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지키는 12명의 신장(神將)을 십이지신이라고 하는데, 때로는 십이신왕(十二神王)이라고도 한다. 약사경(藥師經)을 외우는 불교인을 지켜주는 신장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은 열두 방위에 맞추어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개, 돼지의 얼굴 모습을 가지며 몸은 사람 모양을 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이 이렇게 된 데에는 도교(道敎)의 방위 신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의 십이지신앙은 약사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신라 선덕여왕 때 이미 밀본 법사(密本法師)가 약사경을 읽어서 병을 고쳤다는 기록이 있다. 김유신 장군도 약사경을 호지(護持)하는 사람과 교분을 가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십이지 신앙은 신라가 삼국통일하기 전까지는 밀교의 영향으로 호국적 성격을 지녔으나, 삼국 통일 이후에는 단순한 방위신으로서 그 신격(神格)이 변모되었다. 능묘 호석(護石)에 많이 보이는 이 십이지 신상은 아직도 많은 사찰 벽에 벽화로 그려져 있는데 불교인의 수호를 나타내고 있다. 1. 자신장(子神將) 역학(易學)에서는 자(子)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자는 한자 (부지런할 자)에서 위의 문자를 떼낸 것으로, 초목의 씨앗이 땅속의 수분을 흡수하여 싹이 트고 잘 자람을 상징한다고 한다. 계절로는 겨울이며, 음이 극치에 달하여 다시 양이 태동하는 일양래복(一陽來復)의 동지(冬至)이고, 동짓달이다. 시간적으로 자시(子時)는 하루가 시작되는 자정 0시가 된다. 방위로는 정북방이다. 주역으로는 지뢰복괘(地雷復卦)로서, 음기(陰氣)가 쇠퇴하고 양기(陽氣)가 점점 자라남을 상징하는 괘상(卦象)이다. 쥐를 여기에 배치한것은 쥐는 앞발가락이 다섯이므로, 오음사양(五陰四陽)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양이 서로 갈라지는 동지점(冬至點), 시각으로는 밤0시를 중심으로 한 전후 2시간을 자시(子時)라고 하는것이다. 쥐는 양이 뿔이 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양과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다. 자는 양기가 싹틈을 나타내며 아이를 비로소 잉태한 것과 같은 의미이다. 불교에서는 달을 밝히고 달을 만들며, 항상 달이 신선하고 아름답게 빛나도록 하기 위해 달에 맑은 물을 채우는 신을 만월 보살(滿月菩薩)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월보살이 달에 광명의 물을 길어다가 아무리 채워도 자꾸 없어지는데, 그것은 그 물을 먹어치우는 악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월 보살은 그를 잡기 위해 인간 세상에 내려 왔다고 한다. 바로 쥐의 신으로 변모해서 사바 세계에 내려온 것이다. 그리하여 물을 먹어치우는 악마를 무찌르는 동시에, 광명의 물을 길어다가 다른 달에 채운다. 때문에 몸은 늘 바쁘고 고달프다. 자칫 과욕을 부리거나 무리하면 신병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는 일은 정말로 보람이 있고 만인이 우러러보는 일이다. 2. 축신장(丑神將) 소를 십이지신의 두번째로 배당한 것은 다음과 같은 역학(易學)의 원리 때문디다. 즉, 축(丑)자는 뉴(紐)자에서 실사변을 뺀 것이다. 이는 끈이 풀리지 않았다는 뜻이며. 초목이 땅 속에서 싹이 텄으나 아직 끈처럼 구불어진 상태를 상징한다. 모든 것의 출발이 갖추어지고 이미 시작이 되었으나 아직 표면에 나타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음력 섣달을 상징하고 방위는 동북간이다. 여기에 소를 배정한 것은 소의 발톱이 두 개로 갈라져서 음(蔭)을 상징한다는 것과, 그 성질이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아서, 씨앗이 땅속에서 싹터 봄을 기다리는 모양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축은 참고 복종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니 찬 기운이 스스로 굴복하기 시작한 것을 상징한다. 불교에서는 천수보살(千手菩薩)의 화신을 축신장(丑神將), 즉 소라고 한다. 천수보살을 천수천안보살(千手千眼菩薩)이라고도 하는데, 그가 하는 일은 모든 사람들의 손과 눈을 바로 만들어 주는 일이다. 눈과 손을 처음 만들 때부터 잘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눈과 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간혹 실수로 잘못 만드는 수도 있다. 