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하라주쿠, 신주쿠 등을 첫 날 다 훑어줘야 했지만
너무나 피곤해 일단 숙소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숙소는 이케부쿠로의 호텔 메트로폴리탄.
비즈니스급의 호텔입니다.
여길 찾아가는 길이 또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일정을 모두 마치지 못한 채, 에비스에서 미짱과 저는 숙소로 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숙소에 가서 좀 쉬고 신주쿠로 나가자!라는 결심이었습니다.
일단 이케부쿠로 역에 내린 미짱과 저는 호텔 메트로폴리탄 방향이라고 되어 있는 곳을 찾아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오고 보니 두 갈래 길인 겁니다.
용감한 미짱, -이 길로 가 보자!
그래서 생각없이 둘이서 그 길을 따라갔더랩니다.
얼마 안 가서 웬 호텔 같은 건물이 보이더라구요.
-설마 저긴 아니겠지? 가서 저 건물을 기준으로 길을 찾아 보자.
했는데 그 건물이더군요.
너무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방은 보다시피 더블베드가 있는 방. 화장대와 작은 테이블 티비와 작은 냉장고, 그리고 욕조가 있는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좋았어요>_<
506호였나, 605호였나...ㅡㅡa(미짱이 506호였다고 알려 줬습니다)
조식도 뷔페라고 기대했던 거에 비해서는 너무 서양식이라 좀 괴롭긴 했지만 뭐 그러저럭.
생각보다 좋은 호텔이라서 피로가 확 풀렸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여기는 다른 비즈니스 호텔보다 월등히 넓은 곳이었습니다.
조식도 좋고.)
역시나 일본 호텔.
유카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옷 안 가져가겠다고 그렇게 말했건만.
마침 집에 와 있던 엄마가 어찌나 옷을 챙겨 가라고 잔소리던지...
좋아라 입고 사진을 찍어 댔지요.
보시다시피, 아시다시피...
연출사진입니다.
손에 들고 있는 건 호텔 전단지로, 하룻밤에 얼마...이란 거 적혀 있는 겁니다ㅡㅡ
미연이 씻는 동안 기념 삼아 셀프 한 장.
팔이 짧다 보니 얼굴이 잘리고 말았습니다.
셀프의 길은 멀고 험합니다.
씻고 나니 피로가 밀려와서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나가자 하고 눈을 붙였습니다.
조금은 무슨... 자고 일어나니 9시도 넘은 밤이더군요.
할 수 없이 이케부쿠로 역 근처를 조금 돌고 저녁도 먹고 들어오자 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밥을 먹겠다고 이런저런 가게를 지나쳐 가는데
요런 케이크샵이 있더군요.
너무 맛있겠다아아아>_< 하며 돌아오는 길에 사먹자.
했는데 결국 홀랑 잊어버리고 그냥 와 버렸습니다.
여러 이자까야를 지나치고 지나쳐
(어째 밤이니 아무곳이나 들어가긴 그래서. 그 때만 해도 참 순진했던지라.)
결국은 또다시 맥도날드-_-.
이번엔 뭔 버거 세트와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작은 컵 같은 것에 담긴 샐러드였죠.
역시나 2층은 너구리굴. 3층에서 밥을 먹었죠.
밥을 먹고 나선 이케부쿠로 역 근처를 슬렁슬렁 돌아다녔습니다.
공원 같은 곳에 이런 식으로 조형물들이 서 있더라구요.
자판기가 참 많이 있더군요.
마실 것도 다양하고 차 종류도 많아서 마실 걸 좋아하는 롯은 너무 좋았습니다.
자판기를 떼 오고 싶었어요>_<
물론 음료의 값을 원화로 환원해 보면 괴롭지만.
쿠우니, 환타니, 콜라니...하는 작은 것들. 어찌나 귀엽던지...-ㅠ
이케부쿠로 역의 메트로폴리탄 프라자인가 109인가의 앞쪽에 호텔로 가는 표지판이 있어서 도우미 자세를 취해 보았습니다만... 얼굴이 너무 부어서 흉합니다-_-.
피곤한 데다 잠도 자서.
그러고 보니 매우 추한 꼴로 밤거리를 돌아다녔군요.
(이 때만 해도 109가 그리 유명한 곳인 줄 몰라서 다음 날 들르지도 않았습니다. 예정에 안 들어 있어서. 하긴 줄이 엄청나길래 뭘까 하고 한 번 기웃거리기는 했지만.)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금색의 카슈의 애니메이션 시간을 알기 위해 호텔 건너편의 AM/PM으로 다음 날 신문을 사러 갔습니다.(일본에서는 그 때 처음 방영 중이었으.)
편의점에서 떠뜸떠뜸 -다음 날 신문을 사고 싶다.
-다음 날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알고 싶다.
라고 말하자 아가씨가 한 신문을 펴더니 확인을 해 줬습니다.
토요일 거밖에 없었습니다.
일요일 프로그램은 일요일 신문에 나온답니다... 당연히 일요일 신문은 다음 날...
포기하고 이런저런 간식거리만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저녁 때 이케부쿠로를 서성이고 난 후 돌아와서 찍은 호텔 정문 부분입니다.
정확히는 정문만입니다.
높은 빌딩이라서 다 찍을 수가 없었거든요.
편의점에선 컵라면과 과자, 밀크티를 사왔습니다.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스미레 상이 맛있어>_<라고 하던 김치맛 컵라면을 꼭 먹어 보고 싶었습니다. 미짱은 우동맛 컵라면을 택했지요.
나의 김치라면.
미짱의 우동.
기무치.
김치라기보다는 배추를 고춧가루와 버무렸다는 느낌입니다.
익었는데 삭히지 않은 맛이랄까.
이렇게 음식과 함께 첫날의 밤은 저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