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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군대든 병사들에게는 일반적으로 강한 정신력과 체력·정확한 사격술·엄격한 군기 확립 등을 요구한다. 북한군 병영생활에서는 이것들 중 정신무장과 군대기율이 특히 강조된다.북한군 병영생활에서 요구하는 정신무장(정치사상교육)은 언제라도 수령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수령 결사옹위 정신’과 ‘총폭탄 정신’ 확립으로 대별된다.
이러한 사상무장 강화를 위해 북한군은 신병교육 수료 후 ‘군인선서’를 하고, 자대 배치 후에는 군사규정의 양대 축인 ‘전투력 강화 5대 방침’과 ‘군무생활 10대 준수사항’을 군인들의 복무지침으로 강조한다.
‘군인선서’는 군인들이 지켜야 할 행동지침으로서 “①정부와 인민에게 생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충실할 것 ②사회주의제도와 전취물을 헌신적으로 보위하고 혁명투쟁에서 모든 힘과 생명을 아낌없이 바칠 것 ③고상한 전우애와 일치단결의 정신을 백방으로 발산할 것 ④자기 무기와 군대 재산을 수호하고 비밀엄수 및 명령을 절대적으로 집행할 것 ⑤선거에 끝까지 충실할 것을 당과 혁명동지들 앞에 굳게 맹세한다”는 5개항으로 돼 있다.
이 중 핵심은 사회주의제도와 혁명의 전취물(수령 포함) 수호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한다는 ②항이다. 특이한 것은 선거에 끝까지 충실해야 한다는 ⑤항으로 당 정책집행에 대한 주민의사가 선거로 표현되기 때문에 선거에 적극 참여해 당 정책구현을 앞장서서 지지하라는 의미다.
‘전투력 강화 5대 방침’은 ①강인한 혁명정신 ②기묘하고 영활한 전술 ③무쇠 같은 체력 ④백발백중의 사격술 ⑤강철 같은 규율이다. 이는 확고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필승의 전술·전기 연마, 체력과 사격술의 단련, 엄격한 군기확립만이 전투에서의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훈련지침서와도 같다.
‘군무생활 10대 준수사항’은 ①군사규정의 철저한 준수 ②무기의 정통과 철저한 관리 ③군사명령의 철저한 집행 ④당 및 정치조직들에게 준 분공(分工)의 어김없는 집행 ⑤국가기밀·당 조직비밀 엄격히 유지 ⑥사회주의적 법과 질서의 철저한 준수 ⑦군사정치 훈련에 어김없는 참여 ⑧인민에 대한 사랑 및 인민재산의 침해 금지 ⑨국가 재산과 군수물자의 철저한 보호 및 절약노력 ⑩군대 안의 일치단결 미풍 확립이다. 위 내용들은 김일성이 ‘전군 주체사상화 강화방침’을 주장하면서 제시했으나 김정일 지시로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군무생활 10대 준수사항’은 여러 항에서 규정과 명령·지시사항의 철저한 이행, 단결강화 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북한군 특성상 병사들이 10년 장기 복무함으로써 군생활이 오래된 고참 병사들과 초급 군관(장교)들 사이에 근무연수를 내세우며 계급을 무시한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는 등 군기문란 행위가 잦은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북한군은 통상 저녁식사 후 훈련이 없으면 대개 분대 단위로 하루 일과를 반성하는 ‘일과총화’를 실시한다. 그리고 ‘전투력 강화 5대 방침’과 ‘군무생활 10대 준수사항’ 등 군사규정이나, 수령에 대해 절대성·무조건성의 원칙을 강조하는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 10대 원칙’의 내용들을 암송한다. 이러한 반복학습과 훈련의 결과 북한은 양대 군사규정을 관철함으로써 북한군이 무적의 군대로 강화 발전됐고, 국방력은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