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리처드 파인만 교수가 처음으로 나노기술의 가능성에 대하여 연설을 하였다 한다. 그 시대에는 이미 십억분의 일 미터 수준의 존재인 원자와 분자의 존재가 밝혀져 마술처럼 보이는 화학현상조차도 질량보존의 법칙이나 기체반응의 법칙, 일정성분비의 법칙, 배수비례의 법칙 등을 통해 상식적으로 설명해 내고 있었으니 그런 연설이 그리 획기적인 일은 아니다. 중학교에서 배우는 아주 초보적인 부분만 공부해도 산소 원자 한개와 수소 원자 두개가 만나면 물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안다. 물론 이런 반응은 나노적으로는 불가능하여 거시세계에서 산소 기체와 수소 기체를 모아 놓고 불꽃을 튀겨 에너지를 공급하여 저절로 일어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적 수준에서 보면 투입된 에너지가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를 만나게 하여 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이 극도로 발달하여 원자를 하나 하나 다룰 수 있는 기계가 만들어진다면 굳이 화학반응을 통하지 않고 산소와 수소 원자를 밀거나 당기거나 들어올려 물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자와 분자가 알려진 그 시대의 무수히 많은 과학자들이 나노의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였을 것이나 다들 허망한 꿈으로 치부하고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자폭탄을 만드는 맨하탄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파인만과 같은 영향력 강한 과학자가 대중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니까 농담차원에서라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무수히 많은 과학 공상만화나 영화가 나와 핏줄 속을 돌아다니며 질병을 치료하는 나노 규모의 초미니 로봇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드렉슬러와 같은 또 다른 과학자가 나와 나노기술이 번성하는 시대에 대한 꿈을 더욱 더 발전시킨 모습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이상향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고민하여 수많은 고승들이 나와 더욱 발전시킨 반면 천혜가 주장하는 이상향은 거들떠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맞다.
오늘 날에도 무수히 많은 과학적 상상들이 영화나 소설, 만화 등의 모습으로 아직 정식 과학대접은 받지 못할지라도 먼 미래에는 혹시라도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정도는 쉽게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검증되지 않은 과학적 상상 속에는 검증된 과학적 사실의 입장에서 절대 불가능한 것들도 아주 많이 있으니 그중의 하나가 바로 화학적 투명인간이다. 투명인간은 인간의 신체조직을 공기의 빛에 대한 굴절률과 투과율하고 똑같게 만들면 탄생한다. 따라서 무수히 많은 과학 공상 영화의 소재가 되는데 빛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게 되면 불가능한 아이디어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신체가 투명해지더라도 몸 내부의 비신체 조직, 즉 똥이나 오줌, 돌같은 이물질은 투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몸 속의 똥이나 오줌도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지라도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망막에 들어와 맺혀야 보는 것이 가능한데 투명인간은 망막도 투명하여 세상을 전혀 볼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생존이 불가능한 까닭이다. 따라서 현명한 과학자는 물리적 방식의 투명인간을 고민할 것이고 실제로 투명 건물은 건설 가능한 수준에 도달하여 우리나라에도 곧 건설될 예정이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노 기술이 극한으로 발달하여 수많은 불가능이 모두 가능으로 바뀌더라도 영원히 불가능한 것은 결국 불가능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 영원히 불가능한 것들이 현실화 될 것이 두려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들도 인류의 절멸을 걱정하는 아이디어들에 동의하며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 글을 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인데 나노에 대해 조금 더 대화를 하고 계속 하도록 하겠다.