사람들 사이에는 눈이 있어도 바로 보지 못하고, 손이 있어도 바른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천수천안보살은 그렇게 잘못 만든 손과 눈을 고치기 위해서 이 세상에 내려왔다고 한다. 바로 축신장, 즉 소의 화신으로 이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천수천안보살은 눈이 천개나 되고 손도 천개여서 보는것도 많고 하는 일도 많다. 많은 것을 보고 있어서 모르는 세상일이 없으며, 때로는 보기 싫은 것도 보는 수가 있다. 천 개의 손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므로 늘 바쁘고 고달프다. 3. 인신장(寅神將) 인(寅, 범 인) 자는 연(演, 윤택할 연)자에서 삼수변을 뺀 글자이다. 역학에서 인은 음력 정월 입춘이며 추운 겨울에 움추렸던 초목이 따뜻한 봄 기운을 만나 땅 위로 힘차게 자라나는 모습을 상징한다. 실로 위세당당한 괘상이므로 호랑이를 배정하였다. 범은 양성이며 네 발에 송곳같은 5개의 발톱이 있다. 방위는 동쪽으로 치우친 동북간이며, 시각은 새벽 3시에서 5시까지이고, 동쪽하늘의 구름이 태양을 품는 시기와 일치한다. 양기가 넘치도록 나와 만물이 활발하고 강하게 활동하려는 의욕적인 상태를 상징한다. 인신장, 즉 호랑이는 대륜보살(大輪菩薩)의 화신이다. 하늘 나라의 많은 보살들은 여러가지 일들을 할 때 권능의 수레를 타고 다녀야 한다. 대륜보살은 그 수레를 손수 만드는 보살이다. 그는 다른 보살이 탈 수레를 만들어 주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타고 다니는 수레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타는 권능의 수레도 만들어서 사바 세계로 보냈는데, 인간들은 그 수레를 세상을 평화롭게 다스리는데 쓰지 않고 오히려 살생을 하고 전쟁을 한 데 사용했다. 그래서 대륜보살은 그것을 막으려고 직접 수레를 타고 인간 세상에 내려 와서 잘못된 무리들을 평정하고 인간 세상의 불안과 공포를 없앤다. 그러기 위해서 인신장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나쁜 무리들을 무찔러야 하므로 불같이 빠른 생각과, 무서운성품도 지녔지만 착하고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정도 있다고 한다. 4. 묘신장(卯神將) 묘(卯, 무성할 묘)는 "순나물 묘" 자에서 초두를 떼어낸 글자이다. 묘는 만물이 잘 자라는 중춘(仲春)의 계절로서 음력 2월을 나타내고, 묘시(卯時)는 아침 5시부터 7시 사이의 여명을 말한다. 방위는 정동방이며, 밝은 해가 하늘에 높이 떠서 만리를 비춰 주는 것을 상징한다. 주역에서는 양(陽) 가운데 음(陰)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달나라의 토끼를 여기에 배정했다고 한다. 묘는 만물이 땅위로 힘차게 올라오는 것을 뜻한다. 동화 속에서도 늘 정직하고 슬기로운 짐승으로 등장하는 토끼는 십이지신중에서도 그 성질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원숭이와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데 원숭이가 까부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고 한다. 인간 세상에 암흑을 막기위해 창공에 달을 만들어야 한는데, 달을 만드는 일은 여간 힘이 드는 일이 아니므로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그래서 여러보살들이 힘을 모아 달을 만드는데 수월보살(水月菩薩)도 달을 만들어서 인간 세상에 광명을 주려고 애쓰는 보살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수월보살은 모든 강이나 물에 비친 달 그림자를 모두 달이 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 달 그림자를 실제의 달인 양 인간들이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강이나 호수에 만든 달을 다시 건지러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고 한다. 환상의 달을 찾기 위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수월보살은 토끼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리하여 물에 빠진 달을 찾으면 하늘 나라로 보낸다. 한 개라도 물에 잠긴 달을 남기지 않고 모두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어서 어떤 역경도 견디며 끝까지 목적을 달성하는 강한 의지와 인내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5. 