지고 왓을꼬,,,
(거북) 오늘 박 하실라카믄 술이 마이 필요할낀데 다부 너어 노으소.. 고마 (동자) 괘안타.. 유화누님이 몸만 오라캤다 아이가.. (거북) 그래도 그러체.. 다부 너어 노으시소... (동자) 어..참 개안타 카이.. 딱 한잔씩만 묵자 (거북) 그라마 그라까예....
큰 씨에라컵에 반쯤 따라서 향을 맡아 보니 수정방, 오량액 저리가라다 안동쏘주가 담긴 씨에라 잔을 주거니 받거니...
찌찌찌직...... Z~~~ 이후 필름 끊어졌다... . . . . . . . . 몇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메트리스 깔고 누은채로 침낭이 덮혀져 있다 여기 저기서 사람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한사람이 내게로 다가 오는데 서울에 산우님이시다 어,, 하봉헬기장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왜 여기서.... 애초계획을 수정한 모양이다 결과론적으로 내겐 잘 된 일이었다
이제 정신이 들어... ? 산우님 손에 이끌려 조금위로 올라가니 넓은 공터에 타프가 쳐져 있고 만반의 박산행 준비가 끝나 있었으며 하나 둘 반가운 얼굴들이 다가온다 그 와중에 고기굽는 냄새에 허기를 느꼈다
↑↓ 위. 아래 사진찍은 기억이 없다
봄이님이 싸주는 고기(무슨고기인지도 모르고) 몇점 얻어 먹고 시간을 보니 하산시간이 빠듯하더 서둘러 일행들과 작별하고 내려서는데 산우님이 따라 나선다 혼자 갈수 있다 하니 본인도 당일산행이라 하산 해야 한다면서 굳이 따라나서는데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 청이당 사거리를 지나고 쑥밭재에서 윗새재마을로 우틀하여 내려서서
철모삼거리에서 산우님과 헤어졌다
산우님과 헤어지고 홀로 터벅 터벅 내려와서 새재마을에 닿으니 주위는 이미 어둑해져 가고 있다 계곡으로 내려서서 물속에 온몸을 담갔다 차가운 물속에 한참동안 잠겻다가 나오니 정신이 차려진다 마을로 나와 차에서 한숨 자고 가기로 작정하고 시트를 뒤로 한껏 젖히고 몸을 눕혔다
9시를 넘긴 시간에 정신을 차려 차를 몰고 10시가 넘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와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깨구락지가 되었다
침낭과 메트리스 제공해 주신 해영님... 그외 반가운 지리99 수도권팀... 철모삼거리까지 배웅해 주신 산우님... 모두에게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겟습니다.....
음주산행 뚝 !!!
산유화/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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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ountain거북이 원문보기 글쓴이: mountain거북이
첫댓글 웃으며 즐감~! ^^* 좋은 산친구들이 있어 행복하시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