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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05 (월)
- 입안이 얼얼 : 고추냉이(와사비) 이야기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9)
- 식물이야기 (87)
내일모레가 “입동(立冬)”인데, 겨울을 재촉하는 차가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현상을 나타내듯이,
“입춘(立春)”과 “입추(立秋)”에는 봄과 가을이 오는 것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데,
“입하(立夏)”와 “입동(立冬)”에는 여름과 겨울이 제대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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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고 하여 둥그런 마음으로 원만하게 살라고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아래의 노래에서 보듯이 우리 주변에는 네모난 사물이
너무나 많기도 하고 또 요즘 세태가 너무나 모나게 가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그 말을 함부로 말해 주기도 민망합니다.
재미있는 내용을 보시고 잠시 머리 식히시지요.
[ 네모의 꿈 ] - 유영석 작사, 작곡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TV
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똑같은 하루를
의식도 못한 채로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걸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 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네모난 아버지의 지갑엔
네모난 지폐
네모난 팸플릿에 그려진
네모난 학원
네모난 마루에 걸려 있는
네모난 액자와
네모난 명함의 이름들
네모난 SPEAKER 위에 놓인
네모난 테잎
네모난 책장에 꽂혀있는
네모난 사전
네모난 서랍 속에 쌓여있는
네모난 편지
이젠 네모 같은 추억들
네모난 태극기 하늘 높이 펄럭이고
네모난 잡지에 그려진 이달의 운수는
희망 없는 나에게 그 나마의 기쁨인가 봐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 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 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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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겨자와 갓>에 이어서 오늘은 생선요리를 먹을 때 즐겨 쓰는
<고추냉이(와사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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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냉이 (와사비) ]
1. 분류 :
- 양귀비목 십자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겨자>나 <갓>과
동일한 분류입니다.
- 향신료로서의 <겨자>는 씨앗을 갈아서 만든 것이고
향신료로서의 <고추냉이(와사비>는 뿌리를 갈아서 만든 것입니다.
2. 원산지와 이름 :
(1) 우리나라와 일본산 <고추냉이>
- <학명>에 “Wasabia koreana”와 “Wasabia japonica"라는 말이 둘 다
들어가는데, 이는 우리나라(울릉도)와 일본(사할린 섬)이 원산지라는 뜻이고,
이름이 원래 <와사비>지만 우리말로는 <고추냉이>라고 합니다.
* 우리의 것과 일본의 것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고 하며,
우리나라 울릉도의 <고추냉이>는 산림청에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후보 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고추냉이>라는 말은 매운 맛이 난다고 하여 <고추>를 붙였고,
꽃의 모습이 <냉이>를 닮아서 그렇게 붙였다고 합니다.
- <와사비(和佐比)>는 일본의 매운맛을 대표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춧가루 양념을 즐기듯이 일본인들은 와사비의 매운맛을 매우 좋아합니다.
- 일본에서 이 식물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이즈(伊豆)반도”인데,
온후한 기후와 높은 강수량으로 고추냉이 재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즈반도”산 <와사비>를 최고로 친다고 합니다.
- <고추냉이>의 매운 맛의 성분은 <갓> 등 십자화과 식물이 많이 포함하고 있는
유기당체(有機糖體) 중의 하나인 “시니그린(sinigrin)”이 산소와 접촉하여
세포에 있는 효소와의 반응에 따라 생성되는 “이소티안산 알릴
(Allyl isothiocyanate)” 등이며, 여기에는 살균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 <고추냉이>의 뿌리를 갈았을 때 나오는 매운 맛은 <겨자>와 비슷하지만,
이는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과는 또 다른데, 그 이유는 혀를
자극하기보다는 증기가 코로 올라오면서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중국어와 한자로는 <산규(山葵)-산쿠이>라고 씁니다.
