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는 차 한 잔의 여유로움]
시낭송모음 - 황수정, 김미숙, 오미희 20편
01.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서재순 時) - 황수정 낭송 [00:00]
02. 그는 모릅니다 (원태연 時) - 황수정 낭송 [05:42]
03. 재회 (원태연 時) - 황수정 낭송 [12:02]
04.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원태연 時) - 황수정 낭송 [16:58]
05. 당신은 나에게 언제나 그리움만 (서재순 時) - 황수정 낭송 [21:53]
06. 내가 기억하니까요 (원태연 時) - 황수정 낭송 [27:40]
07. 마지막이라는 말보다 슬픈 말을.. (원태연 時) - 황수정 낭송 [31:13]
08. 겨울바람(박건호 時) - 김미숙 낭송 [33:33]
09. 어떤 사람(신동집 時) - 김미숙 낭송 [37:41]
10. 우울한 샹송(이수익 時) - 김미숙 낭송 [39:38]
11. 가을의 노래(김대규 時) - 김미숙 낭송 [43:11]
12. 내가 타고 갈 기차를 놓쳤어요(박건호 時) - 김미숙 낭송 [46:07]
13. 배부른 산(박건호 時) - 김미숙 낭송 [51:13]
14.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時) - 김미숙 낭송 [53:57]
15. 낙화(이형기 時) - 김미숙 낭송 [56:28]
16. 들국화(천상병 時) - 김미숙 낭송 [58:56]
17. 밤비 소리(천상병 時) - 김미숙 낭송 [01:01:00]
18. 술보다 독한 눈물(박인환 時) - 오미희 낭송 [01:03:00]
19. 달맞이꽃(김병걸 時) - 오미희 낭송 [01:06:36]
20. 그해 겨울의 연가(김병걸 時) - 오미희 낭송 [01:10:20]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서재순
평범한 연인들처럼 팝콘을 나누어 먹으며 영화를 보고
고속버스의 호젓함과 기차의 떠들썩함을 즐기며
하룻동안의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쓸쓸함의 석양을 본다던 어린왕자의 흉내도 내보고
언젠가 없어질 거라던 협괴열차도 타며
이 기분 그대로 첫눈오는날 만나자는 약속도 했습니다
우린 참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고양이 세수를 한다는 얘기에 얼굴을 찌푸리며 나무라기도 했고
수염이 잘 안나 일주일에 한번씩밖에 면도를 안한다는 말에
남자도 아니라며 웃음을 참지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하고 싶었던 하지만 당신과 하고 싶었던 일이 더 많았습니다
이어폰을 한쪽씩 나누어 낀채
안장이 두개인 자전거를 같이 타고 싶었고
지난밤 술이 덜깬 당신을 위해 해장국을 끓이며
무슨술을 그렇게 많이 먹었냐는 투정도 하고 싶었습니다
여름이면 등목을 해주고 싶었고 늦저녁부터 눈이 온 겨울날이면
당신을 위해 대문앞 골목을 쓸고 싶었습니다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시장어귀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사진관 주인은 어쩌면 참 행복해 보인다는 이유로
우리 사진을 진열장에 전시할 지도 모르죠
토라지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고 몇번씩 헤어지기
도 하면서 사랑을 튼튼하게 키워가는 상상도 했습니다
당신과 하고 싶었던 일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쉽지 않습니다
그 시간은 내가 지내왔던 많은 날중에서 가장 행복했고
소중했던 시간이였으니까요
그래서 생각만으로도 웃음지어지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떨려오는 아름다운 시간이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