진신장(辰神將) 진(辰)은 동쪽으로 치우친 동남간 방향이며, 양기가 발동하여 화창하고 따뜻한 봄날이 무르익는 청명곡우(淸明穀雨)의 계절로서 만물이 떨치고 일어나는 시기를 상징한다. 진은 승천하는 용의 성정(性情)을 갖고 구름을 부르고 비를 내리게 하며, 하늘을 마음대로 나는 용의 재주와 기상에 비유된다. 발톱으로 여의주를 쥐고 마음대로 조화를 부리는 용은 양기를 상징한다. 시각은 태양이 온 산천을 비치는 오전 7시에서 9시에 해당한다. 만물이 기개(氣槪)를 펴고 무한히 발전해 나가는 기상을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진신장은 관세음 보살의 화신이다. 관세음 보살은 소리를 볼 수 있는 신통력을 가진 보살이며 자비의 화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바 세계의 중생들이 구원의 목소리로 애원하면 관세음 보살은 그 목소리를 모두 보고 듣고 분석해서 그들의 소망을 이루어 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너무나 많은 인간들이 너무나 많은 여러가지 일들을 한꺼번에 관세음 보살에게 애원했기 때문에 잠시 혼돈을 일으켜 사실을 잘못 판단하고 아미타불에게 틀리게 보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관세음 보살은 즉시 인간 세상에 용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잘못된 사실들을 바로잡고, 인간과 함께 살면서 인간 곁에서 애원을 정확하게 듣고 구원을 펴기로 한 것이다. 인간들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모두 정확하게 들어서 아미타불에게 사실대로 보고하고, 그들이 훗날 심판을 받을 때 공정하게 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6. 사신장(巳神將) 사(巳)는 양기가 극치에 달하고 음이 쇠퇴하여서, 이미 음이 붕괴되는 상을 나타낸다. 모든 사물이 성숙기에 이르러 잠시 정지하는 모양이다. 절후로는 입하(立夏)이며 음력 4월이다. 이 시기에는 뱀이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뱀의 혀가 둘로 갈라져 있으므로 뱀의 혀는 음성(陰性)에 배당된다. 이 시기는 옛날 천자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달이므로 사(祀)자에서 시(示)자를 뺀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는 양기가 충만하여 극치에 달한 상태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양기가 부족하다며 몰지각하게 뱀을 먹기도 한다.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은 무지한 인간들을 잘 교육하여 지혜의 등불을 밝혀주고, 올바르고 행복하게 살도록 중생을 교육하는 보살이다. 그러나 중생의 능력과 근기가 천차만별이으로 그들을 교육하기에 앞서, 우선 모든 중생의 성품을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천차만별인 중생의 능력과 근기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인간 세상에 직접 내려와 인간들과 직접 접하면서 인간의 근기를 연구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사신장, 즉 뱀신으로 변신하여 인간 세상에 나타난 것이다. 뱀은 땅을 기어다닌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것을 빠짐없이 관찰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과 근기를 모두 살피고, 그들의 정도에 맞게 교육을 한다. 눈이 있어도 실상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실상을 듣지 못하는 중생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임무라고 한다. 7. 오신장(午神將) 오(午)는 양기가 한참 성할 때를 상징하는데 절후로는 하지(夏至)이고 5월을 뜻한다. 오(午)는 음기와 양기가 상반(相伴)된다는 뜻으로 "미워할 오" 에서 "마음심" 자를 뺀 것이다. 음양이 서로 교합함에 서로 놀라고 서로 미워하는 것을 상징한다. 말은 양물(陽物)이며 말발굽이 통짜로 되어 있고 갈라져 있지 않기 때문에 홀수인 양효(陽爻)를 상징한다. 시각은 정오부터 오후 중간 지점까지이다. 오신장은 여의륜 보살(如意輪菩薩)의 화신이고 여의륜 보살은 여의주를 만드는 보살이다. 많은 인간들과 천신들은 여러가지 소망을 가지고 있고 그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데, 그러한 무리들에게 여의주를 주면 그 소망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여의륜 보살은 여의주를 많이 만들어서 그의 창고 속에 넣어두고, 아미타불의 지시에 따라 여의주가 꼭 필요한 무리들에게 나누어 준다. 