* 규(葵)는 “해바라기”, “접시꽃”, “아욱” 등의 뜻이 있던데
왜 그리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 서양산 고추냉이 = Horse-radish
- 그런데 서양에서는 <Horse-radish>라고 부르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고추냉이>
보다 더 크게 자라기는 하지만 거의 동일한 식물이 있는데, 이를 우리의 것과
구분하기 위하여 <겨자무>, <양고추냉이>, <서양고추냉이>, <고추냉이무>,
<와사비무> 등으로 부릅니다.
* 그런데 왜 이름에 “Horse"가 들어가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서양고추냉이>의 원산지는 헝가리 등의 유럽 동남부인데, 16세기경에 약용으로
재배되기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도 1970년대에 들어와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 원산지는 유럽동남부이지만 본격적으로 재배를 시작한 곳은 미국과 캐나다라고
하며, 지금도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 <서양고추냉이>의 뿌리에는 우리의 <고추냉이>와 비슷한 향이 있는데,
우리의 것에 비해 향기와 매운맛이 약하다고 합니다.
- <서양고추냉이>는 스테이크, 로스트비프, 훈제연어 등 기름진 요리에 얹어
먹는데, 호텔뷔페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서양에서는 우리의 <고추냉이>를 <Japanese Horse-radish>라고 부릅니다.
3. 사는 모습
- <고추냉이>는 산골짜기나 물이 흐르는 곳에서 서식하며,
- 키는 20~40cm 정도이고, 땅속 뿌리줄기에서 나온 잎이 길이 30㎝ 정도의
잎자루 끝에 달리며 길이와 너비가 8~10㎝ 정도이고, 꽃이 달리는 꽃줄기에서
나온 잎은 길이 2~4㎝로 뿌리줄기에 달리는 잎보다 훨씬 작은데 잎의 모습은
콩팥 모양입니다.
- 서양고추냉이는 줄기 높이는 40~100㎝이며 곧게 자라는데,
뿌리의 길이는 30~50㎝로 꽤 큽니다.
- 꽃은 5~6월에 꽃잎 길이 6mm 정도의 하얀색으로 피며,
- 열매는 견과(堅果)로 7~8월에 길이 15~20㎜ 정도의 크기로 익으며
끝부분은 부리모양으로 약간 구부러져 있습니다.
- <고추냉이>의 번식은 씨로 번식시키거나 뿌리로 분주(分株) 하는데,
씨앗은 휴면성(休眠性)이 있기 때문에 가을에 씨앗을 뿌리면 저온을 거치는
월동을 하고 나서 이듬해 봄에야 발아(發芽)하게 된다고 합니다.
- 또 재배하는 방법으로는 “물 재배”와 “밭 재배”로 나누는데, “물 재배”는
산간계곡습지의 돌 자갈 틈에서 재배하고, “밭 재배”는 직사광선을 직접 받지
않는 그늘진 밭에서 재배합니다.
- <고추냉이>의 울퉁불퉁한 뿌리줄기는 어느 때고 수확이 가능한데,
보통 원뿌리의 무게가 20g이상 되는 큰 뿌리가 되었을 때 수확합니다.
- <고추냉이>는 잎과 뿌리 모두 특유의 향과 매운맛이 나는데,
열을 가하면 매운맛이 사라집니다.
- 뿌리의 색깔은 백색에 가까운 푸른색, 또는 연한 갈색에 가까운 푸른색을 띠며
맛은 매운 무의 맛과도 비슷합니다.
4. 쓰임새
(1) 식용
- 봄에 포기 째 김치를 담가 먹거나 쌈으로 하여 먹습니다.
- 원래 <고추냉이>의 뿌리는 백색에 가깝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 조미료 및 향신료로서의 <고추냉이>는
푸른 초록색을 띠게 만듭니다.