그렇게 과학공상의 영역에 놓여있던 나노기술이 현실화될수도 있다며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등장한다. 파인만의 연설 이후 26년이 지난 1986년 스위스의 과학자 둘이 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원자의 사진을 찍어 공개한 것이다. 그에 자극을 받아 1990년 미국 컴퓨터 회사인 IBM이 크세논 원자를 하나 하나 조작하여 칠판에 점을 찍어 글자를 쓰듯 자신들의 회사이름을 적게 되면서 대다수의 과학자들이 그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다. 그후 나노기술은 전세계 과학의 유행으로 자리잡아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각국의 유력 과학자들이 각축을 벌이게 된다. 그 결과 풀러렌이나 탄소나노튜브와 같은 나노 규모의 신소재들이 속속 개발되어 공상을 사실로 만들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발전되고 있다. 그 발전은 작고 가벼운 최고의 컴퓨터, 오래 살고 병들지 않는 생명, 언제나 깨끗한 환경, 우주 개발, 자원 문제의 해결 등과 같은 인간의 많은 꿈을 이루어줄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동시에 인류 절멸이란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지능을 가진 생명체의 창조이다. 나노 규모란 결국 분자와 원자의 규모를 말한다. 따라서 인간이 분자와 원자를 마음대로 주무른다는 말은 생명체 내부의 단백질과 같은 생명의 근원을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말과 동등하다. 따라서 나노기술의 궁극에 도달하면 생명의 장점과 기계의 장점을 모두 갖춘 로봇의 탄생이 가능하고 그 로봇은 생명처럼 자기복제 즉 번식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수가 불어난 로봇은 생존을 위해 인간을 공격하여 인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게다가 그 로봇의 지능이 인간을 넘어서게 된다면 로븟들이 인간을 지배하거나 멸종시키는 지구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잘 생각해 보면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나노 기술이 인간에게 새로운 것이지, 나노 세계가 인간에게 새로운 것은 전혀 아니라는 근거를 들어 나는 인류절멸 운운하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같은 고구마라도 재배하는 지역에 따라 분자구조에 변화가 생겨 흐벅한 고구마가 되기도 하고 타박한 고구마가 되기도 하는 사소한 변화가 바로 나노의 영향이다. 즉,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원자와 분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결국엔 이 세상 자체가 나노세계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나노 규모의 변화를 통해 무수히 다양한 생명과 물질들이 탄생해 왔다. 그 원자나 분자들이 핵의 (+) 전기와 전자의 (-)전기의 영향으로 저절로 끌리고 밀리며 반응하여 물질 자체가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화학이요, 그 물질의 다양함이 수십억년에 걸친 변화 끝에 끝내는 생명을 만들어내고 점점 똑똑하고 복잡한 새로운 생명체로 변화해 인간과 같은 생명이 등장한 것을 우리는 진화라고 부른다. 그중 천혜는 진화의 극단인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선량함에 대한 욕구를 근거로 하늘의 뜻이 선량함에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수백억년에 걸친 우주의 역사와 40억년이 넘는 지구의 역사로 부터 단언하건대 인간의 과학은 부분적으로는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결코 자연의 능력을 넘어서지 못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빠른 우주선도 우주에 돌아다니는 온갖 덩어리들의 빠르기에 미치지 못하며 인간이 가진 가장 파괴적인 핵무기도 태양 내부의 폭발에 비기면 아이들 장난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정교한 기계도 자연 속 생명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한다.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소립자를 가속시켜도 빛의 속도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이 원리를 나노 수준으로 확장시키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나노 생명도 절대 자연 속의 가장 똑똑한 나노 생명인 인간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진리에 도달한다. 수십억년 자연의 진화 속에서 등장한 인간의 장기도 다른 인간에게 이식하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마음놓고 수술할 수가 없다. 하물며 인간이 만든 나노 기계와 나노 생명이 조화롭게 작동하여 인간을 넘어설 것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인간과 비슷한 생명을 만들어 놓고 실증난 애완견을 대하듯 학대하는 일은 있을지언정 그들의 자유의지에 의해 인간이 절멸 당하는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내가 나노 기술에 의한 인류 절멸 시나리오에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반박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쓸데없는 곳에 투자되는 에너지를 빠른 시간안에 현실화 가능한 진짜 인류 절멸의 위협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최첨단 과학이 발달된 오늘 날 우리는 보다 큰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살기는 하지만 가장 임박한 인류 절멸 원인인 환경의 파괴와 자원의 부족, 핵 전쟁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우리는 지금 이 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해도 에너지가 부족할 지경이다. 그런 상황에서 전혀 가능하지 않은 나노의 위협까지 대비하면 인력의 너무나 큰 낭비이다. 나노 기술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이나 자원문제 그리고 나노로 운영되는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한 핵무기의 발사 등에 대해 걱정하면 적극 동의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칠 것이다.
그러나 나노 기술에 의한 인류의 위기는 절대 가능하지 않으니 과학자들은 안심하고 나노과학을 극한으로 발달시켜 인간이 당면한 실질적인 절멸 원인을 신속히 제거하여 인간들에게 영원한 생존을 가능하게 하고 자신들은 위대한 과학자가 되어 존경받아 행복하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과학자들이 인류 절멸의 원인을 해결할 때까지 시간을 주기 위해 아끼고 절약하여 환경과 자원 문제에 일조하고 선량한 마음으로 싸움에 참여하지 않는 아름다운 도인의 삶을 영위하라고 부탁하고 싶다.
<주사 터널 현미경으로 찍은 원자 사진>
<IBM이 원자를 조작하여 쓴 글씨>
첫댓글 오래 전에 써 놓은 글이 마음에 안들어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오래간만에 이곳 분들이 많은 조회수를 보여주셨는데...
하이고 아까워라!
날라간 나의 조회수!
어째 이 글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는다냐? 별일이네!
아아싸! 드뎌 내글 조회수가 다른 분들을 압도적으로 능가했다. 곧 카페를 접수할 수 있겠구만...
엥! 하이고오! 농담이여유, 농담! 천혜 살려!