별나라의 신들에게도 여의주를 주고 인도환생하는 사람에게도 주고 짐승들에게도 나누어 준다. 그리고 신들이 여의주를 얻으면 신통력이 자유로워 별나라를 평정하고 모든 마귀를 항복시키고 우주에 평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짐승들이 여의주를 가지면 용이 되어 승천해서 하늘을 마음대로 날고 신통력을 얻게 되고, 인간이 여의주를 가지면 소망을 이루고 복락을 누리게 된다. 그래서 여의륜 보살은 인간들에게도 많은 여의주를 주었는데, 인간들은 그 진가를 모르고 모두 시궁창에 버렸다. 그래서 보살이 오신장, 즉 말의 신으로 이 세상에 나타나 자신의 복락에 취해서 진짜 복락을 모르는 인간들에게 여의주의 사용 방법을 가르치기로 하였다고 한다. 진실한 행복은 여의주를 잘 다루면 이루어지는 것이다. 8. 미신장(未神將) 미(未)는 계절적으로 소서(小署). 대서(大署)를 포함하는 음력 6월에 해당한다. 모든 초목은 그 열매가 성숙하는 시기이고, 이미 입에 맞도록 맛이 든 열매도 있다. 그래서 미는 미(味, 맛 미)자에서 구(口)자를 떼어낸 것으로 표현한다. 시각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이다. 또한 미는 의지가 굳고 온순하며. 양의 기운이 쇠퇴하는 것을 뜻하고 있다. 미신장은 대세지 보살(大勢至菩薩))의 화신이다. 대세지 보살은 지혜의 보살로서, 이넓은 우주에 모든 별들과 인간 세상을 모두 빠짐없이 살펴서, 모든 중생들의 선악을 다 아미타불에게 보고한다. 보고하는 것으로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잘못된 것은 고쳐주고, 잘하는 것은 격려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나 별마다 중생들의 마음과 생활이 다르고, 별마다 살고 있는 중생들도 달라서 그 일은 여간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별들 가운데 인간들이 사는 사바세계가 너무나 복잡다단하고 일이 많아서, 직접 내려와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파악하기로 하였다. 잠시도 쉴 새 없는 바쁜 몸이어서 항상 분주하고. 잠시도 한곳에 오래 머무를 시간이 없다. 그러나 그의 지혜와 한량 없는 권위는 그 복잡하고 힘든 일들을 잘 감당하고 있다. 9. 신신장(申神將) 신(申)은 계절로는 백로(白露)에 이르는 음력 7월이며, 만물이 이미 성숙해서 단맛은 생겼으나 아직 씨앗이 확실히 여물지 않은 시기를 상징한다. 그러므로 다시 한번 더 몸을 펴고 일어나야 하는 신기(伸起)가 필요한 시기이므로, 신(伸)자에서 인(人)을 뺀 것이 신이다. 신은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이며, 여름에 고단하던 일과에서 벗어나 낮잠 한잠 자고 오후의 일을 하기 위해 다시 일어나는 시각이다. 만물의 형체가 완성되었으나 아직 핵심 부분이 미숙함을 뜻한다. 신신장은 십일면 보살(十一面菩薩)의 화신이다. 무수한 별들에는 무수히 많은 신들이 살고 있다. 그들이 모두 아미타불을 찾아갈 때 그들을 잘 접대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잘 어울리는 접대자가 있어야 한다. 찾아오는 신들이 너무나 다양하므로, 그들을 접대하는 신은 얼굴이 11개나 되는 십일면 보살이 좋다고 결정되었다. 십일면 보살은 슬픈 사연을 들을 때는 슬픈 표정의 얼굴로 대하고, 기쁜 이야기를 들을 때는 기쁜 표정의 얼굴로 대하며, 진지한 이야기를 들을 때는 진지한 표정의 얼굴로 대한다고 한다. 이렇게 아미타불로서는 찾아오는 모든 신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편파없이 소임을 잘하였는데, 어느 날 하나의 신에게서 너무 많이 집중하다가 다른 신의 이야기를 놓쳐서 그 직분을 다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미타불로부터 수만 수억의 얼굴이 있는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인간들의 그 많은 표정을 잘 배워 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는 원숭이의 신으로 이 세상에 나타나서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흉내내며 그 많은 표정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인간들의 표정을 배우는 한편, 누가 착한 사람인지 누가 나쁜 사람인지를 가려서 빠짐없이 아미타불에게 보고한다고 한다. 10. 유신장(酉神將) 유(酉)는 황도(黃道)에서 추분점(秋分点)을 중심으로 할 때 서쪽에 해당되며 시각으로는 하오 5시에서 7시까지를 뜻한다, 동쪽 하늘에 찬란히 뜬 해가 서산으로 지려는 때이다. 모든 곡식과 과실들이 다 익고 이제 그 생명력을 씨앗속에 깊이 저장하여, 다가오는 봄에 다시 싹트고자 조용히 힘을 기르는 경양의 뜻이 담겨 있다. 