- 또 <고추냉이> 자체에도 약간의 매운 맛을 가지고 있지만, 강한 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 <겨자>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2) 약용
- 한방에서는 봄에 땅속줄기의 잔뿌리를 떼어내고 말린 것을 “산규근(山葵根)”
또는 “산유채(山嵛菜)”라 해서 류머티즘, 신경통 등의 아픈 부위에 바르면
낫는다고 합니다.
- 또 소화를 돕고 식욕을 돋우는데 쓰이고 생선중독, 국수중독 등의 치료에도
쓰이며, 방부제, 살균제, 발한제, 이뇨제, 흥분제, 건위제, 구충제로도 이용되며
그리고 괴혈병 치료에도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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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냉이 ]
- 여기에 올리는 사진은 다른 분의 것을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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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첫댓글 고추 냉이의 실제 모습은 처음 보지만 샹각보다 상당히 크군요. 일식집의 냉이는 아주 가늘고 작던데.. 새순을 따서 그런가요? 개인적으로 와사비를 좋아하지 않아 생선회도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곁들이는데. 고추냉이의 학명에 한국이 들어간다는게 새롭군요. 당연히 일본 원산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울릉도 산이라니.. 정말 배울수록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 샘!!
고추냉이는 원래 뿌리를 갈아서 만드니까 뿌리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마땅한 것이 없어서 올리지 못했습니다. 말씀대로 좀 고급 일식집에서는 손님 앞에서 직접 뿌리를 갈아서 주는 집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냉면을 먹을 때 겨자를 듬뿍 넣는데 생선을 먹을 때도 고추냉이를 항상 더 달라고 해서 눈물을 흘리며 먹습니다. 이런 습관이 좋을 리는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고추냉이의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생선회가 생각납니다.
ㅎㅎ 언제 한번 나오세요. 서울에서 생선활어를 좋아하진 않지만, 진동횟집은 그런대로 먹을 만 하더군요. 그리고 저희 사무실 주변 동해수산도 괜찮으편이니까요. 모시고 싶습니다.
서울에 언젠가 활어집이 그리도 많더니 이젠 좀 정비된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구경도 못햇던 고등어, 갈치, 전어 등등이 이제 횟감이 되니까 종류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넙치라고 부르는 광어가 값도 싸고 제일 좋던데 이거 촌스럽습니다. 언제 한번 나가겠습니다.
회라하면 역쉬 광어지요. 양식이든 자연산이든 간에 가장 맛있는 회가 아닐까요. ㅎㅎ
그렇습니다. 전에는 광어와 우럭의 가격이 비슷했었는데, 최근에 우럭 양식이 잘 되어서 우럭이 많이 쌉니다. 또 우럭회뿐만 아니라 우럭탕, 우럭찜 등도 가격이 좀 내렸더군요.
오늘은 매콤한 와사비군요. 아직도 와사비 맛을 몰라 그냥 사시미를 산장에 살짝 찍어 먹곤 하는데 일본 거래처 분이 와사비를 생선에 얇게 발라 먹어 보라고 하더군요. 더 맛있을 거라고요. 일본 스타일이겠지요. 서양식 이름에 말이란 접두어가 들어 가는 건 하찮은 것, 무가치한 것을 표시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식물 이름애도 개나리, 개 진달래 등 개자가 들어가는 것이 많듯이 말무라고 하면 말도 잘 안먹는 무우라는 의미 정도라고 합니다. 고추냉이 뿌리만 보았지 식물 사진은 처음이네요.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저는 와사비를 좋아해서 생선회나 생선구이나 생선매운탕이나 무엇이든 잔뜩 달라고 해서 눈물을 흘리며 먹습니다. 고급스럽지 못한 느낌이 들어 좀 부끄럽습니다. 그러고 보니 "horse"가 들어가는 말에 그런 뜻이 있다고 언젠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 사장님은 역시 널리 아십니다. 그런데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언젠가 고추냉이 잎으로 무친 반찬을 먹었었는데... 처음 보는 채소라서 물어보았는데 쌉쌀했던 맛만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