유는 본래 술독을 의미하는 상형 문자이고, 또 새로 술을 담근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닭은 발가락이 4개이므로 음에 속하기 때문에 이에 배당한 것이다. 유는 만물이 그 결실이 완료됨을 상징한다. 유신장은 군다리 보살(軍茶利菩薩)의 화신이다. 군다리 보살의 임무는 별나라마다 침입을 일삼는 악마를 무찌르고 선을 지키는 일이다, 담이나 울타리가 없는 별나라에서 악마의 침입을 막는다는 것은 여간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숨어드는 악마를 막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어느 날 군다리 보살은 잠시도 틈을 주지않고 침입하는 마귀를 지키다가 그만 잠시 깜빡 졸았는데, 그 순간 들이닥친 악마들이 인간들의 마음속에 꼭 틀어박혀 인간 세상을 혼란케 하고 인간들에게 나쁜 행위를 하게 한다. 이에 분노한 그는 칼을 빼들고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그리하여 닥치는 대로 마귀를 무찌른다. 그는 분노의 신이며 성질이 급하다. 인간 마음속에 숨은 마귀를 무찌르기 위해서는 잠시도 지체할 수 없고, 마귀와는 한치의 양보도 타협도 있을 수 없다. 인간 마음속의 마귀를 잡아 주는 군다리 보살이 있기에 인간들은 양심을 지키고 잘살 수 있는 것이다. 11. 술신장(戌神將) 술(戌)은 계절적으로는 한로(寒露)에서 입동(立冬)에 이르는 음력 9월의 늦가을을 상징한다. 이 시기에 양기는 아주 땅 속에 잠기고 번식의 경영을 끝낸 나뭇잎은 땅에 떨어지고 초목이 마르며 만물이 퇴락하고 생기가 멸하는 때이다. 그러나 아주 고사(枯死)한 것이 아니라 세력을 거두어 뿌리에 모아 두었다가 다음해 봄이 오면 다시 생명을 신장시킬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음력 9월에는 지엽(枝葉)이 고멸(枯滅)된다는 뜻에서 멸(滅)에서 삼수변를 빼서 표시한다. 또 겨울 내내 충직하게 세력을 지킨다는 뜻에서 주인에게 충실한 개를 배당한 것이다. 술은 만물의 생성일대(生成一代)가 멸진(滅盡)했음을 뜻한다. 술신장은 정취보살(正趣菩薩)의 화신이다. 정취보살은 하늘 나라의 여러 신들이 모일때 신들의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예술적인 행사를 주관하는 신이다. 천인들을 불러 모아 음악을 연주하게 하기도 하고 춤을 추게 하기도 하여 여러 신들을 즐겁게 하는 소임을 맡았다. 그런데 어느 날 여러 신들을 위해서 행해야 하는 예술 행사에서 자기 자신에게 도취되어 자기만 즐기는 행사를 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많은 신들이 불평을 하고 그의 잘못을 지적하였다, 아미타불이 이를 알고 그를 개의 신으로 변신시켜 인간 세상에 내려 보냈다. 인간 세상에 내려온 그는 별나라의 신들을 취하게 하던 예술적 능력으로 지상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여 인간들과 가장 친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하늘 나라에 다시 돌아갈 때까지 잘 어울려 살고 있다. 감정이 풍부하고 성격이 온순하며 비록 말은 통하지 않으나 인간과 가장 친하게 하는 것도 그가 천상에서 지녔던 높은 예술성 때문이라고 한다. 12. 해신장(亥神將) 해(亥)는 방위로는 북서이며 계절로는 대설(大雪) 전후이다. 만물이 휴식하고 모든것을 안으로 품고 있는 기상이다. 초목의 종자가 땅속에 숨어 있으면서 봄을 기다리고 있으니 해는 핵(核)자의 목변(木)을 떼어낸 것이다. 음력 10월에 해당되며, 시각은 오후 9시에서11시 사이이다. 해는 핵(核)이라는 뜻이며, 만물의 일대는끝이 났지만 그 일대의 씨앗이 수장되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해신장은 아미타불의 화신이다. 아미타불은 우주의 본원인 시간과 공간의 주역으로서 모든 별나라의 신들과 하늘 나라의 보살들을 총괄하는 절대자이다. 어느 날 아미타불은 인간의 생명을 얼마로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고, 인간이 차지해야 하는 공간은 어느 정도가 좋은지 알아보려고 직접 몸을 변신하여 지상에 내려왔다. 바로 돼지의 신으로 변신해서 인간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인간의 수명과 인간이 사는 공간을 다시 평가해서 정하려고 인간세상에 내려온 아미타불은 돼지의 신이 되어 인간 세상의 모든 곳을 두루 두루 다 살펴보았다. 그래서 가장 공정하고 가장 합당한 인간들의 수명과 공간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 사람의 근기와 능력에 따라 알맞은 수명과 생활 여건을 부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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